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간죄 여부, 블랙아웃인가 패싱아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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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간죄 여부, 블랙아웃인가 패싱아웃인가 

민경철 변호사

술과 성범죄는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범죄가 바로 준강간죄입니다. 만나서 같이 술을 마시다 취한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진 후 준강간죄로 고소하는 사례는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A는 오픈 채팅을 통해 B를 알게 되었습니다. B는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며 A에게 자신이 있는 모텔 객실로 오라고 하였습니다. 만나서 함께 술을 마시자는 것이었습니다. A는 약속한 대로 알려준 객실로 들어갔습니다.

 

A는 단순히 술을 마시기 위해 모텔에 갔으나, B가 갑자기 옷을 벗었고, 결국 성관계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B는 A를 준강간죄로 고소하였습니다. A는 B의 행동이 납득되지 않았고 억울함을 호소하였습니다.

 

먼저 모텔에서 함께 술을 마시자고 제안한 것은 B였으며, A는 단순히 술을 마시러 갔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성관계를 도발한 것도 B였는데, 성관계를 가진 후에 준강간죄로 고소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러한 일이 닥치면 가장 큰 문제는 두 사람간의 일이므로 입증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피해자는 강제로 당한 것이다, 정신을 잃었을 때 당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거짓말 하는 사람에게 당해보면 알겠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거짓말을 합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반박할 수 없는 결정적인 증거, 즉 인증샷이나 녹음파일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끝까지 잡아뗍니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입니다.

 

최근 이러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렇게 해서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준강간죄가 되려면

 

준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심신상실 상태이거나 항거불능 상태였는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형법 제299조에 따르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의 사람을 간음하는 경우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술을 마신 양에 따라 사람의 상태는 변하게 됩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아질수록 판단능력과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결국 의식을 잃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술에 취했지만 판단능력과 의식이 있다면 정상적인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술을 과하게 마시면 기억이 사라지는 블랙아웃 상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블랙아웃은 폭음으로 인해 뇌가 기억 형성 과정에서 실패하여 일부 혹은 전체 기억이 소실되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블랙아웃 상태는 기억력에만 영향을 미칠 뿐 판단능력과 행위 통제능력은 유지되므로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로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겉으로 보기에는 취했지만 정상적으로 보일 수 있으며, 법적으로도 정상인입니다.

 

반면,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셔 의식상실 상태에 빠지는 것을 패싱아웃이라고 합니다. 이는 술에 곯아떨어진 상태로, 심신상실 상태에 해당합니다.

 

이보다 덜하지만 의사 형성 능력과 행위 통제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태를 항거불능 상태라고 합니다. 항거불능 상태는 패싱아웃 상태보다는 약간 나은 정도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결과적으로 준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어야 합니다. 성관계를 할 당시 상대방이 정상적으로 보였고, 특별한 이상이 없었으나 이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블랙아웃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준강간죄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성관계 직전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목격자든, CCTV든, 피의자 진술이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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