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침입강제추행죄 위헌 결정 이후의 변화와 실무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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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침입강제추행죄 위헌 결정 이후의 변화와 실무적 대응 

민경철 변호사

2023년 2월, 헌법재판소는 성폭력처벌법 주거침입강제추행죄에 대해 단순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조항은 효력을 상실하였고, 그 이후부터는 국회가 새로운 입법을 할 때까지 기존의 주거침입죄와 강제추행죄를 각각 경합범으로 적용하여 처벌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주거침입강제추행죄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규정되어 있어 사실상 집행유예가 불가능하였습니다. 작량감경이 인정되더라도 최소 3년 6개월 이상의 실형이 선고되었기 때문에,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도 제한이 많았습니다.

 

주거침입강제추행죄는 말 그대로 주거침입과 강제추행이라는 두 범죄가 결합된 것으로, 피해자의 주거지에 불법으로 들어간 후 강제적인 신체접촉이 있어야 성립됩니다. 문제는 이 범죄가 주거침입강간죄와 동일한 법정형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주거에 들어가 성폭행을 한 경우와 단순히 신체 일부를 만지는 강제추행의 경우는 명백히 범죄의 중대성과 위법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형량으로 규정되면서 형벌의 균형을 잃었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해당 조항은 1990년대부터 존재해왔는데, 이전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 부과되던 비교적 완화된 형태였습니다. 그러나 2020년 5월 개정으로 하한이 7년으로 상향 조정되었고, 이 과정에서 법률 심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위헌 판단의 결정적 요인이 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입법 과정상 중대한 하자가 있었고, 그로 인해 피고인의 기본권이 과도하게 침해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위헌 결정 이후에는 주거침입죄와 강제추행죄를 별도로 적용하되, 경합범 가중을 적용하더라도 예전처럼 무기 또는 최소 7년형의 중형은 선고되지 않습니다. 강제추행죄의 경우 최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가능하고, 주거침입죄는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입니다.

 

따라서 경합범 가중이 되더라도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진다면 벌금형으로 사건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생겼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피고인 입장에서 실질적인 방어의 폭을 넓혀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만약 위헌 결정 이전에 유죄 판결을 받고 형이 확정된 사건이 있다면, 재심 청구를 통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정당한 절차를 거쳐야 하며, 단순히 위헌 판결이 났다는 사실만으로 재심이 자동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실무적으로 주거침입강제추행죄는 모르는 사람의 집에 침입하여 발생하는 경우보다는 대부분 알고 지내던 사이, 예컨대 연인관계였던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이별 후 상대방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 신체접촉을 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과거 연인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주거 침입을 정당화할 수는 없으며, 이별 이후에도 출입을 허용했다는 명시적 증거나 정황이 없는 한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로 실무상 논란이 되는 사례는 피해자가 술에 취해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피고인이 동행하여 피해자의 주거지에 들어간 경우입니다.

 

과거에는 거주자의 묵시적 의사에 반하는 출입이라면 주거침입죄로 판단되었으나,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로는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깨뜨렸는지’ 여부가 판단 기준으로 바뀌었습니다.

 

고등법원은 술에 취한 피해자를 부축해 귀가를 도운 피고인이, 피해자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들어가려는 순간 그를 밀쳐 집 안으로 넘어뜨리고 따라 들어간 행위에 대해 주거침입죄를 인정하였습니다.

 

한편 피고인이 만취 상태의 피해자를 데리고 집으로 가서 미리 알고 있던 현관문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내부로 들어갔는데 피해자와 친분이 있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피해자로부터 명시적 승낙을 받지 않고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거 안으로 들어간 행위 역시 주거침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사안에서 피의자의 입장은 매우 불리해질 수 있으며, 초동 대응이 사건의 향방을 좌우합니다. 특히 경찰 단계에서 작성되는 피의자 신문조서는 이후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진술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한 번의 부정확한 진술이 이후 모든 방어 논리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수사를 마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경우, 기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기소된 사건은 대부분 유죄로 이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성범죄에 경험이 많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어 수단입니다. 경찰 조사 이전에 변호인을 선임하여 진술 준비를 철저히 하고, 사실관계에 대한 정리와 법적 쟁점을 명확히 해야만 억울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주거침입강제추행, 비슷해보여도 개별 사건마다 그 사실관계와 증거 구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사 사건에 연루된 경우에는 조속히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신중히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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