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에스 임태호 대표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몇 해 전 이슈되었던 주제인 법률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압수수색 영장 사전 심문 제도라는 것인데요. 이름만 들어도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수사기관인 경찰이나 검찰이 범죄 수사를 진행하면서 증거를 확보하는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압수수색 영장입니다. 이 영장은 법원이 수사기관이 제출한 서류를 검토해, 범죄 혐의가 소명이 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발부하게 됩니다. 즉, 현재는 법관이 서면 자료만 보고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서면 심리’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영장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것은 구속영장일 텐데요. 구속영장의 경우에는 피의자가 직접 법원에 출석해 항변할 수 있는 ‘영장실질심사’라는 절차가 존재합니다. 반면, 압수수색 영장은 피의자에게 의견을 말할 기회조차 없이 발부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피의자의 기본권이 침해된다는 지적이 있었고, 실제로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이 90%를 넘을 정도로 높아 영장 자판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몇 해 전 대법원이 형사소송규칙을 개정해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에 판사가 직접 심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도입을 준비하게 된 것입니다.
대법원이 입법예고를 통해 제도 도입을 추진하던 당시, 검찰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가장 큰 우려는 수사 기밀이 피의자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과, 그로 인해 증거 인멸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경찰 또한 유사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피의자가 사전 심문에 참여하게 될 경우, 수사 내용이 사전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같은 해에 ‘압수·수색영장 실무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검찰과 법원 사이의 입장 차이는 여전히 컸습니다. 검찰 측은 여전히 수사의 밀행성과 신속성이 제도 도입으로 인해 크게 저해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법원 측은 피의자 본인이 아닌 제보자나 수사기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심문하면 수사 비밀은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의 장재원 부장판사는 “영장 청구 다음날 심문을 진행하고, 당일 결정을 내리면 수사 지연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신속한 심문 가능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의 한문혁 부장검사는 현실적으로 제보자 대부분이 피의자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보자를 불러 심문하는 방식 역시 수사의 비밀을 해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결국 검찰과 법원이 같은 쟁점을 두고 평행선을 지속적으로 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부 법조계 인사들은 이러한 사전 심문 제도 대신, 압수수색 이후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사후 이의제기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습니다. 기본권 보호를 위해서는 사후적 통제가 더 실효적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만약 이러한 제도가 도입된다면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요? 앞으로는 압수수색 영장이 신청되기 전에, 법원이 수사기관이나 제보자를 직접 불러 심문한 뒤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 될 것입니다. 다만, 피의자를 직접 심문하는 일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피의자가 영장 사전 심문에 참여할 경우 증거 인멸 우려가 매우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제도가 시행되면 영장 발부 전 판사의 판단 기준이 조금 더 엄격해질 가능성이 높고, 수사기관도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하지 않도록 조심할 수 있게 됩니다. 피의자의 권리 보호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검찰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수사의 속도나 비밀 유지에 문제를 일으킬 여지도 있으므로, 양측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해 제도를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