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동우 변호사입니다.
우리나라는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검사는 범죄 혐의가 충분하고 소송 조건이 갖추어진 경우에도, 개별 사안의 구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사항을 참작해 불기소 처분을 내릴 재량을 가집니다. 그러나 기소가 반드시 필요한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기소 처분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기소편의주의의 법리에 반하는 부당한 조치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당한 처분을 시정하기 위한 장치로서 우리 형사소송법은 재정신청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이제 재정신청 제도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재정신청
가. 신청권자
신청권자는 고소권자로서 고소를 한 자 또는 고발인이다(법 260조 1항 본문). 재정신청은 대리인에 의하여 할 수도 있으며 공동신청권자 중의 1인의 신청은 그 전원을 위하여 효력이 있다(법 264조 1항).
고소인은 대상범죄에 제한 없이 모든 고소인이 재정신청을 할 수 있으며, 고발인은 형법 제123조(직권남용), 제124조(불법체포•감금), 제125조(폭행•가혹행위), 제126조(피의사실공표, 다만 피공표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재정신청을 할 수 없다)의 죄에 대하여 고발을 한 자 또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공직선거법」,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헌정질서 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 례법」 등의 특별법에서 재정신청 대상으로 규정한 죄의 경우에 한하여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
고소권자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223조 이하에서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범죄로 인한 피해자가 고소권자로 되나, 이때 피해자는 당해 범죄의 보호법익의 주체에 한정하지 않고 범죄의 수단이나 행위의 상대방이 된 자도 포함하는 의미라고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이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의 결정례가 참고될 수 있는데, 헌법재판소는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인적격과 관련하여, 원칙적으로 헌법 제27조 제5항이 보장하는 재판 절차진술권의 주체인 형사피해자에 한하되, 문제된 범죄행위로 말미암마 법률상 불이익을 받게 되는 자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헌법재판소 2002. 10. 31. 선고 2002헌마453 결정).
이에 따라 위증죄나 위증교사죄에서 위증으로 인하며 불이익한 재판을 받게 되는 사건 당사자, 무고죄의 피무고인, 사문서위조•변조 및 동행사죄에서 문서의 명의자 등은 ‘법률상 불이익을 받게 되는 자’로서 재정신청권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일반적인 실무이다.
나. 신청의 대상
재정신청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을 한 경우에 인정되는데(법 260조 1항 본문), 여기에서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에는 범죄혐의가 없다거나 법리상 죄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하는 경우만이 아니라 범죄혐의를 인정하면서 기소유예처분을 하는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1988. 1. 29. 자 86모58 결정).
또한 불기소처분에서 고소사실 또는 이에 관한 판단이 누락된 경우 별도의 기소중지 등 명시적인 결정이 없는 이상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을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불기소처분에서 누락된 고소사실은 재정신청의 대상이 된다.
한편 검찰사건사무규칙은 기소중지•참고인중지를 불기소처분이 아닌 것으로 분류하고 있어 재정신청 대상이 되는지가 문제 되는데, 기소 중지•참고인중지가 종국적으로 공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피의자 또는 참고인의 발견시까지 공소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결정으로 보아야하고,
형사소송법상의 요건인 ‘검사로부터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통지를 받은 때’를 종국적으로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없기 때문에, 실무는 기소중지•참고인 중지에 대한 재정신청도 허용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진정사건에 대하여 내사를 한 후 내사종결처리한 경우, 위 내사종결처리는 고소 또는 고발사건에 대한 불기손처분이라고 볼 수 없어 재정신청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1. 11. 5. 자 91모68 결정, 대법원 2005. 2. 1. 자 2004모542 결정).
또한 공소 취소의 경우 실질적으로 불기소처분과 동일한 결과를 낳는다고 하더라도 공소취소에 대한 재정신청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다만 법원이 재정신청 대상 사건이 아님에도 이를 간과한 채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공소제기결정을 하였더라도, 그에 따른 공소가 제기되어 본안사건의 절차가 개시된 후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본안사건에서 위와 같은 잘못을 다틀 수 없다(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7도13465 판결).
신청절차
(1) 검찰항고전치주의
재정신청권자는 검사로부터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통지를 받은 때에는 그 검사 소속의 지방검찰청 소재지를 관할하는 고등법원에 그 당부에 관한 재정을 신청할 수 있는데(법 260조 1항), 이러한 재정신청을 하려면 검찰청법 제10조에 따른 항고를 거쳐야 한다(같은 조 2항 본문).
