상관모욕죄(군형법 제64조 제1항)는 군의 위계질서와 명령 체계를 보호하기 위하여 상관을 모욕한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그러나 이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무례하거나 불쾌한 발언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며, 객관적으로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의 모욕이 존재해야 합니다.
그런데 군 조직 내에서의 대화는 때로 감정이 섞이거나 비공식적인 언어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모든 불손한 표현이나 감정적인 언어까지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군의 규율 유지라는 명분 아래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인간적 소통이 과도하게 제한될 우려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도라이’라는 발언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 상관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1. 8. 19. 선고 2020도14576 판결). 해당 사건에서 피고인은 상관의 지시에 불만을 품고 “도라이 습기가 그렇게 많은데 ㅋㅋㅋㅋ”라는 말을 단톡방에서 하였습니다.
법원은 ‘도라이’는 상관인 피해자를 경멸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모욕적인 언사라고 볼 수 있으나, 피고인의 위 표현은 동기 교육생들끼리 고충을 토로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사이버공간에서 상관인 피해자에 대하여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것에 불과하고 이로 인하여 군의 조직질서와 정당한 지휘체계가 문란하게 되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이러한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은 상관모욕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단어의 사전적 의미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고, 발언이 이루어진 구체적 상황과 말의 어조, 대화의 맥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또한 군의 규율과 명령체계 유지라는 공익과 구성원 개개인의 표현의 자유 사이의 균형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결국 상관모욕죄는 상관에 대한 모욕적 언행을 무조건 처벌하는 규정이 아니라, 사회통념상 인격적 비하가 명백히 드러나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합니다. 이번 판례는 그러한 한계를 명확히 함으로써 군사법 영역에서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 보호의 조화를 모색한 의미 있는 판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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