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강간죄 무죄 판결 나온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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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강간죄 무죄 판결 나온 사건 

민경철 변호사

A는 스마트폰 채팅 어플을 통해서 17세 B를 알게 되었습니다. 대화를 나누던 중 A는 B에게 술을 사주기로 약속하고 저녁 8시경 B의 집 근처로 찾아갔습니다.

 

두 사람은 호프집에 들어가서 소주 3병과 안주를 시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B가 더 이상 술을 못 마시겠다고 하자 A는 “내가 흑기사로 대신 마셔 줄 테니 소원을 들어줘. 안 그러면 술값을 내지 않고 가겠다”고 말하였습니다.

 

A는 술을 대신 마신 뒤, “모텔에 가자. 가서 술만 좀 깨고 가겠다”고 소원을 말했습니다. B는 이에 승낙하였고, 모텔에 가서 잠만 자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새벽 0시 40분경 모텔에 투숙하였습니다. 그러자 A는 “남녀가 모텔에 왔는데 어떻게 안 할 수가 있냐”고 말하면서 성관계를 하기 싫다는 B의 옷을 벗기고 1회 간음하였습니다. 이후 B는 A를 미성년자강간죄로 고소를 하였습니다.

 

A는 B가 싫다는 말을 하였음에도 B의 팬티를 벗기고 성관계를 한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B가 특별히 반항을 하지 않았고, 자신이 폭행을 행사한 것도 아니므로 강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두 사람 진술은 완전히 달랐고, 두 사람 말 이외에는 별다른 증거가 없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하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일 때는 그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며 그에 따라서 유무죄를 판단하게 됩니다.

 

 

 

그 날 밤의 진실은

 

두 사람은 호프집에서 밤 00:20경에 나와서 함께 택시를 타고 모텔로 갔습니다. 모텔에 들어갈 때 카운터에 있던 사장이 신분증을 요구하자 B는 자신이 소지하던 위조 신분증을 제시하였습니다. (※B는 미성년자였고, 술집이나 모텔을 드나들기 위해서 위조 신분증을 미리 준비해서 지참하고 다님)

 

CCTV영상에 의하면 00:40 경, B는 A의 팔짱을 낀 채 객실로 들어가는 장면이 있었고, 03:00경 두 사람이 객실에서 나오는 장면과 모텔 현관을 빠져나가는 장면이 확인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모텔에서 나와 인근 편의점에 들어가서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았고 A는 B에게 택시비로 만원을 주었고 B는 택시를 잡아서 타고 떠났습니다.

 

그 직후에 B는 A에게 카톡을 보냈습니다. “아 진짜 하지 말랬는데 왜 했어?” 자신이 성관계를 거부했는데 왜 했냐고 따지는 말이었습니다.

 

A는 “미안해, 술이 왠수다”라고 답했습니다. B는 03:15에 “아무리 생각해도 기분 나쁘고 수치스러워. 신고할래” 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러자 A는 B에게 합의를 위해 만나자고 제안했고 그 날 저녁 7시경 다시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A는 B에게 용서를 구하며 합의금으로 100만원을 제안했습니다.

 

그러자 B는 합의를 거부했고 협상 끝에 A가 다음날까지 800만원을 주기로 했습니다. 이후 B는 돈의 지급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몇 차례 확인 연락을 시도했으나 A는 연락을 피하였습니다.

 

그러다가 A는 결국 “돈을 줄 수 없으니 그냥 신고하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B는 화를 내며 A를 경찰에 고소하였습니다.

 

법원은 사건 직후 B가 A에게 항의 문자를 보냈고 A가 이에 사과하였고 B에게 먼저 합의를 제안한 점 등은 실제로 강간을 한 것이 아닌가 의심케 하는 정황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1) 모텔에 들어갈 때 B는 A의 팔짱을 끼고 들어갔고, 신분증 요구에 위조된 성인 신분증을 제시하기까지 하는 등 B의 태도가 적극적이었던 점, 2) B가 스스로 바지를 벗었고, 그 바지는 스키니 진이어서 타인이 벗기는 것이 매우 어려우며 벗을 때 본인이 상당한 유형력을 행사해야 벗을 수 있기 때문에 한 손으로 피해자를 제압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 피해자의 청바지를 벗기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3) 두 사람이 모텔방에서 나오는 모습이 CCTV영상에 있었으나 별다른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은 점, 4) B가 A로부터 택시비를 받아서 집에 간 정황이나, 5) 합의에 관해 의논하면서도 부모에게 사건을 알리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비록 A가 B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성관계를 한 것은 인정된다 할지라도 강간죄 성립에 요구되는 폭행·협박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강간죄가 성립되려면 가해자가 폭행, 협박을 행사해야 하고 폭행·협박은 피해자가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며, 그 정도가 되는지 여부는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두 사람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이후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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