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스타트업 회사의 등기이사이자 창업자인 진정인이 본인을 근로자라고 주장하며 회사 대표이사(의뢰인)를 퇴직금 미지급으로 진정하였으나, 혐의없음 결정을 받은 사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등기이사, 미등기 이사의 근로자성 문제로 고민중인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사건 경위
의뢰인은 진정인을 포함한 4명의 멤버와 함께 2020. 경 스타트업 회사를 창업하였고, 자본금 5천만원(1만주)을 출자하면서 대표이사로 등기하였습니다. 진정인은 프로그래밍 전문가였기에 서버개발 직무를 맡았는데, 4명의 초창기 멤버는 사내이사로 등기되었습니다.
그런데 창업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근로자 고용기록이 필요하였고, 의뢰인을 제외한 4명의 멤버는 형식적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사임등기를 경료하였습니다. 이후 의뢰인은 공동창업자이자 이사인 4인에게 주식을 증여하였고, 이후 추가로 1만주를 증자하면서 이사들은 주식을 추가로 배정받았습니다.
2022. 중순부터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의뢰인은 물론 이사 4인도 보수를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진정인은 퇴사하겠다고 하면서, 본인이 주식대금으로 납입한 돈을 돌려달라고 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진정인과 주식 증여계약서를 작성한 후 그로부터 주식을 회수하였고, 주식 대금을 주는 대신 의뢰인 명의의 소비대차 공정증서를 작성해 주었습니다.
모든 관계가 마무리된 줄 알았는데 진정인은 돌연 본인이 근로자라고 주장하며 회사를 상대로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였고, 의뢰인이 이를 거부하자 노동청에 회사를 근로기준법·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 위반으로 진정 하였습니다.

사건의 쟁점
본 사건의 쟁점은 '등기이사가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에 해당하는가' 여부입니다.
https://www.lawtalk.co.kr/posts/103867
이 사건에서 저는 아래와 같은 점을 통해 진정인이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기업창업자·주주의 지위
진정인이 단순한 근로자가 아니라 회사의 주요 주주이자 경영진이었다는 점을 다양한 증거를 통해 입증했습니다.
진정인은 회사 설립 이전부터 다른 창업자 및 대표이사인 의뢰인들과 함께 카카오톡 방을 개설하고 창업에 대해 논의했으며, 회사 설립 전부터 출근하여 업무를 보았습니다.
진정인은 14% 정도의 주식을 가진 주요 주주였으며, 이후 회사 증자에 참여하여 개인적으로 5,000만원을 출자하기도 했습니다.
진정인은 투자자 및 정부기관 등에 제출하는 제안서에 스스로를 공동창업자로 소개하였으며, CIO(정보관리 총괄책임자)라는 직위가 적힌 명함을 사용하였습니다.
진정인은 다른 창업자들과 공동으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업무의 자율성
근로자성 판단의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업무수행에 있어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았는지 여부입니다.
진정인은 정보개발부서의 총괄책임자(CIO)로 서버개발 및 관리에 관한 전권을 가지고 있었고, 누군가로부터 지시를 받을 위치가 아니었습니다.
진정인이 담당하고 있는 분야는 컴퓨터 공학 지식이 필요한 전문분야였기 때문에, 그의 업무 진행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시할 수도 없었습니다.
진정인은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출퇴근하였고, 근무시간에 구속되지 않았습니다.
진정인은 휴가 및 연차도 본인이 원하는 만큼 사용하였습니다.

이익공유와 리스크 부담
근로자성 판단에 있어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진정인은 회사의 창업자 겸 주주로서 초기 의뢰인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았을 뿐 아니라, 주식 증자를 위해 본인의 돈 5,000만원을 납입하였습니다. 단순한 근로자라면 스타트업에 불과한 회사에 거액을 투자하여 경영상 위험을 분담할 이유가 없습니다.
진정인은 회사를 퇴사할 때도 퇴직금 지급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반환하고, 주식 납입대금을 반환받는 방법으로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이는 근로관계의 종료라기 보다는 동업관계의 청산에 가깝습니다.
채무불이행의 고의 부존재
대법원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이 사건의 경우
공동창업자들은 물론 회사 직원들도 진정인을 주요 경영진이자 회사의 소유자로 인식하고 있었고,
진정인이 퇴사할 때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표이사인 의뢰인이 진정인을 근로자로 인식하여 그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기란 어려웠습니다.

무혐의 결정
노동부 근로감독관은 저의 주장을 받아들여 회사와 의뢰인에 대해 진정종결(무혐의) 결정을 하였습니다.

등기이사의 근로자성 문제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종종 발생하는 분쟁입니다. 법원이 근로자성 범위를 넓혀가는 추세이므로, 분쟁에 엮이지 않기 위해서는 사전에 등기이사의 지위와 업무, 보수규정을 명확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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