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검토서] 증거와 방어권 사이 균형, 바로잡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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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검토서] 증거와 방어권 사이 균형, 바로잡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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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법률 검토서] 증거와 방어권 사이 균형, 바로잡아야 하는 이유 

이현권 변호사

⌛ 기사의 개요 

2023년 10월, 강원도 강릉의 한 콘도에서 지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A씨에게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하였습니다. 

피해 여성은 사건 직후 경찰에 신고하였고, 수사 과정에서 현장 CCTV와 A씨의 DNA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A씨는 최후변론에서 “25년 경찰 생활을 했지만 방어권조차 제대로 행사할 수 없었다”고 하며 절차적 불공정성을 강하게 주장하였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현재 1심 판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사 전문 보기


 

✏️ 공정한 수사와 방어권, 그 미묘한 줄다리기

저는 이 사건을 접하며 “경찰조차 저렇게 이야기할 정도면, 공정한 수사와 방어권 보장에 대해 어디서부터 정리를 시작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나의 사건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자조섞인 회상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형사사법 절차에서 ‘증거의 타당성’과 ‘방어권 보장’이라는 두 축이 어떻게 충돌하고 있는지를 더욱 분명히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저는 이 사건의 증거를 직접 본 변호인이나 관계자는 아닙니다. 

따라서 기사를 통해 사건을 유추할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CCTV와 DNA가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물론 CCTV에 범죄 장면이 직접적으로 담겨 있었는지는 불확실하며, DNA 역시 해석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징역 7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한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물증이 확보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판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는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일정한 증거를 바탕으로 판단하였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제 인식 속에서도 이러한 태도가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 경찰 출신 피고인의 호소, 절차적 한계의 실체

하지만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지점은 피고인의 최후 진술입니다. 

피고인은 최후 진술에서, 자신이 25년간 경찰로 재직했음에도 방어권이 온전히 보장되지 않았다고 호소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억울함의 표현을 넘어서, 우리 형사사법 구조의 문제를 지적하는 발언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피고인이 주장한 바와 같이 수사 단계에서 CCTV를 보지 못하였다거나 DNA 수치를 확인하지 못하였다는 내용은, 실제로 재판 과정에서 얼마든지 확인 가능한 사안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다소 앞뒤가 맞지 않다는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먼저 원칙적으로 수사자료는 피의자에게 공유되지 않습니다. 

먼저 이 점을 알고 제 칼럼을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수사 단계에서 피고인이 요청한 증거자료가 있음에도 이에 대해서 수사기관이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면, 이는 명백히 진실 규명을 위한 노력이 미흡했던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피고인이 경찰 출신이기 때문에 불리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껏 수많은 피의자들이 겪었던 절차적 한계가 이제 본인의 일이 되자 그제야 문제를 인식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사건을 보며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됩니다.


 

✏️ 진실을 향한 싸움, 방어권의 진정한 의미

실제 실무에서는 피의자가 요청한 증거를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집하지 않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외면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그게 사건과 무슨 관련이 있냐는 말 한마디로 쳐내지고 마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연결고리가 연결되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 사건이고 진실입니다. 

따라서 변호인은 직접 수사관을 만나 증거 수집을 요구하거나 설득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절차도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수사 자료 전체를 열람하려는 시도는 때로는 ‘수사 개입’으로 간주되기도 하며 정보공개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청구를 하더라도 공개 전에 바로 기소를 하는 방식으로 입장정리의 시간조차 확보할 수 없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최근 진술만으로 유죄가 되는 범죄가 많아지며 무고에 대한 피해 역시 급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피의자 측이 주장하는 방어에 필요한 증거는 반드시 조사되어야 하며, 가사 이를 거부하더라도 거부의 사유가 명확히 드러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합니다. 

이는 방어권을 ‘형식적 권리’에서 ‘실질적 권리’로 바꾸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결론

이번 사건은 단순한 유무죄의 문제를 넘어, 수사기관의 책임과 피의자의 권리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공정한 수사는 유죄 입증을 위한 절차인 동시에, 피의자의 무고함을 밝히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그 양면을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한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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