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접촉사고, 인적사항 안 주면 정말 뺑소니 될까?
가벼운 접촉사고, 인적사항 안 주면 정말 뺑소니 될까?
법률가이드
교통사고/도주

가벼운 접촉사고, 인적사항 안 주면 정말 뺑소니 될까? 

허소현 변호사

서론

 

교통사고는 누구에게나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운전자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당황하거나, 피해자가 괜찮다고 하면 그대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피해자가 괜찮다고 했다고 해서 운전자가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나면 도주치상, 즉 뺑소니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교통사고 발생 직후 운전자가 반드시 해야 할 법적 조치에 대해 설명한다.

 

 

1. 피해자가 괜찮다고 해도 보내면 안 된다

 

실제로 있었던 사례다.

 

한 운전자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천천히 주행하던 중, 우회전을 하며 인도 쪽으로 바짝 붙어 지나갔다. 그 과정에서 인도 가장자리에 서 있던 아이 엄마의 팔을 사이드미러로 툭 치게 되었다.

 

운전자는 곧바로 정차한 뒤 차에서 내려 “죄송하다, 병원에 같이 가자”라고 말했지만, 피해자인 아이 엄마는 “괜찮아요. 아이 등교시켜야 해서요”라며 자리를 떠났다.

 

운전자는 처음 겪는 일에 당황한 나머지, 피해자가 괜찮다고 하니 그대로 출근했다. 그러나 며칠 뒤 경찰로부터 도주치상 혐의로 조사 출석 요구를 받게 되었다.

 

이처럼 피해자가 스스로 괜찮다고 말하고 현장을 떠났다고 해도, 운전자가 인적사항을 정확히 제공하지 않았다면 법적으로 뺑소니로 간주될 수 있다.

 

 

2. 도주치상(뺑소니)은 어떤 경우에 성립되는가

 

형법 제268조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르면,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운전자는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해야 하고, 인적사항을 정확히 제공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다면, 고의적인 도주 여부와 관계없이 ‘도주’로 평가되어 도주치상죄가 성립할 수 있다.

 

사고 후 피해자가 병원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는데도 운전자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설령 도망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3. 인적사항은 말로만 전달해서는 부족하다

 

운전자가 현장에서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조치는 본인의 인적사항을 피해자에게 정확히 제공하는 일이다. 그런데 말로만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피해자가 나중에 “못 들었다”, “연락처를 받은 적 없다”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인적사항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안전하다.

 

  • 피해자의 휴대폰에 직접 자신의 번호를 저장하고 전화 걸기

  • 문자로 이름, 차량번호, 연락처 등을 전송하기

  • 운전면허증 등을 제시한 장면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기

 

이러한 조치를 통해 운전자의 책임 회피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으며, 억울하게 도주치상 혐의로 몰리는 일을 막을 수 있다.

 

 

4. 피해자가 자리를 떴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

 

피해자가 스스로 “괜찮다”라며 자리를 떠났다고 해서, 운전자의 의무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사고 당시에는 통증이 없더라도 이후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인적사항을 남기지 않았다면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는 오해를 받기 쉽다.

 

따라서 피해자가 먼저 떠났더라도, 가까운 경찰서에 사고 경위를 자진 신고하고 인적사항을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와 인적사항 제공이다. 아무리 경미한 사고라도, 이 두 가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뺑소니로 처벌받을 수 있다.

 

실제 사례에서 보듯이, 운전자가 도망칠 의도가 없었더라도 법적으로는 도주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현장에서의 정확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통사고 발생 후 대응이 불안하다면, 경찰 출석 전에 전문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정리하고, 대응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허소현 / 형사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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