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건개요
의뢰인은 인력공급업체 A사 소속 근로자로 식자재를 만드는 B사에 파견되어 생산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냉동식자재를 종류별로 분류하는 일을 하였는데, B회사 공장은 물량이 매우 많아 숨쉴 새도 없이 근무하였습니다.
어느날 B회사의 관리자는 의뢰인을 '핫니더기'라는 식자재 혼합기 앞으로 데려가 냉동식품의 포장을 제거하고 핫니더기에 투입하라고 하였습니다. 의뢰인은 핫니더기를 처음 사용하여 보았기에 작동방식을 몰랐고, 관리자는 먼저 핫니더기를 작동시킨 상태에서 냉동식품을 투입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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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니더기 사진
관리자는 물량이 많다며 빠른 작업을 독촉하였고, 의뢰인은 급한 마음에 동식이 알려준대로 핫니더기를 작동시킨 후 냉동식품을 기계에 투입시켰습니다. 그런데 핫니더기가 회전하던 중 이물질이 안으로 들어가 기계가 정지하였고, 의뢰인은 이를 꺼내려다 손이 핫니더기에 말려 들어가는 사고('이 사건 사고')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엄청난 사고를 당한 의뢰인은 산재신청을 한 후 상당기간 치료를 받았으나 우측 수부에 심한 장해가 남았고, 저를 선임하여 A사와 B사를 상대로 산재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피고 지정 검토
이 사건에서는 의뢰인과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인력 공급업체 A사(파견사업주), A사와 파견계약을 맺고 의뢰인을 파견근로자로 사용하며 생산 업무에 투입한 B사(사용사업주)가 있었습니다.
다수의 피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므로, A사와 B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증거자료를 확인하였습니다.
직접 근로계약 관계가 있는 A사를 상대로는 안전배려의무·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였고, 사용사업주인 B사 역시 대법원 판례의 법리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어 A사와 B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근로자파견에서의 근로 및 지휘·명령 관계의 성격과 내용 등을 종합하면, 파견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를 자신의 작업장에 파견받아 지휘·명령하며 자신을 위한 계속적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그 자신도 직접 파견근로자를 위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용인하고, 파견사업주는 이를 전제로 사용사업주와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며, 파견근로자 역시 사용사업주가 위와 같은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사용사업주에게 근로를 제공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근로자파견관계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관한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사용사업주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손해를 입은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와 직접 고용 또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위와 같은 묵시적 약정에 근거하여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신체감정 진행
의뢰인은 핫니더기 내부로 우측 손이 말려들어가면서 우측 손등의 외상성 절단, 다발성 골절 및 관절 파괴, 압궤손상 등의 중상을 당하였습니다.
저는 노동능력 상실률 확인을 위해 대학병원 정형외과에 신체감정을 신청하였습니다. 감정의는 우측 수부와 수지 절단으로 인한 노동능력 상실률 총 41.7%를 인정하였습니다.
증인신문 진행
1. 피고의 반박
피고들은 사고는 전적으로 의뢰인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이므로,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특히 피고들은 핫니더기의 작동을 정지한 상태에서 식품을 투입해야 하는데, 의뢰인이 작동중인 핫니더기에 식품을 투입하고 손을 넣다가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2. 증인신문진행
피고는 사고 경위 상 의뢰인의 과실을 밝힌다며 사고 당시 의뢰인에게 작업을 지시한 관리자를 증인으로 신청하였습니다. 저는 사건기록과 사고 영상을 자세히 확인하며 신문을 준비하였고, 피고 주장을 반박할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사고 발생 핫니더기 옆에 부착된 종이를 확인해보니 해당 관리자가 관리책임자로 되어 있었습니다.
둘째, 사고 영상을 보니 관리자는 본인이 먼저 핫니더기를 작동시킨 후 옆에 있던 의뢰인에게 식자재를 투입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 핫니더기의 작업방식 신문
저는 증인에게 먼저 본인이 핫니더기의 관리책임자인지, 핫니더기의 안전한 작업방식을 알고 있는지 질문하였습니다. 바로 사고경위에 대해 물을 경우 허위 증언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증인이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일반적인 사실을 질의하였던 것입니다.
증인은 본인이 관리책임자이며 핫니더기를 멈춘 후 식자재를 투입해야 한다고 증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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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사고 발생 동영상을 제시하며, 핫니더기의 관리책임자이자 정상적 작업방법을 알고 있는 증인이 작업 메뉴얼과 다르게 작업을 지시한 이유를 추궁하였습니다. 증인은 앞서 본인이 핫니더기의 관리책임자이자 정상적인 작동방법을 알고 있었다고 증언하였기 때문에, 이에 반대되는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궁지에 몰린 증인은 시간 단축 때문에 핫니더기를 먼저 돌린 후 식자재를 투입하라고 의뢰인에게 지시하였고, 평소에도 이런 방법으로 작업한다고 증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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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의 직원이자 핫니더기의 관리책임자인 증인조차 시간 단축을 위해 작업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음을 증인신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물며 파견근로자에 불과한 의뢰인이 핫니더기의 위험성과 작업 메뉴얼에 대해 알고 있을 수 없었으며, 회사의 지시를 받고 영문도 모른채 급하게 작업하다 사고가 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승소판결 선고
재판부는 저의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들 모두의 산재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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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재판부는 증인신문에서 드러난 관리자의 부주의함을 언급하며 원고 청구액 중 90%를 인용하였습니다. 통상 60~70%가 인용되는 산업재해 손해배상 사건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액수를 인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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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손해배상 사건은 사고 발생 경위가 중요합니다. 증인신청, 사고 동영상, 주변 근로자의 사실확인서를 통해 사고가 사업주의 과실로 발생하였음을 입증하여야 최대한의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산재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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