이는 재정신청의 대상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신청남용의 폐단을 줄이고, 재정신청 제도의 효율성을 도모하며, 검사에게 자체 시정의 기회를 갖도록 하기 위함이다.
다만 아래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검찰항고전치주의의 예외를 인정하여 곧 바로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같은 조 2항 단서).
① 항고 이후 재기수사가 이루어진 다음에 다시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통지를 받은 경우
② 항고 신청 후 항고에 대한 처분이 행하여지지 아니하고 3개월이 경과한 경우
③ 검사가 공소시효 만료일 30일 전까지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경우
이 가운데 ②항의 예외는 항고심사 지연으로 인한 고소인의 불이익을 방지하는 한편 피고소인의 지위가 장기간 불안정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2) 재정신청의 방식
재정신청을 하려는 자는 항고기각 결정을 통지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지방검찰청 검사장 또는 지청장에게 재정신청서를 제출하며야 한다.
다만 위 ⑴의 항고전치주의의 예 외사유 중 ① 또는 ②에 해당하여 항고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는 경우에는 그 시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위 기간을 기산하고,위 ③의 예외사유, 즉 검사가 공소시효 만료일 30일 전까지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공소시효 만료일 전날까지 재정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법 260조 3항).
재정신청의 효력은 지방검찰청 또는 지청에 접수되었을 때 발생한다. 그런데 재정신청서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에 제344조 제1항과 같은 특례규정이 없으므로, 설령 구금중인 고소인이 재정신청서를 그 기간 안에 교도소장 또는 그 직무를 대리하는 사람에게 제출하였다 하더라도
재정신청서가 위의 기간 안에 불기소처분을 한 검사가 소속한 지방검찰청의 검사장 또는 지청장에게 도달하지 아니한 이상 이를 적법한 재정신청서의 제출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12. 14. 자 98모127 결정).
재정신청서에는 재정신청의 대상이 되는 사건의 범죄사실 및 증거 등 재정신청을 이유 있게 하는 사유를 기재하여야 한다(법 260조 4항).
이는 재정신청사건에서 법원의 심판 범위를 정함과 더불어 신청의 근거를 명시하게 함으로써 재정신청의 남발을 방지하려는 데 있다(대법원 2002. 2. 25. 자 2000모229 결정).
실무상 신청의 근거를 어느 정도까지 밝혀야 기재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볼 것인지가 문제되는데, 판례는 재정신청서에 검사가 공 소시효만료일 전 10일이 되기까지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만이 기재되었을 뿐 범죄사실 및 증거 등이 전혀 표시되지 않은 경우에는
재정신청서의 기재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고 있으므로(대법원 2002. 2. 23. 자 2000모216 결정), 재정신청서에 단순히 ‘불기소처분이 부당하다.’ 라는 정도의 기재만 있는 경우에는 재정신청서의 기재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실무상 재정신청서에 신청이유 등을 추후 제출하겠다고만 기재하고 이후 재정신청이유서 등을 따로 제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재정신청기간이 경과하면 재정신청권은 소멸하고, 기간 경과 후의 재정신청은 부적법 하므로, 재정신청기간을 경과하여 재정신청에 관한 사유를 기재한 서면의 제출로는 이미 제출한 재정신청서의 하자를 추완하지 못한다(위 2000모216 결정).
다만 법원이 재정신청서에 재정신청을 이유 있게 하는 사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음에도 이를 간과한 채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 제2호 소정의 공소제기결정을 한 관계로 그에 따른 공소가 제기되어 본안사건의 절차가 개시된 후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제 그 본안사건에서 위와 같은 잘못을 다를 수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9도224 판결).
(3) 관할법원
재정신청사건의 관할법원은 불기소처분을 한 검사 소속의 지방검찰청 소재지를 관할하는 고등법원이다(법 260조 1항).
고등법원에는 합의부만을 둘 수 있으므로 결국 ‘고등법원 합의부’ 가 재정신청사건을 심리하게 된다. 또한 고등법원 합의부는 재정신청사건을 심판하는 데 필요한 경우 사실을 조사할 수 있고,
사실조사를 합의부원에게 명하거나 다른 지방법원 판사에게 촉탁할 수 있으므로(법 37조 3항, 4항), 이 경우 수명법관, 수탁판사는 재정법원의 재판장과 동일한 권한이 있다고 해석된다.
한편 재정신청사건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17조 내지 제25조에서 정한 제척•기피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는지가 문제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17조 및 제18조의 규정은 재판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므로, 위 규정 중 피의자 또는 피해자와 일정한 관계에 있는 것을 전제로 하는 부분이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법관이 수사단계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발부한 경우는 형사소송법 제17조 제7호 소정의 “법관이 사건에 관하여 전심재판 또는 그 기초되는 조사, 심리에 관여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89. 9. 12. 선고 89도612 판결).
