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열 황성하 대표변호사입니다.
체포와 구속. 듣기만 해도 무서운 말입니다.
많은 일반인이 체포 또는 구속되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이미 유죄판결을 받은 것처럼 여깁니다. 그 정도로 강력한 강제수사 방법입니다. 모든 피의자나 피고인이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기 전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데도 우리는 체포와 구속 앞에 한낱 힘없는 개인이 되기 십상이죠.
두렵다고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체포 구속당한 피의자와 피고인을 위해 변호사가 존재합니다.
체포와 구속의 요건, 의미, 구제방법 등을 알아보고 스스로 권리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길러보겠습니다.
● 체포? 구속?
쉽게 말해 짧은 기간 (48시간)동안 사람을 가둬두면 체포이고, 긴 기간동안 사람을 가둬두면 구속입니다.
뉴스에서 '체포영장, 현행범 체포, 긴급 체포'와 같은 말을 들어보셨을텐데, 체포의 종류입니다. 이렇게 체포한 사람을 48시간 보다 오래 가둬두고 조사할 필요가 있으면 그때 구속할지 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체포만 하고 석방할 수도, 체포 후 구속할 수도, 체포하지 않고 바로 구속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으니 내가 처한 상황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야만 그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 체포의 종류
영장에 의한 체포 / 현행범체포 / 긴급체포
체포와 구속은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사전에 법원의 허락(영장)을 받아 집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체포영장은 영장은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없이 경찰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는 경우에 발부됩니다. 체포영장은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신청하고, 검사가 법원에 청구합니다. 다만, 50만원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사건이라면 피의자가 단지 경찰의 출석요구에 의하지 않을 것 같다고 바로 체포영장이 나오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피의자에게 일정한 주거가 없는 경우에 체포영장이 나올 수 있습니다.
● 체포영장의 발부를 막기 위해서
체포영장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수사관의 출석요구에 잘 응하면 됩니다.
그런데 막상 현대인들이 살다보면 경찰이 요구하는 날짜와 시간에 맞추어 출석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간혹 대뜸 피의자에게 연락하여 당장 며칠 내 출석하라는 경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찰은 어느 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두고 출석날짜를 조율합니다. 따라서 담당 수사관에게 미리 사정을 말하며 날짜를 조율한다면 체포영장 신청까지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최소한 수사관과 연락이라도 잘 닿아야 합니다. 정해진 출석날짜를 아무 연락도 없이 자꾸 어기거나, 수사관의 연락을 회피하면 체포 영장이 발부되는 위험에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영장 없는 체포
체포영장 없이 사람을 체포하는 경우가 긴급체포와 현행범체포입니다.
긴급체포는 말 그대로 긴급해서 어쩔 수 없이 영장을 받기 전에 체포하는 경우인데, 구체적으로는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또는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는 때'에 하는 체포입니다. 경찰이 도주하여 수배되었던 피의자를 우연히 맞닥뜨린 상황을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위와 같은 경우에 언제나 긴급체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길거리에서 노상방뇨한 피의자를 우연히 만났다고 긴급하게 체포할 필요까지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긴급체포를 하는 경우는 피의자가 사형ㆍ무기 또는 장기 3년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장기 3년이상의 징역이라 함은 법으로 정해놓은 처벌의 상한선이 3년 이상인 경우를 뜻하니, 법정형이 장기 10년이하로 정해진 사기죄의 경우에는 긴급체포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떨어진 남의 지갑을 주워 꿀꺽한 점유이탈물횡령죄의 법정형은 장기 1년 이하이므로 지갑을 안 찾아줬다고 긴급체포를 당할 염려는 없는 것입니다.
경찰이 영장 없이 길가던 사람을 바로 체포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무서운 일입니다. 이런 이유로 긴급체포한 때로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거나 영장청구가 기각당한 경우에는 피의자를 즉시 석방하도록 법으로 정해놓았습니다.
현행범 체포는 범죄를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하고 난 직후의 현행범을 체포하는 경우입니다. 긴급체포와 다른 것은 그 누구라도 현행범을 체포할 수 있도록 법률에 규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체포한 후에 내 집의 창고에 가둬둘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즉시 수사기관에 인계해야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현행범 체포가 가능할까요. 우리 법은 다음과 같은 경우로 나열하고 있습니다.
범인으로 불리며 추적되고 있을 때
장물이나 범죄에 사용되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한 흉기나 그 밖의 물건을 소지하고 있을 때
신체나 의복류에 증거가 될 만한 뚜렷한 흔적이 있을 때
누구냐고 묻자 도망하려고 할 때
흉기를 들거나 피를 묻힌 채 도망하고 있거나, 도망가려고 하는 때라면 현행범 체포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면 경찰을 맞닥뜨린 피의자들이 무턱대고 도망가다가 체포를 당하는 것을 볼 수 있죠. 근거가 있는 장면입니다.
영화에서 경찰이 범인을 체포하며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으며..."라고 읊어주는 것을 보셨지요. 이른바 미란다원칙이라고 불리는데, 우리 법률에 체포할 때 피의자에게 "피의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말하고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정해져 있기 때문이고, 체포 당시나 체포한 직후 이를 고지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만약 이를 고지하지 않은 체포라면 위법한 체포가 되어 법원에게 석방해달라는 뜻의 체포적부심을 청구할 수도 있고, 이렇게 체포된 채로 행한 진술이 유죄의 증거가 될 수도 없습니다.
체포기간과 체포적부심사청구
위와 같이 체포한 피의자를 계속 구속하려면, 검사는 즉시 (현실적으로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법원에 영장을 청구해야 합니다.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즉시 석방해야 합니다.
체포가 위법하거나 부당한 경우에는 법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피의자가 직접 할 수도 있고, 변호인, 가족, 동거인, 고용주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청구가 있으면 법원은 심문기일(피의자를 불러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재판의 과정)을 지정하도록 되어있고, 심문을 마친 후 24시간 이내 석방을 결정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체포적부심사는 비법률전문가도 청구할 수 있으나, 체포가 위법하거나 부당함을 다투기 위해서는 법률가(변호사)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법률에 정해진 각 체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이 주된 변론의 방법이 됩니다. 수사기관의 위법·부당한 체포를 당하신 분들, 당당히 자신의 권리를 지켜내시기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는, 구속에 관하여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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