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입장에서 신규 공사를 수주하는 것은 영업에 성공한 것이고, 매출에 기여하는 행위이다 보니, 수급인의 입장에서든 하수급인의 입장에서든 건설공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건설공사 (하)도급계약을 체결할 당시만 해도 각 건설주체(도급인, 수급인, 하수급인)는 이번 공사를 잘해보자며 서로 격려도 하고, 공사완성시까지 서로의 편의를 봐주겠다며 추상적인 약속도 하면서 각자가 원하는 목표를 꿈꾼다. 즉, 도급인의 입장에서는 적기에 공사대금 변동없이 설계에 따라 완성된 공사 목적물을 인도받기를 기대하고, (하)수급인의 입장에서는 공사내용이 변경되더라도 증가된 공사대금을 보전받으면서 최대한의 이윤을 남기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도급인과 (하)수급인이 꿈꾸는 각자의 목표가 이렇듯 다르다보니, 도급계약 체결 당시 각 건설주체들의 좋았던 사이에는 금세 금이 가기 시작하고, 급기야 건설공사 (하)도급계약이 중도에 해제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유독 다른 유형의 계약에 비하여 (하)도급계약이 해제되는 사례가 많은 까닭은 첫 번째로, 민법이 도급인에게 공사 완성 전 자유로운 해제권을 보장하기 때문일 것이고, 두 번째로, 어차피 해제의 소급효가 제한되는 건설공사 (하)도급계약에 있어서 건설주체간 당장에 해소하기 어려운 법적분쟁이 발생할 경우, 빠르게 계약을 합의해제하여 도급인의 입장에서는 적기에 공사를 완성하는 한편, (하)수급인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공사수주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각자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건설공사의 (하)도급의 해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므로, 수급인과 하수급인은 다음과 같은 주의할 점이 있다.
첫 번째로, 도급인의 자유로운 공사 완성 전 해제권과 관련하여, 수급인은 도급인의 임의적 해제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수급인은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 및 범위에 관한 입증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때 수급인이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의 범위는 건설공사 (하)도급계약이 해제되지 않았더라면 발생하였을 공사이윤 및 공사를 위해 임차한 장비사용료, 구매한 자재비용 등이 될 것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공사이윤이 될 것인데, 이러한 공사이윤은 건설공사 (하)도급계약 체결시 견적서 또는 내역서에 기재된 것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그런데 문제는 간혹 (하)수급인의 견적서 또는 내역서에 이러한 공사이윤 기재가 누락된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공사이윤에 관한 입증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건설공사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에 반드시 계약 부속 서류에 공사이윤을 기재하여 그 내용이 계약내용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 민법은 도급인의 자유로운 해제권을 보장하고 있으나, 하도급법은 수급인이 하수급인과 체결한 하도급계약의 자유로운 해제권을 제한하고 있고, 만약 수급인이 법적 요건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하도급계약을 해제할 경우, 이를 부당위탁취소로 보아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게 한다. 따라서 하도급계약의 경우, 수급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계약해제가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법적검토를 선행하여야 하고, 하수급인 입장에서는 수급인의 계약해제가 부당위탁취소에 해당한다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한편, 별도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두 번째로, 합의해제의 경우, 정확한 합의해제약정서류 및 정산합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러한 합의해제 서류등이 반드시 포함해야 할 내용은 ① 계약의 해제가 합의해제인지 일방의 채무불이행에 의한 해제인지 여부에 관한 정확한 문언(일방은 합의해제라고 생각하고, 현장에서 철수하였는데, 상대방은 채무불이행 해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이행보증금 청구 등 법적조치를 하는 경우를 대비), ② 기시공 부분의 범위(정산합의금 산정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됨), ③ 합의해제시 정산해야 할 공사항목 및 항목별 각 금액(정산에 포함되지 않은 항목의 경우, 향후 청구가 가능), ④ 당사자간 당장에 정산하지 않은 항목에 관한 향후 정산 계획(합의해제가 시급하여 일단 정산전 합의해제부터 한 경우, 정산하지 않은 항목이 있을 것이므로, 이러한 항목 정산에 대한 구체적인 정산계획), ⑤ 기시공 부분에 발생한 하자에 대한 청구 포기 또는 향후 책임 추궁 여부(시공사의 입장에서는 합의해제로 인하여 하자보수책임이 당연히 면제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음), ⑥ 위에서 정한 정산합의의 이행에 관한 변제기, 지연이자(계약의 중요한 내용이므로, 반드시 검토해야 함) 등이다.
계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간에 약속을 지켜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건설공사 (하)도급계약은 성격상 부득이 해제되는 경우가 많다. 계약체결시부터 계약해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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