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심보장증서의 효력
가. 지역주택조합(또는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이하 지역주택조합이라 합니다.)은 가입자들과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예컨대,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설립인가 신청을 하지 못한 경우 등) 가입자가 납입한 업무대행비를 포함한 납입금 전액을 반환한다는 취지 등의 내용을 기재한 안심보장증서(또는 안심보장확약서){이하 ‘안심보장증서’라 합니다.}를 교부하면서 안심보장약정을 체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택법상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통상 지역주택조합 설립 전에 미리 조합원을 모집하면서 그 분담금 등으로 사업부지를 매수하거나 사용승낙을 얻고, 그 이후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추가적으로 소유권을 확보하고 사업승인을 얻어 아파트 등 주택을 건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그 진행과정에서 조합원의 모집, 재정의 확보, 토지매입작업 등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여러 변수들에 따라 최초 사업계획이 변경되는 등의 사정이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특성상 지역주택조합은 안심보장약정을 통하여 가입자들의 조합가입계약 체결을 유도하는 것이고, 가입자들은 안심보장약정에 기하여 업무대행비를 포함한 납입금 전액의 반환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게 되는 것으로 가입자들로서는 안심보장약정이 조합가입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동기가 되는 것입니다.
나. 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4다60072, 60089 전원합의체 판결은 [민법 제275조, 제276조 제1항은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에 관하여는 정관이나 규약에 정한 바가 있으면 그에 의하되 정관이나 규약에서 정한 바가 없으면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총유물의 관리·처분행위는 무효이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위 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4다60072, 60089 전원합의체 판결에 근거하여 부산지방법원 2023. 8. 22. 선고 2022나70438 판결 등 하급심 판결들은
① 주택조합 또는 주택조합을 설립하기 위하여 구성된 추진위원회가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합원의 모집 및 위와 같이 모집한 조합원들의 분담금 납부가 필수적이고, 주택조합의 사업 추진은 조합원들이 납부한 분담금을 통하여 이루어지게 되므로, 피고가 원고를 포함한 조합원들로부터 수령하여 보유하고 있는 조합원 분담금은 조합원들이 집합체로서 소유하는 총유물에 해당한다는 점,
②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가 가입자에게 교부한 ‘본 조합 또는 업무대행사의 고의 · 과실로 인해 사업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할 경우 조합원이 본 조합에 기납부한 조합원 분담금(업무추진비 포함) 전액의 반환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안심보장증서상의 환불보장약정은 조합설립 추진단계에 있는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가 사업이 중단될 경우 조합원이 기 납부한 금액에 대해 그 원금 상당액을 돌려주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이는 총유물인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의 조합원들이 납부한 분담금 자체의 감소를 발생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
③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가 가입자에게 안심보장증서를 교부하기 위해서는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의 정관이나 규약에 정한 바가 있으면 그에 따르고, 그렇지 않은 경우 총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고 할 것인데, 정관이나 규약에 위와 같은 안심보장증서와 관련된 내용이 정해져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안심보장증서에 관한 총회결의를 거쳤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안심보장증서는 무효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지역주택조합이 정관이나 규약에 정하고 있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거나 정관이나 규약에 정한 바가 없음에도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가입자에게 교부한 안심보장증서는 무효라고 할 것입니다.
2. 무효행위의 추인
가. 위 1.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의 정관이나 규약에 정한 바에 따르지 아니하거나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여 가입자에게 교부한 안심보장증서가 무효인 경우에 있어서 이후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가 총회를 거쳐 추인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나.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다106607 판결은 [무효인 법률행위를 추인에 의하여 새로운 법률행위로 보기 위하여서는 당사자가 이전의 법률행위가 무효임을 알고 그 행위에 대하여 추인하여야 한다. 한편 추인은 묵시적으로도 가능하나,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그 행위로 처하게 된 법적 지위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럼에도 진의에 기하여 그 행위의 결과가 자기에게 귀속된다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볼만한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므로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관계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중하게 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법리를 고려하면, 당사자가 이전의 법률행위가 존재함을 알고 그 유효함을 전제로 하여 이에 터 잡은 후속행위를 하였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이전의 법률행위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법률행위가 무효임을 알거나 적어도 무효임을 의심하면서도 그 행위의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도록 하는 의사로 후속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위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다106607 판결에 근거하여 부산지방법원 2023. 7. 4. 선고 2022나65757 판결 등 하급심 판결들은
① 지역주택조합 창립총회에서 '추진위원회 사전 추진업무 및 선 투입비용에 대한 추인의 건'이 안건으로 상정되어 위 안건이 가결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위 안건을 통하여 추인 결의가 이루어진 사안은 '추진위원회가 진행하였던 사전 추진업무, 토지계약, 사업계획 수립, 업체선정 및 계약체결 등 선 투입비용'으로, 창립총회 회의록 상 위 안건에 관한 설명에는 '이 사건 사업을 위한 홍보관 건립, 설계업체 및 광고사에 대한 계약금 선지급'에 관한 내용만 나타나 있을 뿐이어서, 이 사건 안심보장증서에 따른 환불보장약정을 추인하는 안건이 명시적으로 위 총회에 상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② 설령 이 사건 안심보장증서 상의 환불보장약정을 추인하는 안건이 총회에 상정되었던 것으로 보더라도, 위 환불보장약정이 총회결의 없이 이루어져 효력이 없음을 전제로 하여 무효행위의 추인을 위한 결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그렇다면 지역주택조합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위 창립총회 결의 당시에 조합원들이 이 사건 안심보장증서가 무효임을 알고 추인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지역주택조합이 총회를 거쳐 무효인 안심보장증서를 추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지역주택조합이 총회에서 조합원들에게 안심보장증서가 총회를 거치지 아니하여 무효라는 점, 무효인 안심보장증서를 추인하는 경우에 있어서의 효과 등에 대해 설명을 하는 등 조합원들이 안심보장증서가 무효임을 알고 추인하였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한 총회에 ‘안심보장증서 추인에 관한 건’이 상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지역주택조합이 총회를 거쳐 무효인 안심보장증서를 추인하였다고 인정되기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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