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죄의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 관련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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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죄의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 관련 판례 

황재동 변호사

안녕하세요, 2024년 3월 서울중앙지검에서 퇴직한 12년 경력 검사 출신 형사 전문 황재동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사기죄 성립과 관련하여 살펴볼만한 좋은 판례들이 있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사기죄에 대한 형법의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형법 제347조(사기) ①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위 규정에 의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① 기망행위가 있어야 하고,

② 피해자는 기망에 의한 처분행위를 하여야 합니다.

③ 기망행위와 피해자의 처분행위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하고, 피의자는 이로 인해 ④ 재물,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법문에서는 피해자의 처분행위, 인과관계 등 요건은 드러나지 않지만, 이 또한 사기죄 성립을 위해 인정되어야 합니다.

오늘은 ①기망행위, ③ 인과관계에 관한 요건 판례를 각각 하나씩 살펴볼까 합니다.

먼저 기망행위와 관련된 최신 대법원 판례(2025. 3. 27. 선고 2024도18441 판결)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사안은 이렇습니다.

A씨는 정상적으로 대출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비대면 자동심사 방식의 대출을 신청하여 카드회사를 기망하였다는 사기죄로 기소가 되었습니다.

원심은 A씨의 위와 같은 행위가 카드회사에 대한 기망행위임을 전제로 피고인에게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형법 제347조 사기죄의 성립요건인 기망행위는 사람으로 하여금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84. 2. 14. 선고 83도2995 판결, 대법원 2017. 2. 16. 선고 2016도1336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7. 9. 26. 선고 2017도844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사람에 대한 기망행위를 수반하지 않는 경우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다(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도14960 판결 참조)”고 전제한 뒤,

「비대면 자동심사 방식의 대출 과정에서 카드회사의 직원이 대출신청을 확인하거나 대출금을 송금하는 등으로 개입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사람에 대한 기망행위를 수반하지 않아서 사기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뒤 원심을 파기 환송하였습니다.

요즘 많은 업무들이 비대면, 인터넷, 모바일을 통해 이루어지는 데 이런 일들은 처벌이 불가능한 것일까요? 그건 아닙니다.

다만, 이번 판례는 형법 제347조 제1항에 의해 처벌하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기망행위가 있어야 함을 확인한 것이라 할 것입니다.

그럼 이제 <​③ 기망행위와 피해자의 처분행위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한다는 요건에 대해서 살펴볼까요? 조금 오래된 판례(대법원 2000. 6. 27.선고 2000도1155판결) 이기는 하지만 인과관계 요건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사안이라 가져와 봤습니다.

공소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A는 00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50억 원 및 기타 타인에 대한 채무 약 30억 원을 변제기 안에 변제하지 못하고 있었고, 보유하고 있던 중기들도 제3자에게 허위양도하고 더 이상 중기임대사업을 경영하지 않고 있어 위 00은행으로부터 추가로 대출을 받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1998년 5월 하순, '중기 12대를 보유하고 있고, A는 경영하는 중기회사는 1996년에 매출액을 17억 4,700만 원을 올렸으며, 인천공항, 송도신도시, 인천지하철공사 등으로 동 업종의 현황이 양호하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위 00은행에 제출함으로써 마치 A가 여전히 위 중기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가장하여, 위 중기회사의 운영자금 명목으로 20억 원의 대출을 신청하여, 이에 속은 위 00은행 본점 영업부 공소외 3 대리를 통하여 1998. 6. 1.경 위 00은행으로부터 15억 원을 대출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원심은 00은행이 위 허위신청서에 속은 은행장의 대출 지시로 대출이 이루어졌고, 허위임을 알았더라면 대출하여 주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사정이 보인다는 이유로 A에 대한 사기를 유죄로 인정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 대법원 1991. 1. 11. 선고 90도2180 판결 , 1994. 5. 24. 선고 93도1839 판결 , 1998. 6. 23. 선고 98도903 판결 등)”고 전제한 뒤,

A가 허위의 사업계획서(사업을 계속 영위 중이며, 양호한 상태)를 제출하기는 하였으나

① 이 사건 대출을 담당한 대리 등 4명은 이 사건 대출신청 당시 위 중기회사는 이미 부실징후가 큰 기업으로서 만약 00은행 A에게 대출을 하게 되면 부실채권으로 될 것임이 쉽게 예상되어 영업부에서는 절대로 신규 여신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의견을 올렸던 점,

②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장인 B 등이 영업부장에게 빨리 여신승인신청서를 올리라는 지시를 하였던 점,

③ 이 사건 대출 심사를 담당하였던 심사역 최상용은 여신심사결과 대출신청 이유는 거짓임을 알게 되었으며, 이에 해당 대출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하여 결재를 올렸으나 결재과정에서 'A에게 꼭 대출을 해주어야 하는데, 심사역 의견서가 대출을 해주어서는 아니되는 업체로 기재되어 있으면 곤란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어, 결재권자들의 요구대로 마지못해 여신승인신청서상의 심사의견란에 이례적으로 간단히 "본건 신청대로 품의합니다."라고만 기재하였다는 점,

④ 은행장인 B의 법정 진술에 의하더라도 A가 IMF 외환위기 이후 사업운영상 사정이 어렵다고 하면서 20억 원 정도의 신용융자를 부탁하기에, 다른 업체와 비교하여 융자신청액이 적고 담보력도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이며 피고인이 위 은행 주식을 16만주 이상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그 동안의 거래관계 등으로 보아 15억 원 정도는 신용으로 대출해 주어도 고객관리 차원에서 괜찮겠다고 생각되어, A에게 곧바로 대출서류를 구비하여 제출하라고 하였고 대출관련 부서에 A에 대한 대출편의를 봐 주도록 지시를 한 것이지, A가 제출한 사업계획서 내용에 속아서 한 것은 아니며, 자신으로서는 사업계획서 자체는 본 바도 없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A의 기망행위와 00은행의 대출행위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은행장은 A의 사업을 보고 대출을 한 것이 아니라 주식 등 담보 등 고려할 때 고객 관리 차원에서 15억원 정도는 신용대출을 해도 무방하겠다는 생각에서 대출을 해줬다는 것이므로 A가 기망행위를 했어도 그를 원인으로 한 대출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요즘 주변에서는 돈을 빌려준 뒤 돈을 돌려받지 못하면 형법상 사기죄로 많이 고소합니다. 하지만 사기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말씀드린 대로 위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요.

사기죄와 관련해서는 법리적으로 치열한 다툼이 있어 인정도, 부정도 모두 쉽지 않습니다.

검사 출신 형사전문가 황재동 변호사와 함께 한다면 진실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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