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통화 녹음파일을 CD나 USB에 복사한 뒤, 이 CD나 USB를 수사기관에 제출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제출된 통화 녹음파일이 재판 과정에서 언제나 그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고소인은 자신이 제출한 가해자와의 통화 녹음파일이 증거능력이 없어, 가해자에게 무죄가 선고된다면 매우 억울할 것입니다.
최근에 이와 관련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어, 이 판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대법원 2025. 2. 27. 선고 2022도1864 판결▼
공소사실 요지
1. 사기의 점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주식대금 등 명목으로 수회에 걸쳐 합계 2억 7,000만 원의 현금을 받아 편취하였다.
2. 무고의 점
피고인 2는, ①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현금 3,000만 원을 받아 편취하고, ② 피해자에게 빌려준 3,000만 원을 현금으로 변제받았음에도 이를 변제받지 못한 것처럼 피해자를 사기죄로 고소하여 무고하였다.
피해자 진술 및 피고인들 주장의 요지
피해자는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피고인들의 기망 행위 및 현금 수령 사실에 대한 증거로 자신의 핸드폰에 저장된 피고인들과의 통화 녹음파일의 사본(피해자는 자신의 핸드폰에 저장된 통화 녹음파일을 CD에 담아 제출한 뒤 핸드폰에 저장된 통화 녹음파일 원본을 삭제하였습니다. 이하 '이 사건 녹음파일 사본'이라 합니다)을 수사기관에 제출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거나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받은 사실이 없고, 이 사건 녹음파일 사본은 편집, 조작되었으므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다투었습니다.
원심 판단
원심은 이 사건 녹음파일 사본의 원본이 존재하지 않아, 복사 과정에서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복사하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녹음파일 사본의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뒤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원심의 판단을 뒤집고 이 사건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은 그 성질상 작성자나 진술자의 서명 또는 날인이 없을 뿐만 아니라 녹음자의 의도나 특정한 기술에 의하여 내용이 편집ㆍ조작될 위험성이 있음을 고려하여, 대화 내용을 직접 녹음한 원본이거나 혹은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증명되어야 하고, 그러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는 쉽게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사인(私人)이 복사한 녹음파일 사본을 증거로 제출한 경우 그 복사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복사한 사본이라는 점은 해쉬(Hash)값 비교 등 원본과 사본의 직접 비교를 통해 증명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원본 제출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하여 원본과 사본을 직접 비교할 수 없는 때에는 법원이 녹음파일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 녹음파일에 대한 검증ㆍ감정 결과, 수사 및 공판 심리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사본의 원본 동일성 증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7461 판결, 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4도1097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판결의 시사점
만약 통화 녹음파일을 CD나 USB에 담아 증거로 제출하게 된다면, 상대방이 추후 해당 녹음파일 사본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사본의 동일성 증명을 위하여 통화 녹음파일 원본을 삭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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