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동우 변호사입니다.
재판에서 중요한 것은 증거입니다. 아무리 말로만 주장해봤자 상대방은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판부에서도 증거로 판단합니다. 특히 형사재판에서의 증거는 민사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법정에서 증거는 어떻게 조사되고 제출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증거조사는 무엇인가요?
좁은 의미의 증거조사는 법원이 사건에 관한 사실인정과 양형에 관한 심증을 얻기 위하여 각종의 증거방법을 조사하며 그 내용을 감지(感知)하는 소송행위를 의미한다. 즉 각종 증거방법(조사대상이 되는 유형물 또는 사람)으로부터 법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증거자료(사실인정의 근거가 되는 내용, 문서의 내용, 증언 등)를 탐지하는 것을 말한다. 넓은 의미의 증거조사는 좁은 의미와 증거조사 외에 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송행위, 즉 증거신청, 증거결정, 이의신청 등 관련된 절차 전체를 포함한다.
한편 피고인이 아닌 자가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조서의 진정성립을 부인하는 경우 그 성립의 진정을 증명하기 위한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의 제출이 허용되고 있고(법 312조 4항),기억의 환기를 위한 영상녹화물의 재생 조사제도(법 318조의2 제2항)가 도입되어 있는데, 이러한 조사도 넓은 의미의 증거조사에 포함된다.
증거조사는 공판기일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제1회 공판기일 전이라도 형사소송법 제184조에 의하여 검사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검증, 증인신문 또는 감정을 신청할 수 있고,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에 의하며 검사는 증인신문을 청구할 수 있으며, 형사소송법 제273조에 의하여 검사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공판기일 전 증인신문, 검증, 감정 또는 번역을 신청할 수 있다. 공판준비기일에서 예컨대 진술의 임의성이나 조서의 진정성립 증명을 위한 영상녹화물의 조사와 같이 해당 증거의 채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필요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견해의 대립이 있다.
공판기일에서의 증거조사는 피고인에 대한 인정신문,검사와 피고인의 모두진술과 재판 439장의 쟁점정리 및 검사•변호인의 증거관계에 대한 진술이 끝난 후에 실시한다(법 290조). 한편 피고인신문은 증거조사를 마친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이다(법 296조의2 제1항). 증거조사는 대상인 증거방법을 공판기일 법정에 현출(제출 또는 출석)시켜 법원이 직접 시행한다. 예외적으로 공판기일 외에서 증거방법을 조사하며 공판정에 제출이 가능한 다른 증거방법으로 전환한 후(예컨대 공판기일 외에서 현장검증을 하여 검증조서를 작성하거나 중병을 앓고 있는 증인을 그 소재지에서 신문하여 증인신문조서를 작성하는 것), 그 전환된 증거방법을 공판기일에 현출시켜 증거조사를 하는 것(위와 같은 예에서 그 조서 등을 서증
으로 조사하는 것)도 허용된다(법 291조, 272조, 273조).
넓은 의미의 증거조사에 포함되는 증거신청이나 증거결정 등도 공판기일에서 행하여지는 것이 통상미겠지만, 공판준비절차에서 증거신청과 채부가 결정되는 경우 새로운 증거의 신청에 대해서는 제한이 있다. 즉 공판기일에서 당사자들에게 증거신청 등에 관하여 다시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겠지만, 새로운 증거의 신청은 소송을 현저히 지연시키지 아니하거나 중대한 과실 없이 공판준비절차에서 제출하지 못하는 등 부득이한 사유를 소명한 때에만 가능하다{법 266조의 13).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고의로 증거를 뒤늦게 신청함으로써 공판의 완결을 지연하는 것으로 인정할 때에는 직권 또는 상대방의 신청에 따라 결정으로 이를 각하할 수 있다(법 294조 2항).
공판중심주의의 적용
형사소송법은 형사사건의 실체에 대한 유죄•무죄의 심증형성은 법정에서의 심리에 의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을 수 있고, 증명 대상이 되는 사실과 가장 가까운 원본 증거를 재판의 기초로 삼아야 하며,원본 증거의 대체물 사용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실질적 직접 심리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법관이 법정에서 직접 원본 증거를 조사하는 방법을 통하여 사건에 대한 신선하고 정확한 심증을 형성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원본 증거에 관한 직접적인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공정한 재판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형사소송절차를 주재하는 법원으로서는 형사소송절차의 진행 • 심리과정에서 법정을 중심으로, 특히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조사가 이루어지는 원칙적인 절차인 제1심의 법정에서 위와 같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이 충분하고도 완벽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대법원 2019. 7. 24. 선고 2018도17748 판결).
요컨대 공판중심주의 하에서 증거조사는 형사심리절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법원의 심증형성은 법정에서 직접 증거조사를 통하여 이루어져야 하고, 정확한 심증형성을 위해서는 심증형성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가급적 단절되지 않고 연속될 것이 요청되는데, 여기서 선택과 집중의 원리가 강조된다. 또 법정에서 적정한 시간 내에 사건의 핵심과 전체적인 상황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증명이 필요한 쟁점을 정리하여 쟁점에 집중된 신속하고 효율적인 주장과 증명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증거조사 준비 방법
검사가 공판정에서 적극적인 공소유지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건의 내용과 쟁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할 분만 아니라, 유죄 증명을 위한 계획을 사전에 수립할 필요가 있다. 검사가 별다른 증명계획 없이 공판진행의 흐름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소송의 지연사유가 되고, 결과적으로 실체적 진실 발견 및 피고인의 적절한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판장으로서도 공판기일에서 검사의 적극적인 역할 수행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검사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기일 또는 공판준비절차에서 현장부재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등 법률상•사실상의 주장을 한 때에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서류 등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요구할 수 있다(법 266조의11 제1항).
