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하도급 불공정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건설 하도급 불공정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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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하도급 불공정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최승준 변호사

건설 하도급 분야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건설산업의 오랜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핵심적인 법적 장치로 의미를 가진다. 국내 건설현장에서는 대형 건설사가 자금력과 정보우위를 바탕으로 하도급업체에 부당한 대금결정, 단가 인하, 서면계약서 미교부, 기술자료 유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불공정행위가 빈번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도급법은 2011년 최초로 ‘기술자료 유용행위’에 대해, 피해금액의 3배 내에서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였다. 2013년과 2018년 개정에서는 기술자료 유용뿐 아니라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단가 인하, 발주 취소, 반품행위, 대금부당 감액, 보복조치 등 다양한 불공정 하도급거래 행위로 대상이 확대되었다.

건설업은 계약단계부터 시공, 준공, 대금지급 등 전 과정에서 다양한 하도급계약이 반복적으로 활용된다. 계약방식의 복잡성, 공정별 다단계 하도급 거래, 원사업자의 구조적 우월성 탓에 수급사업자는 권리관계가 불투명해지는 경우가 많다. 원사업자가 하도급업체를 상대로 공사단가를 일방적으로 인하하거나, 공사 진행 후 하도급대금을 감액·지연 지급하는 관행은 건설업계의 대표적인 불공정행위이다. 국토교통부·공정거래위원회 등 행정기관은 현장에서 적발된 건설사·현장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외에도, 등록 말소, 과징금, 형사처벌 등 강력한 행정제재를 병행하는 추세이다.

실무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는 다음과 같은 절차와 쟁점을 거친다. 우선 수급사업자는 불공정행위로 인해 발생한 피해 사실을 객관적 근거와 자료로 상세하게 입증해야 한다. 기존에는 손해액 산정과 입증이 어려워 실제 법적 구제에 한계가 있었으나, 2024년 이후 기술자료 유용 등 일부 행위에 대해 손해액 추정 규정이 신설되고 법원이 원사업자·제3자의 얻은 이익까지 고려해 배상액을 폭넓게 판단할 수 있도록 개정되었다. 또한 광범위한 하도급 거래에서 불공정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라면 법원이 ‘반복성’과 ‘악의성’을 배상액 산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일례로 원도급사가 기술을 무단으로 요구해 다른 업체에 재하도급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공사대금을 감액하는 경우에는 위법성·고의성이 명확하다고 평가되어 징벌적 손해배상 액수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모든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에서 법정최대배상(3배 또는 5배)이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해당 불공정행위의 악의·반복성, 피해규모, 거래관계의 전후 사정, 원사업자가 얻은 경제적 이익 등을 종합해 배상액을 감액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 실제 판결에서 청구액을 전부 인정하기보다 사안별로 차등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건설업계의 관행과 계약자유 원칙, 수급사업자와의 실제 협상력 등을 감안하여 과도한 징벌적 배상으로 인한 폐해도 일정 부분 경계되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통해 보더라도, 미국·영국 등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은 독점금지법·특허법 등 악의적 불법행위나 중대한 과실에 한정적으로 인정되고 계약관계에 직접 적용되는 케이스는 제한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기술자료 유용 등 건설 특성을 고려한 실질적 손해구제 및 억지력을 높이기 위하여 법 적용범위와 배상한도를 점차 확대해 왔다. 이에 따라 담당기관에서는 피해 하도급업체의 입증책임 경감을 위해 입증책임 전환, 입증책임 추정, 자료제출명령 등 다양한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나 산업단체와 협약해 법률구조공단이 하도급 피해 소송을 지원하는 제도도 마련되어 있고, 이로 인해 실무상 성공적 분쟁해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원도급사 입장에서도 건설 하도급의 단계별 계약준수, 기술자료 관리, 준법경영 시스템의 구축과 현장 거래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수급사업자는 계약서류와 현장 증거 확보, 피해사실 기록, 공정위 신고 및 소송 등 권리구제 절차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특히 기술유용, 금액 부당감액, 계약서 미교부 등 구체적 피해 상황에서는 신고와 법적 대응을 병행해 실질적 권익 보호를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공정위와 사법부의 적극적 행정·사법 운영, 지속적 제도개선, 실효적 조사와 분쟁조정도 필수적인 요소이다.

결론적으로 건설 하도급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불공정 하도급 관행의 근절, 중소 하도급기업의 실질적 보호, 건전한 산업생태계 조성이라는 정책적 목표 아래 제도화되었다. 앞으로도 입증책임 완화, 소송지원 확대, 배상한도 조정, 피해금액 추정 규정 도입 등 법제도 혁신과 더불어 업계의 선제적 예방 노력이 병행되어야 해당 제도가 실효적으로 작동될 것이다. 건설 하도급 시장의 공정거래 질서 확립과 중소기업의 권익 제고를 위한 지대고 발전된 역할을 계속해야 하며, 시장 변화와 제도 환경에 맞게 적절한 법적 장치들이 지속적으로 보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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