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밀집장소추행] 억울한 지하철 성추행 처벌 이대로 괜찮은가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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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밀집장소추행] 억울한 지하철 성추행 처벌 이대로 괜찮은가➀ 

최정욱 변호사

[최정욱의 사건사고]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억울한 지하철 성추행 처벌 이대로 괜찮은가 ➀

 

일본의 영화로 2006년 개봉한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는 억울하게 지하철 성추행범으로 몰린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남자는 결코 성추행을 한 사실이 없음에도 형사법의 대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이 형해화된 현실에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로 추정받으며 수사기관으로부터 자백을 강요받는다. 남자는 스스로 무고함을 입증하기 위하여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동영상으로 촬영하거나 객차 내 배치도를 재구성하여 제출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결국 법원으로부터 유죄가 선고되며 영화는 끝이 난다.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지하철 성추행 처벌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약칭인 ‘성폭력처벌법’이라 합니다) 제11조는 ‘대중교통수단, 공연·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公衆)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조인이 아닌 일반인이 위와 같은 규정을 본다면 형법상 강제추행죄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어려울 것이다. 위 규정의 취지는 버스,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포함하여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추행을 할 경우 형법상 ‘강제추행’과 달리 추행행위에 ‘폭행·협박’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행위자를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➀ 이미 대법원은 폭행행위 자체를 추행행위로 인정하는 이른바 ‘기습추행’을 확립된 견해로 인정하고 있어, 특히 성폭력처벌법상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에 관하여만 폭행·협박을 구성요건에서 배제할 까닭이 없으며, ② 이를 배제함으로 인하여 성적 목적과 같은 고의에 대한 판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그 처벌 범위가 무분별하게 확장되고 있고, ③ 전동차 내부 등에 CCTV 도입률이 저조한 현실에서 출·퇴근길의 매우 혼잡도가 높아 밀집이 불가피하고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피해자의 진술에만 의존하여 처벌할 수밖에 없게 된다. ④ 나아가 폭행·협박이 존재하지 않는 범죄행위 태양에도 불구하고 위 규정이 성폭력처벌법에 규정되어 있어 성폭력처벌법위반으로 전과가 남게 될 뿐만 아니라, ⑤ 최근 개정을 통해 그 법정형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되어, 피해자의 오인이나 추측에 의한 단정으로 억울하게 처벌받는 사람의 피해가 커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위에서 살펴본 문제점들로 인해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린 당사자는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만 으로 수사기관 등으로부터 유죄추정을 받게 되고, 당사자가 추행을 하지 않았다거나 제3자가 추행을 행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상당한 수준으로 입증하여 스스로 무고함을 밝혀야만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의 지하철 성추행에 관한 처벌은 헌법상 보장된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어느 날 찾아온 의뢰인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절대 만지지 않았습니다. 경찰과 법원이 저의 무죄를 밝혀줄 것이라고 믿었는데, 1심 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되었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우리나라의 2021년 성범죄 무죄율은 3.7%에 불과하고,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사건이 항소심에서 무죄로 선고되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그럼에도 위 의뢰인은 치열한 입증 끝에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원망과 감사함, 오뇌의 복잡한 감정 속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 권인숙 의원실 자료

 

성범죄 처벌에 있어 유죄추정의 현실이 만연함을 비판하기 위해 2006년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일본의 영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와 달리, 2025년의 우리나라의 성범죄 처벌은 무죄추정의 원칙이 보장되고 있을지, 그의 무죄를 향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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