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 사건 등 건설 관련 소송 사건을 대리할 때, 대부분의 경우 감정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러한 감정절차를 통해서 공사대금 채권의 발생 여부 및 그 채권의 범위에 대한 입증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건설 관련 소송에서의 감정절차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그런데 이러한 중요한 감정절차에 대하여 소송의 당사자(원고 및 피고) 뿐만 아니라 그들을 대리하는 대리인(변호사) 조차도 ‘법원 감정절차는 어차피 법원감정인이 알아서 잘 해주는 것 아니냐’라는 태도를 가지고 감정절차에 무성의하게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이 감정절차가 건설 관련 소송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므로, 다음과 같이 감정절차에 대비하여야 한다.
첫 번째로, 감정신청시 감정의 목적(입증취지), 감정사항(질의)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하고, 감정에 관한 기준을 정확히 제시하여야 한다. 그리고 감정신청서 제출시 감정에 필요한 모든 자료(계약서, 내역서, 시방서, 현장설명서, 설계도서, 사진, 수발신 공문 등등)를 정리하여 제출하여야 한다.
감정신청의 목적은 사실 감정인을 통해 당사자가 듣고자 하는 내용의 감정보고서를 받는 것이다. 그렇다면 본인이 듣고 싶은 답을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질문을 감정인에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끔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중립적으로 질문을 하여 당초 원치않았던 방향의 감정보고서를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감정신청서에 감정자료를 충분히 첨부하지 않아 재판부에 의하여 감정신청 자체가 기각되거나, 감정신청은 인용되었으나, 감정인이 부득이 제한적인 감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두 번째로, 감정인 선정 단계에서 신중히 감정인을 정해야 한다. 법원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도권 법원에서는 감정신청이 있게 되면, 감정인 후보카드(감정인 경력, 보유자격증, 예상감정료)를 3장을 주고, 당사자가 감정인 선정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게 한다(보통은 감정을 신청한 측의 의견에 따라 감정인을 선정한다). 이때 예상감정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감정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물론 예상감정료도 중요하지만, 감정인 후보자의 경력 및 보유자격증에 대한 검토도 충분히 거쳐야 한다. 특히 감정인 후보 보유자격증이 해당 사건의 감정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 부정확한 감정보고서가 나올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세 번째로, 감정기일에 쌍방간 다툼이 있는 감정기준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필요하다. 감정절차는 그 기준(산정시점, 적용단가, 적용 도면 등등)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 결과가 매우 다를 수 있다. 따라서 감정기일에 쌍방간 그 기준에 다툼이 있다면 정리가 필요하고, 다툼이 정리가 안된다고 한다면, 쌍방의 의견을 각 적용한 각 감정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간혹 이 중요한 감정기일에 상대방 주장을 별다른 이의없이 수용하는 대리인을 보기도 하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것이 아닐 수 없다.
네 번째로, 감정을 위한 회의 및 현장조사를 통해 감정인이 구체적인 정보를 최대한 확보하여 정확한 감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감정인에게 사건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하는데 있어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하고, 감정인의 요청사항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위 회의 및 현장조사에 보통은 당사자들이 직접(대리인 동행) 참석하는데, 아무래도 당사자들이 참석을 하다보면, 위 회의 및 현장조사는 감정을 위한 자리라기 보다 당사자들의 싸움의 장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싸움은 객관적 감정결과 도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정인이 위와 같은 회의 및 현장조사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감정의 목적 및 감정사항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한 것으로, 주로 양당사자들에 대한 질의를 통해 실제 현상을 더욱 구체화하여 정확한 정보를 얻는다. 그런데 이러한 중요한 과정에서 감정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그 니즈(needs)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싸움만 한다면, 결코 좋은 감정결과를 받아 보기 어려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감정결과가 도출된 후 감정보고서를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경우에 감정보고서가 제출되면, 감정보고서를 단순히 원용하여 소송을 끝내려고 한다. 그러나 감정인이 도출한 감정결과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잘못된 기준을 적용하여 감정결과를 도출하거나, 재판부에서 결정할 사항을 본인이 결정하여 감정절차에 적용하거나, 현장조사를 하지 않는 등 감정절차에 게을리하거나, 감정절차를 하도급 주는 등 법을 위반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여 비판적으로 감정보고서를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감정절차에서의 대응이 그 사건의 판결을 바꾼다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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