재판장은 증거조시를 하기에 앞서 변호인으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입증계획을 진술하게 할 수 있다(법 287조 2항 본문). 다만 증거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자료에 의해 법원의 심증이 형성되어서는 안 되므로, 증거로 신청할 의사가 없는 자료에 기초하여 법원에 사건에 대한 예단 또는 편견을 발생하게 할 염려가 있는 사항은 진술할 수 없다(법 287조 2항단서). 변호인이 없는 피고인의 경우 재판장이 형사소송법 제287조 제2항에 따라 입증계획에 대한 진술을 하게 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필요한 경우 스스로 이익 되는 진술을 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피고인의 방어권을 충실히 보장하고 신속한 재판의 진행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하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공소제기 후 검사가 보관하고 있는 서류나 물건에 대하여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신청할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증거조사 순서
증거조시는 원칙적으로 검사가 신청한 증거를 먼저 조사한 후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신청한 증거를 조사81•고,법원은 검사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신청한 증거에 대한 조사가 끝난 후에 직권으로 결정한 증거를 조사?!•다. 다만 법원은 직권이나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신청에 따라 증거조사의 순서를 변경할 수 있다(법 291조의2).
증거신청의 순서는 검사가 이를 먼저 한 다음에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하도록 하고 있다(규칙 133조). 한편 형사소송법 제312조 및 제313조에 따라 증거로 할 수 있는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 또는 서류가 피고인의 자백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경우에는 범죄사실에 관한 다른 증거를 조사한 후에 이를 조사하여야 한다(규칙 135조).
증거조사 대상은?
법규나 경험칙, 공지의 사실 등 특별히 증명이 필요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해 사건의 실체법적 사실이든 절차법적 사실이든 증거에 의한 증명이 필요하다. 당사자 사이에 사실관계에 다툼이 없다거나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자백하고 있더라도 이것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
증거조사의 필요성에 대한 판단은 개별사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증거조사는 요증사실의 존부를 추인할 수 있는 개연성, 즉 관련성이 있어야 실시하고, 관련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증명된 사실인 경우에는 증거조사를 할 필요성이 없다. 증거조사의 실시가능성 등도 그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증거신청의 채택 여부는 법원의 재량으로서 법원이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이를 조사하지 아니할 수 있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도3282 판결). 다만 법원은 당사자의 증거신청에 대하여 필요성 유무를 잘 판단하여 채택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며야 하고, 증거채부 결정권한에 내재하는 재량의 한계를 넘어서지 않도록 유념하여야 한다. 실체를 규명하는 데에 가장 직접적이고 핵심적인 증거는, 법정에서 증거조사를 하기 곤란하거나 부적절한 경우 또는 다른 증거에 비추어 굳이 추가 증거조사를 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를 채택하여 거기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증거조사를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5도12742 판결).
증거조사의 목적은 일차적으로 사건의 실체에 관하여 법원이 심증을 얻고자 하는 데에 있지만, 그와 아울러 법원 이외의 소송주체인 검사나 피고인에게 증거의 내용을 알게 함으로써 공격.방어의 기회를 제공하는 기능도 담당하는 것이다.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나 당사자에 대한 공격 •방어 기회의 보장을 위해서는 적정한 증거조사가 요청되므로, 법률은 이를 위하여 증거조사에 사용할 수 있는 증거의 자격과 그 조사방식을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
특히 형사절차는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제재방법 가운데 가장 강력한 형태인 형벌을 실현하는 절차이므로, 그만큼 피고인 보호의 필요성이 크다. 이 때문에 형사절차에서 증거재판주의는 당해 사건을 구성하는 사실이 법률이 자격을 인정한 증거(증거능력이 있는 증거)에 의하여 법률이 규정한 증거조사방법에 따라 증명되는 경우에 한하여 피고인을 처벌할 수 있다는 특수한 규범적 •실정법적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원칙을 ‘엄격한 증명의 법리’라고도 부른다.
위와 같이 법률상 증거능력이 있고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에 의한 증명을 ‘엄격한 증명’이라고 함에 대하여,증거조사의 방법이나 증거능력의 제한을 받지 않는 증거에 의한 증명을 ‘자유로운 증명’ 이라고 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도404 판결 참조). 자유로운 증명의 경우에는 그 증거가 증거능력이 있을 필요가 없고 법률이 규정한 방법에 의한 증거조사를 거칠 필요도 없으며, 구체적으로는 법원의 재량에 의하여 필요성이 있는 증거에 대하여 상당한 방법으로 조사하면 족하다. 다만 자유로운 증명의 영역을 함부로 넓히게 되면 증거재판주의가 훼손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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