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처벌법 제11조는 대중교통수단, 공연 및 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타인을 추행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상의 강제추행죄와는 다르게, 폭행이나 협박 등 직접적인 강제수단을 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장소적 특수성, 즉 공중이 밀집해 있는 상황에서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면 범죄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조항은 피해자가 자신의 의사에 반해 신체적 접촉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된 장소라는 이유로 저항하거나 회피하기 어려운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여 입법된 것입니다. 혼잡한 대중교통이나 찜질방, 공연장 등에서 발생하는 신체 접촉은 의도와 무관하게 성추행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어 법적 분쟁의 소지가 많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판례는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의 의미를 단순히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밀집해 있는 장소에 한정하지 않고, 공중의 이용에 상시적으로 제공·개방된 상태에 놓인 모든 공간을 포함한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찜질방, 수면실과 같이 상대적으로 한산할 수 있는 장소도 공중밀집장소로 인정되며, 이로 인해 법 적용의 범위가 상당히 확대된 측면이 있습니다.
이는 입법 취지를 고려한 확장해석이지만, 동시에 장소의 밀집도나 피해자의 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범죄 성립을 인정할 수 있어 피의자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현실적으로 이 범죄는 경찰의 잠복수사, 채증영상 확보 등 비교적 적극적인 단속과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 내 사건의 경우에는 지하철수사대 등의 전문 수사 인력이 개입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성범죄가 친고죄로 분류되어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에 착수할 수 있었지만, 2013년 이후 친고죄 조항이 폐지되면서 수사기관은 보다 능동적으로 사건에 개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피해자가 추행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하철 수사관이 채증 영상을 피해자에게 보여주면서 “이것 좀 보세요. 당신 강제추행 당했어요. 고소하지 않겠어요?” 라며 수사관의 안내로 고소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이는 사건의 진정성 여부와 관련한 논란을 낳기도 합니다.
피의자의 입장에서 억울함을 주장하려면, 당시의 상황을 입증할 수 있는 다양한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고 제출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예컨대 CCTV 영상, 지하철의 혼잡도, 사건 발생 시간과 위치, 주변 승객들의 진술 등은 피의자의 고의가 없었음을 주장하는 데 중요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무죄가 선고될 수 있으며, 실제로 단순히 혼잡한 열차 내에서의 신체 접촉이 추행으로 오인되어 기소되었으나 무죄판결을 받은 사례도 다수 존재합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죄는 일반인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범죄 유형으로, 법적 판단과정에서 당사자의 진술뿐만 아니라 현장의 정황과 장소적 특성, 피해자의 인식 여부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고려됩니다. 따라서 법률적 대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건 당시의 정황을 철저히 정리하고, 필요시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죄는 현대 도시사회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에 대해 실효성 있게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규정이지만 그 적용 범위가 넓고 실제 상황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접촉까지도 문제시될 수 있는 구조적인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형사법의 대원칙인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원칙이 철저히 지켜져야 할 것입니다. 법은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함과 동시에 피의자의 방어권도 보장해야 하며, 그 균형 속에서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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