또한 증거보전절차나 공소제기 전 증인신문절차(법 221조의2 제1항)에 관여한 법관이라고 하더라도 재정신청사건에 관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71. 7. 6. 선고 71도974 판결 참조).
그리고 고소사실 중 검사가 불기 소한 부분에 대한 재정신청사건에 관여하여 이를 기각한 법관들이 그 고소사실 중 공소가 제기된 사건의 항소심에서 재판장과 주심판사로 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형사소송법 제17조 제7호 소정의 “법관이 사건에 관하여 전심재판 또는 그 기초되는 조사, 심리에 관여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도10316 판결).
(4) 지방검찰청 검사장 등의 처리
재정신청서를 제출받은 지방검찰청검사장 또는 지청장은 재정신청서를 제출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재정신청서•의견서•수사 관계 서류 및 증거물을 관할 고등검찰청을 경유하여 관할 고등법원에 송부하여야 한다.
다만 형사소송법 제260조 제2항 단서 각 호의 사유, 즉 항고전치주의의 예외사유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지방검찰청검사장 또는 지청장은, 신청이 이유 있는 것으로 인정하는 때에는 즉시 공소를 제기하고 그 취지를 관할 고등법원과 재정신청인에게 통지하며, 신청이 이유 없는 것으로 인정하는 때에는 30일 이내에 관할 고등법원에 송부한다(법 261조).
(5) 피의자 및 재정신청인에 대한 통지
법원은 재정신청서를 송부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피의자뿐만 아니라 재정신청인에게도 그 사유를 통지하여야 한다(법 262조 1항, 규칙 120조).
다만 법원이 재정신청서를 송부받았음에도 송부받은 날부터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에서 정한 기간 안에 피의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지 아니한 채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 제2호에서 정한 공소제기결정을 하였더라도,
그에 따른 공소가 제기되어 본안사건의 절차가 개시된 후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본안사건에서 위와 같은 잘못을 다툴 수 없다(대법원 2017. 3. 9. 선고 2013도16162 판결).
라. 신청의 취소
(1) 재정신청인은 재정결정이 있을 때까지 관할 고등법원에 서면으로 그 신청을 취소할 수 있으며, 다만 그 기록이 관할 고등법원에 송부되기 전에는 그 기록이 있는 검찰청 검사장 또는 지청장에게 하여야 한다(법 264조 2항 전문, 규칙 121조 1항).
심리 중에 재정신청취소서를 제출받은 고등법원의 법원사무관 등은 즉시 관할 고등검 찰청검사장 및 피의자에게 그 사유를 통지하여야 한다(규칙 121조 2항).
기록이 관할 고등법원에 송부되기 전에는 재정신청취소서 자체가 법원에 제출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때에는 법원에서 통지할 필요가 없다.
기록이 관할 고등법원에 송부된 후에 검찰청에 취소서가 제출된 경우에는 검사는 곧바로 이를 고등법원에 송부하여야 하고, 반대로 기록이 고등법원에 송부되기 전에 고등법원에 취소서가 제출된 경우에는 법원은 이를 검찰청에 송부하여야 한다. 어느 경우이건 취소의 효력은 취소서를 제출한 때에 발생한다고 본다.
(2) 재정신청을 취소한 자는 다시 재정신청을 할 수 없으나(법 264조 2항 후문), 위 신청의 취소는 다른 공동신청권자에게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같은 조 3항). 따라서 동일 사건 에 관하여 여러 명의 고소, 고발인 중 1명이 재정신청을 하였다가 이를 취소한 경우에도 다른 고소, 고발인은 이에 구애받지 않고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
재정신청의 효력
형사소송법 제260조에 따른 재정신청이 있으면 형사소송법 제262조에 따른 재정결정이 확정될 때까지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되고(법 262조의4 제1항),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 제2호의 공소제기결정이 있는 때에는 공소시효에 관하여 그 결정이 있는 날에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본다(같은 조 2항).
고소인 또는 고발인이 수인인 경우에 공동신청권자 중 1인의 신청은 그 전원을 위하여 효력을 발생한다(법 264조 1항).
검찰청법 제10조 제3항은 재항고를 할 수 있는 자의 범위에서 ‘형사소송법 제260조에 따라 재정신청을 할 수 있는 자’를 제외하고 있으므로 재정신청을 할 수 있는 자는 검찰청 법상의 재항고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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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신청의 효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