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레이저 판매했다고 경찰서에 나오라고 하더라고요. 1억 넘게 팔았는데 이거 정말 큰일 난 건 아닌가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무서운 순간 중 하나가 바로 예상치 못한 법적 문제에 휘말리는 것입니다. 특히 의료기기법은 일반 사업자들에게는 생소하고 복잡한 법률이어서, 자신도 모르게 위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제가 담당한 사건에서 네이버스토어를 통해 네일레이저를 653개, 총 1억 4,366만원 상당을 판매한 사업자가 의료기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매출 규모를 보면 상당히 심각한 사안으로 보였지만, 전문적인 법률 대응을 통해 최종적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량 판매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기소유예라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요?
의료기기법 위반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적 쟁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몰랐다"거나 "실수였다"는 변명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핵심 쟁점은 네일레이저가 의료기기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검찰은 해당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기기로 허가받아야 하는 '의료용레이저조사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여러 반박할 수 있는 지점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제품의 실제 용도와 기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었습니다. 네일레이저는 주로 네일아트나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으로, 의료 목적의 레이저와는 출력이나 사용 방식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차이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제시했습니다.
또한 의료기기 분류 기준의 애매함도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의료기기와 일반 미용기기 사이의 경계선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선의의 사업자가 혼동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에서 유사한 제품들이 광범위하게 판매되고 있다는 시장 현황도 함께 제시하여, 의뢰인만의 문제가 아님을 부각시켰습니다.
무엇보다 의뢰인의 진정성 있는 반성과 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의뢰인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즉시 판매를 중단했으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표명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소유예를 단순히 "운이 좋았다"정도로 생각하시는데, 기소유예는 검사의 재량에 의한 신중한 판단의 결과입니다. 죄가 인정되더라도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죠.
형사처벌법 제51조에 따르면, 검사는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여 기소유예를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이러한 모든 요소들을 의뢰인에게 유리하게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초기 대응의 전문성이었습니다.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때부터 체계적인 방어논리를 구축하고, 의뢰인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여 최적의 대응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만약 전문가의 도움 없이 혼자 대응했다면 이런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관련 법령과 판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도 필수적이었습니다. 의료기기법은 계속 개정되고 있고,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기존 법령의 적용 범위가 애매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단순히 법조문만 보는 것이 아니라, 유사 사례들과 행정기관의 유권해석, 최신 판례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기존의 유사 사례들을 분석하여 일관성 있는 처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초범이면서 고의성이 낮고,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사안에서는 기소유예 처분이 적절하다는 논리를 체계적으로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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