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에 가지 않으려면? '학교장 자체해결' 요건부터 확인하라
학폭위에 가지 않으려면? '학교장 자체해결' 요건부터 확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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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죄/학교폭력

학폭위에 가지 않으려면? '학교장 자체해결' 요건부터 확인하라 

허소현 변호사

서론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가해 학생 측 부모는 혼란과 당혹 속에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처음 학교로부터 연락을 받고 나면 “우리 아이가 그런 행동을 했을 리 없다.”라는 부정에서 시작해 “이 일에 이렇게까지 시간이 많이 드나”라는 현실적인 고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학교폭력 사건을 처음 겪는 학부모들은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절차를 설명드리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경우가 있다.

 

“학폭위까지 가야 하나요? 혹시 안 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모든 학교폭력 사건이 무조건 학폭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학교장 자체해결’이라는 절차를 통해 학폭위 없이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자체해결은 단순히 피해학생 측의 동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법에서 정한 명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학교장 자체해결이 가능한 사안의 요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1. ‘학교장 자체해결’이 가능한 구조를 먼저 이해하라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학교는 관련 사실을 전담기구에 보고하고, 해당 사안을 학폭위로 넘길지 아니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게 된다. 이때 학폭위로 가지 않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바로 ‘학교장 자체해결’ 절차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의2에 따르면, 다음 4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피해 학생과 그 보호자가 학폭위 개최를 원하지 않을 때에 한하여 자체해결이 가능하다.

 

 

2. 자체해결 요건, 네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법에서 정한 요건은 다음과 같다.

 

1) 2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신체적·정신적 진단서가 없어야 한다

즉, 경미한 수준의 피해에 해당해야 한다.

 

2)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피해가 복구되었거나, 복구 약속이 있어야 한다

피해에 대한 책임을 가해 학생 측이 이행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3) 학교폭력이 지속적이지 않아야 한다

반복적인 괴롭힘이나 장기간 이어진 행동은 자체해결에서 제외된다.

 

4) 보복행위가 없어야 한다

피해 사실에 대한 신고나 진술, 자료 제공 등을 이유로 한 2차 가해가 없어야 한다.

 

이 네 가지를 모두 충족한 경우라 하더라도, 사안이 경미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자체해결은 허용되지 않는다. 즉, 요건은 형식적인 체크리스트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경미한 사안'임이 인정되어야 한다.

 

 

3. 실무에서는 각 요건에 대해 다양한 쟁점이 발생한다

 

실제 사건을 다루다 보면,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해 다양한 질문이 나온다.

 

1) 진단서 제출 후 철회한 경우, 자체해결이 가능한가?

2주 이상 치료 필요하다는 진단서가 있었다가 피해자 측에서 이를 철회했다면, 이는 여전히 요건 위반으로 간주될 여지가 있다. 병원 진단서가 존재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된다.

 

2) 재산상 피해에 대해 복구 약속을 했지만 이행하지 않은 경우는?

약속 자체로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이후 약속 불이행 시 다시 심의위원회가 소집될 수 있다. 따라서 약속 이행 기한 설정과 이행 여부 확인이 중요하다.

 

3) 학폭이 두 차례 있었다면, '지속적'으로 봐야 하는가?

반복 횟수뿐 아니라 시간 간격, 행위의 유사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단순히 ‘두 번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지속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동일한 피해자에게 반복된 경우에는 판단이 엄격해질 수 있다.

 

4) 경미한 정도는 누가 판단하는가?

피해 학생과 보호자의 의사와는 별개로, 학교 전담기구가 사안의 경중을 판단하며, 필요하다면 교육청에서도 판단에 개입할 수 있다.

 

5) 가해 학생 측이 심의를 원한다면 자체해결은 불가능한가?

법 문언상 ‘피해 학생 및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요건이므로, 가해 학생 측 의사만으로 자체해결을 거부할 수는 없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이 경우에도 조정과 논의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4. 사안별 판단은 전문가 조력이 필요하다

 

학교장 자체해결은 단순히 “경미한 일이니 끝내자”라는 합의로 이루어지는 절차가 아니다.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각 요건의 판단은 사안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특히, 피해자 측이 진단서를 제출했다가 철회하거나, 피해복구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경우 등은 분쟁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부분까지 고려해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 ‘학폭위 피하기’가 목적이라면, 요건 충족 여부부터 따져봐야 한다

 

많은 부모들이 학폭위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에 ‘자체해결’ 절차를 원하지만, 그 과정에는 명확한 법적 기준이 존재한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오히려 사건이 길어지고 불리해질 수 있다.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 학생으로 지목되었고, 학교로부터 자체해결 가능성을 안내받았다면, 해당 요건을 하나씩 체크하고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사건을 신속하고 원만하게 마무리하려면, 섣부른 합의나 대응보다 정확한 판단이 먼저다.

허소현 / 학교폭력 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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