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주식과 가상화폐(코인) 투자 열풍이 불면서, 큰 수익을 얻은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손실을 입고 감당하기 어려운 채무를 떠안게 된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개인회생' 제도를 알아보는 분들이 늘고 있는데요. 이때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주식이나 코인 투자로 인해 발생한 손실금을 개인회생 신청 시의 '청산가치'에 포함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황성민 판사의 「주식,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의 청산가치 반영 여부 및 그 기준」)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겠습니다.
1. 청산가치란 무엇인가요?
청산가치란 채무자가 파산하는 경우 채권자들에게 배당될 수 있는 총 금액을 의미합니다. 즉, 개인회생을 신청한 채무자는 파산했을 때보다 채권자들에게 더 많은 금액을 변제해야 한다는 원칙(청산가치 보장의 원칙)에 따라, 청산가치 이상의 금액을 변제 계획에 포함해야 합니다.
2. 주식 및 코인 투자 손실금, 청산가치에 포함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서울회생법원은 원칙적으로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을 청산가치에 반영하지 않는 것이 맞다는 입장입니다. 논문은 투자 손실금을 청산가치에 포함하는 것이 기존 법률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다음과 같은 근거를 제시합니다.
청산가치의 문언적 의미와 상반: 청산가치는 '파산했을 때 채권자가 배당받을 수 있는 금액'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미 손실로 사라진 돈은 채무자의 재산 목록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파산을 하더라도 채권자들이 그 금액을 배당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손실금을 청산가치에 포함시키는 것은 청산가치의 본래 의미에 맞지 않습니다.
면책불허가 사유에 해당하지 않음: 개인회생 절차에서는 개인파산 절차와 달리 '과도한 낭비, 도박, 그 밖의 사행행위'가 면책불허가 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투자는 도박과 같은 사행성 행위와는 성격이 다르며, 이미 합법적인 제도권 금융거래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 실패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개인회생 제도의 취지에 어긋납니다.
개인회생 신청 기각 사유로 보기 어려움: 대법원은 채무자의 재정 파탄이 소득 수준을 넘는 주식이나 선물 투자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개인회생 신청이 '성실하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개인의 투자 실패를 이유로 제도의 혜택을 막는 것은 채무자의 경제적 재기를 돕고자 하는 개인회생 제도의 목적과 상충됩니다.
도산 절차의 핵심 가치 고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채무자가 파산을 택하지 않고 소득 활동을 유지하며 채무를 변제하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이러한 채무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개인회생 제도의 핵심 가치인 '채무자에 대한 구제와 배려'에 반합니다.
3. 예외적으로 청산가치에 반영하는 경우는?
다만,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는 손실금을 청산가치에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바로 '투자 실패를 가장하여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인정될 때입니다. 가상화폐의 경우 추적이 어려운 특성을 악용하여 재산을 숨겼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는 경우, 법원은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 재산 은닉액은 청산가치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는 실질적으로 청산가치에 해당하는 재산을 의도적으로 숨긴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4. 서울회생법원의 실무준칙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서울회생법원은 2022년 7월 1일부터 「주식 또는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에 관한 실무준칙」을 시행했습니다. 이 준칙은 채무자가 주식 또는 가상화폐에 투자하여 발생한 손실금은 청산가치를 산정할 때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합니다. 다만, 투자 실패를 가장하여 재산을 숨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로 둡니다.
이는 주식이나 코인 투자 손실을 이유로 개인회생 절차를 진행하려는 채무자들에게 불필요한 불이익을 주지 않고, 투기 행위를 가장한 재산 은닉 행위만을 엄격하게 심사하겠다는 서울회생법원의 정책적 의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5. 글을 마치며
주식이나 코인 투자는 더 이상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는 일반적인 경제 활동이 되었습니다. 투자에 성공하여 자산을 불리기도 하지만, 예기치 않은 손실로 인해 감당하기 어려운 채무를 지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의 이러한 입장은 채무의 원인을 따지기보다, 현재의 채무를 성실하게 변제하고 경제적으로 재기하려는 채무자의 노력을 우선하겠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투자 실패를 가장한 부도덕한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엄정한 원칙 또한 강조하고 있습니다. 만약 주식이나 코인 투자 실패로 인해 개인회생을 고려하고 있다면,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여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성실한 자세로 채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 글은 법률사무소 건우의 블로그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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