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회사와 해고 근로자(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고 합니다)가 특정되지 않는 선에서 사건을 각색하였습니다.
이 사건 근로자는 회사에서 20년간 근무하여 부장으로 재직 중에 회사의 권한 중 등록, 허가와 관련하여 업자들에게 소위 "급행료" 및 뇌물을 요구하는 등 수십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에 달하는 금전 및 물품을 받았다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회사 측은 우선 이 사건 근로자가 스스로 인정한 단 3차례의 소액 금전 수수에 대하여 정직 1개월의 가벼운 징계처분을 내렸고, 다만 위 3건을 제외하고 수십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에 달하는 금전을 받았는지에 대하여는 회사로서는 자체적인 압수, 수색 등 조사권이 없었기에 경찰의 수사 및 형사사건에서의 법원 판결을 기다려보기로 하였습니다.
이후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하여 형사사건 1심에서 유죄판결이 선고되었고, 회사에서는 판결 선고일에 판결 선고 내용을 청취한 후 이를 토대로 징계절차를 진행하여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해고를 의결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 근로자는 자신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금전을 받은 것이 형사사건에서 이미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유를 내세우면서 자신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였고, 저는 회사측을 대리하여 1심, 2심 소송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2. 쟁점 1 : 관련 형사사건이 진행 중일 때 징계절차에서 별도의 사실인정을 하는 것이 무죄추정원칙에 반하는지 여부
이 사건 근로자는 관련 형사사건은 이 사건 근로자가 항소하여 2심이 진행중에 있으므로 아직 확정된 사실이라고 볼 수 없는바,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여 부당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래 대법원 판례를 들어 관련 형사사건이 아직 진행 중이라고 하더라도 징계혐의사실의 인정 및 징계처분은 얼마든지 가능하므로, 이 사건 해고가 그 자체로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고, 법원도 저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징계혐의 사실의 인정은 형사재판의 유죄확정 여부와는 무관한 것이므로 형사재판 절차에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기 전이라도 징계혐의 사실은 인정될 수 있는 것이며 그와 같은 징계혐의 사실인정은 무죄추정에 관한 헌법 제26조 제4항 또는 형사소송법 제275조의 2 규정에 저촉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86. 6. 10. 선고 85누407 판결 참조).
3. 쟁점 2 : 회사가 징계혐의사실의 일부에 대하여 이미 징계를 한 경우, 남은 징계혐의사실에 대하여 징계하는 것이 이중징계에 해당하여 금지되는지 여부
이 사건 근로자는 회사는 뇌물수수에 대해 이미 정직 1개월의 이 사건 정직 처분을 받았는바, 이 사건 해고는 이중징계에 해당하여 부당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사건 정직은 기존 징계 당시 이 사건 근로자가 명시적으로 인정한 ‘소액 금품 수수행위’에 대한 것이고, 이 사건 해고는 위 수수행위를 제외하고 관련 형사사건에서 새롭게 밝혀진 수수행위 및 사건 은폐,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등을 사유로 한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이중징계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고, 법원도 저희의 주장이 맞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쟁점 3 : 이 사건 징계가 징계시효가 도과된 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부당한지 여부
이 사건 근로자는 자신의 금품수수 행위에 대하여는 개정 전 인사규정이 적용되는바, 이 사건 해고는 징계시효 2년을 도과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부당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곧, 개정 전 인사규정에서는 징계시효를 2년으로, 개정 후 인사규정에서는 징계시효를 5년으로 규정하였는데, 이 사건 근로자의 금품수수 당시에는 개정 전 인사규정이 적용되고 있었고, 징계시효 기산점으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 이 사건 징계절차에 착수하였으므로 징계시효를 도과한 것으로 위법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쟁점 3 부분이 이 사건에서 제일 핵심이 되었고 반박하기 어려운 쟁점이었는데, 저는 각종 판례를 철저히 분석하여 아래와 같이 주장하였고, 법원에서도 저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사업자가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하면서 시행일을 정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취업규칙은 정해진 시행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므로 징계사유의 발생 시와 징계절차 요구 시 사이에 취업규칙이 개정된 경우에 경과규정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징계절차 요구 당시 시행되는 개정 취업규칙과 그에 정한 바에 의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 개정 취업규칙이 기존의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적용대상으로 하면서 근로자에 대한 징계시효를 연장하는 등으로 불리한 법률효과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러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가 개정 취업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완성 또는 종결된 것이 아니라면 이를 헌법상 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되어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에 따라 효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고, 그러한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과 관련하여서는 개정 전 취업규칙의 존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가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예외적으로 인정된 경우에 그러한 근로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신의칙상 그 적용이 제한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뿐이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3두25382 판결 참조).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더라도 그 사유가 나중에 밝혀지기 전까지 징계를 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면, 사용자가 징계절차를 개시해도 충분할 정도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때부터 징계시효가 기산됩니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판결, 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9두59103판결 등).
곧, 이 사건 근로자의 금품수수 행위에 대하여는 개정 후 인사규정이 적용되어 징계시효가 5년이므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시효를 도과하지 않았고, 설령 개정 전 인사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의 적극적 은폐와 허위진술로 회사로서는 이 사건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없어 징계를 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는바, 회사는 관련 형사사건 제1심판결이 선고된 날부터 1개월이 지나기 전에 징계심의 및 해임결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시효를 도과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5. 쟁점 4 : 이 사건 해고가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 부당한지 여부
이 사건 근로자는 이 사건 해고는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 부당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저는 업무와 관련하여 수십번에 걸쳐 수천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은 비위행위의 내용과 성질, 징계 양정의 기준 등을 종합해볼 때, 이 사건 해고는 재량권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적법한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법원도 저희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6. 결어
저는 위와 같이 근로자가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회사측을 대리하여 1심, 2심을 진행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해고와 관련한 다양한 법률적 쟁점을 검토할 수 있었으며 준비서면 4회, 항소이유에 대한 답변서를 1회 제출하여 충분한 변론이 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중 적법하게 근로자를 해고한 것으로 판단됨에도 근로자가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여 고민을 하고 계신 사업주분이 계시거나, 반대로 타당하지 않은 사유로 해고를 당하신 근로자분이 계시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의뢰인분을 대리하여 기초사실관계, 관련 증거를 상세히 검토한 후 해고가 적법한지에 대한 잠정적 결론을 내리고 소송 실익을 알려드릴 것이고, 만약 소송 실익이 있다면 소송도 대리하여 승소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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