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밤 10:40경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에 승차하여 제일 뒷 자석 오른쪽 창가 끝자리에 앉았는데요.
약 2분 뒤, 다음 정류장에서 B가 승차하였습니다. B는 제일 뒷 자석으로 와서 A의 왼쪽에 앉았습니다.
B는 술 냄새를 풍겼고 잔뜩 만취한 상태였습니다. 앉자마자 줄곧 고개를 숙이고 긴 머리를 얼굴 앞으로 늘어뜨린 채, 괘종시계 추 마냥 좌우로 흔들며 졸기 시작했습니다.
급정거와 급정차를 반복하며 버스는 마치 ‘미친X 널뛰듯이’ 주행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B 역시 긴 머리를 얼굴 앞으로 늘어뜨리고, 사정없이 몸을 좌우로 흔들며 졸고 있었는데요. 상당히 위태로운 상황이었습니다.
몇 년 전 주행 중인 시내버스 앞에 갑자기 끼어든 칼치기 차량으로 인해 버스가 급정거하면서 뒷좌석에 앉은 여학생이 균형을 잃고 운전석 근처까지 굴러 내려간 사고가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요금함에 머리를 부딪쳐 목뼈가 골절돼 6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치렀지만 전신마비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같이 엄청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B는 술에 만취했기 때문에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습니다.
A는 다른 좌석들과 달리 단차가 높은 맨 뒷자석에서 B가 넘어진다면 위 같은 큰 사고가 날까 염려하였고, 버스가 흔들리는 구간에서만 B의 머리를 지탱해 주었으며 정차와 동시에 손을 떼어냈습니다. 몇 분 뒤 A는 귀가하기 위해서 하차해야 했고 B를 흔들어 깨우고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이후 A는 공중밀집장소추행죄로 기소되었습니다.
공소장에는 『피고인은 버스 안에서 10:42경 피고인의 오른손을 피해자의 등에 올리고 피해자를 피고인 쪽으로 끌어당기고, 1분 뒤 피고인의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잡고 피해자를 피고인 쪽으로 끌어당기고, 2분 뒤 피고인의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잡고 피해자를 피고인 쪽으로 끌어 당겼으며, 4분 뒤 피고인의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왼쪽 허벅지를 1회 만졌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인 대중교통수단에서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고 기재되었습니다.
24시 민경철 센터, 재판에서의 변론
공소장 내용을 보면 1, 2분 간격으로 A가 B를 만졌다는 것인데요. 1, 2분 간격으로 끊어서 추행을 한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A는 버스가 급정거를 할 때마다 B를 잡아 준 것이었습니다.
B는 술에 만취해서 몸을 가누지 못하면서 졸고 있었는데요. 그 상태라면 B가 좌석에서 굴러 떨어져서 대형 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희는 A가 추행의 고의를 갖고 B의 신체를 접촉한 것이 아니라 버스에서 졸고 있는 B가 옆으로 넘어지거나 앞으로 굴러떨어질 것을 우려하여 B를 잡아준 것이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B를 추행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버스 CCTV영상에 의하면 A는 버스가 정차 중이거나 B가 몸을 바로하고 앉아있는 순간에는 B의 몸에 손을 대거나 B에게 시선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B는 A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으나, A는 B의 신체에 손을 대지는 않았고 약 45초가 경과한 후에야 B가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 이후 B가 졸면서 몸이 흔들리자 약 2초간 A는 손으로 B의 머리를 잡아 주다가 손을 떼었습니다.
이후 B는 한 번 깨서 바로 앉은 것 외에는 A쪽으로 몸이 쏠린 채 계속 졸고 있었고 이후 약 18초간 A의 어깨에 기대어 졸고 있었으며, A가 하차하기 위해 B를 깨우자 그제서야 바로 앉았습니다. B는 A가 자신의 왼쪽 허벅지에 손을 올린 것을 보았다고 진술하였으나 이는 A가 하차하기 위해 B를 깨우려고 접촉한 것이었습니다.
A는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차라리, 차가 흔들려서 B가 굴러 떨어져 죽든 말든 큰 사고를 당하든 말든 A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면 이처럼 힘들고 괴로운 일에 휘말릴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최소한의 선의를 베푼 것이 인생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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