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최근 미용 목적으로 보톡스, 필러를 맞는 분이 매우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간혹 필러 시술 후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부작용에 비해 훨씬 심한 부작용을 앓게 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이러한 경우 의료진에게 어떠한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검토해 보겠습니다.
2. 주의의무위반 내지 설명의무 위반으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사안에 따라 다를 것으로 보이나, 주의의무위반 내지 설명의무 위반으로 손해배상 청구 자체는 가능합니다.
우선, 의료법 제24조의2는 의료행위에 관한 설명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의사는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 환자에게 다음 사항을 설명하고 서면으로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이나 설명의무 위반은 이러한 불법행위 책임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 몇가지와, 부정한 사례 몇가지를 요약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3.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
사용하지 말고 자제할 것을 요청받은 약물을 사용하거나, 부작용이 시술동의서에 명시된 멍, 붓기, 가벼운 세균감염 수준의 넘어서서 일반적으로 해당 시술로 인하여 발생하지 않는 종류의 것이거나 그 정도가 매우 심한 경우이고 시술 과정에서 의료진이 이미 인식한 환자의 특정한 사정(이미 동일 부위에 여러번 시술을 받은 적이 있어 더욱 주의하여야 한다든지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시술을 하여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난 것이라면 설명의무 위반 또는 주의의무위반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의사는 폴리아미드 성분의 필러(아쿠아필러)를 환자의 음경에 주입하는 시술을 시행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했습니다
1.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시술 자제를 요청한 필러를 이용하여 성기확대술을 시행함
2. 해당 필러는 안면용으로만 허가받았으나 허가 외 부위에 사용함
3. 필러가 면역반응을 일으켜 염증, 피부 손상, 감염, 괴사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있었음
4. 1년 반 만에 추가 주입 시술을 진행하여 부작용을 가속화시킴
서울서부지방법원 2019가단228394 판결
이 사건에서는 코 부위에 필러와 리프팅실을 주입하는 시술 후 염증이 발생한 사례입니다. 법원은 시술상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으나, 설명의무 위반은 인정했습니다
1. 필러 시술에 있어 필러가 혈관 내에 주입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음
2. 미용성형술은 질병 치료 목적의 다른 의료행위에 비해 긴급성이나 불가피성이 매우 약하므로 더 상세한 설명이 요구됨
3. 의뢰인이 시술의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음
부산지방법원 2017가단6593 판결
유방에 필러 주입 시술을 받은 환자가 염증과 결절이 발생한 사례입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했습니다.
1. 안면부에 소량 사용 목적으로 허가받은 필러를 유방 확대 목적으로 다량 사용함
2. 부작용이나 합병증 발생 가능성에 대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음
3. 초음파를 사용하지 않고 필러를 주입하여 정확한 위치에 주입하지 못함
또한 법원은 허가된 사용목적 이외의 목적으로 필러를 사용하면서 발생 가능한 부작용이나 합병증에 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점을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정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단5259698 판결
코 부위에 필러를 주입하는 시술 후 피부 괴사가 발생한 형사 사건입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의사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1. 환자가 이전에 코 보형물 삽입 시술을 받았다고 알렸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고 필러를 주입함
2. 보형물 삽입으로 피부가 얇아지고 혈행이 약해진 상태에서 필러 주입 시 주의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함
3. 필러 주입 후 통증과 피부색 변화 발생 시 즉시 병원을 방문하도록 설명하지 않음
법원은 의사가 진료기록부에 시술 시각, 마취크림의 종류 및 양, 투입한 필러의 양 등을 기록하지 않은 점도 의료법 위반으로 인정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고단3636 판결
4. 손해배상 책임을 부정한 사례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져 사용이 적극 권장되는 약물을 사용하였고, 부작용의 정도가 시술동의서에 명시된 내용에 기재된 수준으로 경미한 수준이며, 특별히 시술상 과실이 존재한다고까지 보기 어렵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살피건대,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제1심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병원의 상담실장 D은 원고에게 이 사건 시술 전 붓기, 세균감염, 혈관압박에 의한 주사괴사 등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였고, 본인이 시술을 받은 직후의 모습 사진도 보여 주었으며, 이 사건 시술 후 붓기나 멍이 발생할 수 있고, 붓기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며, 만약 붓기가 심하여 일정에 지장을 초래하는 정도라면 매일 내원하여 관리를 받으라고 설명하였는데, 원고는 2016. 6. 30. 내원하여 처치를 받은 외에는 피고 병원에 내원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과 아울러 이 사건 시술 후 통증이나 붓기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지되, 다만 개인차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를 수 있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시술 후 외부 활동에 상당한 지장을 받았으나, 외부 활동을 하기 어려울 정도의 붓기나 통증이라는 것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객관적으로 외부 활동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얼굴이 흉하게 변하였다거나 통증이 계속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점, 원고가 이 사건 시술 후 피고 병원에 자주 내원하여 적극적으로 관리를 받았다면 붓기가 더 빠르게 빠졌을 가능성도 있었던 점 및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시술 후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에 예정된 축가 일정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적극적으로 시술을 권유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붓기나 통증이 심하여 2016. 7. 2. 예정된 축가를 부르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의 시술상 과실이나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나25979 판결
5. 결어
필러 시술 등을 받으신 후, 입술이 붓거나 멍이 심하게 드는 부작용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시술동의서에는 "시술 부위에 멍, 홍반, 붓기, 통증이나 압통, 가려움, 알레르기 반응, 피부결절종의 발생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대개 경미하고 증상의 지속 기간은 수 일 정도 되는 것이 대부분이나 수개월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드문 경우 멍이 수개월 지속되거나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등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고, 이에 따라 어느 정도의 멍이나 붓기에 대하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더라도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만 부작용이 매우 심하고 일반적으로 해당 시술로 인하여 발생되는 부작용(위 시술동의서에 기재되어 있지 않거나 그 정도를 심하게 벗어낫을 경우)이 아닌 다른 증상이 발현되었을 경우, 의료진에게 적절한 보상(환불, 치료비 지급)을 요구하셔야 하고, 만약 부작용으로 인하여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였거나 회사에 출근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면 적극손해(치료비), 소극손해(일실수입), 위자료를 청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의료원 정기자문을 수행하면서 90건 이상의 자문의견서를 작성해 본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낙상사고, 유방암 수술, 필러 의료 시술과 관련한 손해배상 책임에 대하여 검토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혹시 필러 시술 등에 의하여 부작용이 생각보다 심하다고 생각되셔서 병원 측에 정식으로 환불 및 합의금을 요구하시는 경우에는 의학적으로 일단 해당 부작용이 보상을 받을 정도로 이례적이고 심한 것인지에 대하여도 검토해 보셔야 하고, 법리적으로 그러한 경우에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는지에 대하여도 유사한 판례나 법원의 태도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위와 같이 유사 사안에 대한 검토 경험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에, 법리적으로 사안을 검토하여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없다면 환불만 받으시거나 적절히 합의금을 요구해 보라고 권유드리고 있습니다.
만약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면 우선 내용증명 등을 보내어 보상이나 합의금을 요구해 보라고 권유드리고 있고,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시 변호사를 선임하여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고려하여 보시라고 상담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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