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의뢰인 사건을 보면, 직장이나 모임에서 과연 회식을 할 이유가 있는지 조심스레 의문이 듭니다. 놀 때는 흥겹고 좋은데, 뒤끝이 안 좋은 경우가 참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술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해 있는 동료나 직원을 발견한 경우, 이를 챙겨줄 것인가, 그냥 모른 척 내버려둘 것인가, 심각한 내적 갈등에 빠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호의를 베풀다가 어떠한 봉변을 당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A는 방송 컨텐츠를 제작하는 PD 였습니다. B는 A가 제작하는 방송 콘텐츠에 출연하는 사람이었고 촬영 프로젝트가 생길 때 가끔 함께 촬영을 하였습니다.
꽐라가 된 고소인
사건 당일 A는 피해자 B를 비롯하여 스태프 및 팀원들과 단체로 회식을 하였습니다. 1차 회식에서 B는 평소와 달리 과장된 말과 행동을 보여 많이 취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A, B와 다른 일행들은 2차 회식으로 맥주집에 갔고 다들 만취에 가까운 수준으로 취하였습니다. 2차가 끝나고 A는 대리기사를 불러서 B를 집까지 바래다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B에게 집주소를 알려달라고 수차례 말을 했으나 B는 깊이 잠들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A 또한 구토가 올라와서 빨리 집으로 가는 것이 급했습니다. 일단 B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간 뒤 B가 술이 깨면 알아서 귀가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A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B를 방 한 켠에 눕히고 자신도 쓰러지다시피 잠이 들었습니다. A는 본래 알몸으로 잠을 자는 습관이 있어서 자신도 모르게 도중에 탈의를 하고 잠을 잤습니다.
한 밤중에 생쇼하는 고소인
자정이 조금 지나서 쾅 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고 A는 잠이 깨었습니다. 눈을 뜨니 B가 없었고 B가 문을 닫고 집을 나간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A는 그냥 계속 잠을 자고 싶었으나, 두 사람이 집에 들어온 지 1시간이 지난 시점이어서 B가 술이 깨었을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A는 평소처럼 옷을 모두 벗은 상태라서 B가 그 모습을 보고 오해를 하면 안 되기에 B에게 해명을 하려고 뒤쫓아갔습니다.
A는 2층 계단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는 B를 목격했습니다. B는 귀가한 것도 아니고 계단에 웅크리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직 술이 깨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A가 B에게 다가가자 B는 다시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A는 매우 짜증이 났지만 B를 따라서 1층 자동문 앞으로 향했습니다.
B는 1층에서 “집에 갈래. 무서워”라고 반복하였고, A는 “그럼, 네 소지품과 짐을 가지고 귀가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B는 짐을 가져가지도 않고 택시를 부르는 것도 아니고 멍하게 서 있었고 당시 B는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했습니다. A는 B가 술이 안 깼다는 것을 알고 B에게 화를 내고 다그치며 다시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A는 B를 억지로 눌러서 잠을 자게하고 자신도 쓰러지듯 잠에 빠졌습니다. 3:40경 B는 A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B는 “내 휴대폰이 꺼졌다. 전 남자친구를 불러야 되니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하였습니다. A는 B가 이제 정신이 든 모양이다 싶어 자신의 휴대폰을 건네주었습니다.
B는 집주소를 물었고 전 남친에게 주소를 전송하였습니다. 4:00경 B는 다시 A를 흔들어 깨우면서 “곧 전 남친이 날 데리러 올 것이니 차에서 짐을 꺼내 달라”고 말했습니다.
A는 B와 함께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B는 정신을 차린 것 같았고 B의 전 남친은 4:30분경 집 근처로 찾아왔습니다.
B의 전 남친은 이 상황을 오해하고 A를 밀치며 폭언을 하였습니다. B는 “그런 게 아니다” 라며 전 남친을 말렸습니다. A는 “오해하는 것 같은데, 아무 일도 없었다.”며 해명하였습니다.
남친은 B에게 “너도 문제다”며 분을 참지 못했습니다. 잠시 후 남친은 A의 집으로 찾아왔고 세 사람은 다시 만나서 얘기를 하였습니다. 두 사람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고 해명하고 완전히 오해를 풀었습니다. B와 남친은 오피스텔을 떠났습니다.
뒤끝 작렬 고소인
아침 9시가 지나서 B는 “어제 소란을 일으켜서 너무 죄송하다”며 사과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B는 약 1시간 뒤, 돌연 “미안한 마음조차 사라진다”며, 제대로 사과하라고 요구하였습니다.
B는 A에게 “CCTV 영상을 보니 자신에게 너무나 무례했다”며 화를 냈고, A는 술에 취해 짜증이 나서 B에게 화를 낸 것을 인정하며, 일단 술이 깬 뒤에 귀가시키려 했다고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B는 A를 감금죄, 준강간죄로 고소하였습니다.
24시 민경철 센터의 조력
1. 감금죄 불성립
A는 자신의 집주소도 알려주지 못하는 B를 잠시 보호하고 술이 깨면 알아서 집에 갈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 A는 유무형의 강제력을 행사하지도, 기망행위를 한 사실도 없습니다.
따라서 감금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로서 유·무형적 감금행위 자체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A에게는 피해자의 현실적이거나 잠재적인 신체적 활동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과 의사가 전혀 없었습니다.
B는 새벽에 A에게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했고, 오피스텔의 주소를 알려줄 것을 요구했고, A는 이에 망설임 없이 모두 응했습니다. 만약 A가 정말 B를 감금한 것이라면 이 같은 B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을 것임이 당연합니다.
2. 강제추행 불성립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사람을 추행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그 폭행 또는 협박이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것을 요하고,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A는 B가 술이 취한 상태여서 고집스러운 술버릇을 보인다고 생각하여, B가 술이 깰 때까지 이 사건 오피스텔에서 보호하고 재우고자 하였습니다. 이에 A는 B의 어깨 부분을 잡고 침대에 눕혔던 것에 불과합니다.
A가 B의 어깨 부분을 잡고 침대에 눕히는 정도의 유형력은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가 아니었고, 또한‘술에 취한 사람의 어깨를 잡고 다시 잠을 자도록 침대로 미는 행위’는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라 할 수 없습니다.
결국 감금죄와 강제추행 모두 불송치결정이 나왔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물에 빠진 놈 건져주니 보따리 내놓으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은 술에 만취된 여자의 안전을 내가 굳이 챙겨줘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깊은 고심을 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호의를 원수로 갚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생각 없이 기분 내키는 대로 하는 행동들이 결국 어떠한 선의나 도움조차 기대할 수 없는 비인간적인 세상을 만든다는 것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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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송치결정]술 취해 인사불성, 민폐 끼치고 고소하고, 강제추행, 감금죄 무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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