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팩폭 페널티는 실효성이 있을까 학폭전문변호사의 시선
학폭 팩폭 페널티는 실효성이 있을까 학폭전문변호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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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팩폭 페널티는 실효성이 있을까 학폭전문변호사의 시선 

허소현 변호사

“친구끼리 장난친 건데, 대학을 못 간다고요?”

아마 많은 분들이 이 문장을 처음 들었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셨을 겁니다. 장난과 폭력은 분명 다르지만, 그 경계가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종종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학교폭력이 입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2026학년도부터는, 그 모호한 경계가 아이들의 인생 전체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변화는 우리 모두에게 깊은 고민을 안겨줍니다.

수시 정시 ‘학폭 페널티’는 실효성이 있을까

새로운 정책에 따르면 2026학년도 대입부터 학폭 이력이 전면 반영됩니다. 등급은 5단계로 간소화되어 동점자가 많아질 것이고, 생활기록부에 적힌 ‘2호 조치’, ‘4호 조치’가 입시에 직접적인 감점 요인이 됩니다.

정책의 취지는 분명합니다. 학교폭력을 줄이고, 피해자를 보호하며, 학교를 보다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자는 의지죠. 실제로 이 소식이 전해지자 부모님들이 자녀에게 훨씬 더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고, 예방 효과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률가로서 저는 이 방향이 정말 옳은가에 대해 계속해서 자문하게 됩니다.

'장난'과 '폭력'의 경계가 불분명한 현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를 떠올려보면, 친구들과 고무줄놀이를 하다보면 남자 아이들이 달려와 고무줄을 끊고 도망가기도 하고, '얼음땡' 놀이를 하며 친구를 터치한 적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모두가 웃으며 함께 즐기던 일상적인 놀이였죠. 그런데 이 행동들이 지금 시대의 규칙 아래 놓인다면 어떻게 될까요?

누군가 다치기라도 하면 ‘상해’, 상대방의 의사와 무관하게 신체접촉이 있었다면 ‘성범죄’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피해자가 존재한다면, 처벌은 정당합니다. 하지만 그 처벌의 방식이 대학 진학 불가능이라는 '인생 전체의 낙인'이어야만 할까요?

법은 처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것입니다

소년법의 기본 취지는 분명합니다. “소년은 장래 신상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보호처분을 하되, 이는 형벌과 다르다.”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이들은 성장하고, 실수로부터 배웁니다. 한 번의 실수로 10대 전체가 아닌, 그 이후의 삶까지 틀어버리는 일은 사회 전체의 손실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학폭 조치가 입시에 자동 감점으로 연결되면, 학생 개개인의 사정이나 회복 노력은 고려되지 않습니다. 아이의 이름 석 자와 생활기록부 몇 줄이 전부인 평가 방식은, 회복보다는 낙인을 향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지금도 울고 있습니다

학폭 이슈에서 자주 놓치는 시선이 있습니다. 바로 피해자의 회복입니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단지 “가해자 벌 받았으니 됐다”로 끝나지 않습니다. 상처는 보이지 않는 곳에 남고, 이사를 가거나 개명을 하기도 하며, 심지어는 가해자 행세를 하며 자신을 지키려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처벌이 목적이 아닌, 회복이 중심이 되는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는 그래서 더 절실합니다.

우리가 정말 해야 할 질문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만약 내 아이가 초등학교 시절, 친구에게 장난삼아 실수를 했다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대학 진학이 막혔다면, 그게 정의라고 느껴지시나요?

혹은 반대로, 피해를 당한 내 아이가 1년 넘게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지만, 가해자는 ‘미성년자니까’ 라는 이유로 불이익 없이 학교생활을 이어간다면, 그게 공정하다고 느껴지시나요?

이 두 질문 모두에 쉽게 “예”라고 대답할 수 없다면, 우리는 지금 시행되는 무관용의 원칙을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합니다.

학교폭력 전문변호사로서 드리는 말씀

아이들은 미숙합니다. 그래서 보호가 필요하고, 또 기회가 필요합니다.저는 학교폭력 사건을 상담하면서 아이들이 울며 전화를 걸어오는 걸 자주 봅니다. “선생님, 저 망했어요.”라고 말하며, 초등학생 시절 일을 후회하는 고등학생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을 때면, 제 마음도 무거워집니다.

잘못한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되, 그 책임이 단죄가 아닌 성장과 회복의 발판이 되기를 바랍니다.

학교폭력은 처벌로만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피해자는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가해자는 어떻게 선도할 수 있는지,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우리는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교육이란, 아이들에게 ‘두려움’보다 ‘기회’를 주는 일입니다.정의란, 누군가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다시는 이런 질문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위해,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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