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 중 남편의 인장을 파 아이 전입신고한 경우 정당행위 판결
이혼소 중 남편의 인장을 파 아이 전입신고한 경우 정당행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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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소 중 남편의 인장을 파 아이 전입신고한 경우 정당행위 판결 

정우승 변호사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이혼 소송 중인 남편의 인장을 몰래 파 전입신고하여 사인위조 및 위조사인행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부인에게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법원에서 무죄로 판결한 이유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 라는 것입니다.

A씨는 이혼소송 중 도장집에서 B씨의 인장을 위조한 뒤 생후 30개월 된 막내 아들의 전입신고를 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남편의 동의 없이 남편의 인장을 위조하였다는 것이 주된 범죄 내용이었습니다.

1심은 "범행 당시 A씨의 남편이 A씨에게 자신 명의의 인장을 조각하는 것을 당연히 승낙했을 것으로 추정하기 어렵다"면서 "A씨는 남편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 승낙을 받지 못했고 이러한 승낙이 당연히 추정되는 상황이 아닌 것을 인식하면서도 남편의 사인을 위조하고 행사한다는 점에 대한 범의가 있었다"며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였는데요.

그러나 2심은 이러한 1심의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2심은 "형법 제20조는 정당행위를 규정하는데,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행위 외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정당행위의 성립 요건을 밝혔고,

이어 "A씨는 생후 30개월에 불과해 당시 건강이 좋지 않던 막내 아이의 복리를 고려해 친모로서 한시적이나마 돌보려는 목적으로 A씨의 주거지(친정집)에 데려와 낮에는 근처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에 보낼 필요가 있어 전입신고를 위해 막도장을 조각·사용한 것"이라며 "따라서 그 목적이 부당하다고 단정해서는 안되고, 도장도 아이를 돌보기 위한 수단으로서 막도장을 사용한 것으로 전입신고 용도로만 사용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

"A씨의 남편은 자신의 인장이 위조됐다는 법익침해가 있지만 반대 측면의 보호이익으로서는 막내 아이의 복리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고 A씨도 아이를 양육함으로써 자신의 행복추구를 할 수 있다는 보호법익이 있어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침해이익과 보호이익 사이의 법익 균형성이 유지됐다고 못볼 바가 아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A씨로서는 어린이집 우선등록을 위해 전입신고가 필수적이었기에 긴급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남편에게 연락을 해도 닿지 않아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A씨가 자녀와 자신의 보호이익을 포기했어야 한다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라며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A씨가 B씨의 인장을 위조·사용한 행위는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배후에 놓여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이 비춰 용인될 수 있는 행위"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을 확정하였습니다.

위 판결은 A씨의 행위 자체는 범죄 성립 요건에 들어맞으나 사회 윤리 내지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행위, 즉 형법에 규정된 정당행위라는 판결입니다.

위 판결은 A씨의 당시 사정이 고려된 것으로, 사실 관계에 따라 법원의 판단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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