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도 사기 맞습니까?(사기죄의 성립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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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도 사기 맞습니까?(사기죄의 성립조건) 

정현주 변호사

무죄

이런 것도 사기 맞습니까?(사기죄의 성립조건)

나는 요즘 당근마켓에 푹 빠져 있다. 서재에 오래전부터 쌓아놓고, 사용하지도 않는 물건을 예쁘게 사진 찍은 다음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다음, 쿨 거래를 한 후 구매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거나, 제품이 너무 마음에 든다는 인사 등을 받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 아래는 실제 의뢰인의 사례를 각색한 것입니다.

한 동안은 당근마켓에 매료되어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판매하기도 했다. 문제는 당근마켓에 판매를 하면 할 수록 '매너온도'에 중독되면서부터 시작된 것 같다. 쿨 거래 후 '매너온도'가 조금씩 올라가는데 사실 아무것도 아닌 '매너온도'를 올리는 데 집착을 하게 되었다.

시간이 갈 수록 나는 반드시 팔아야 할 물건이 아니라도 집에 있는 멀쩡한 물건들을 판매를 하는 것은 물론, 중고물품을 팔아서 다시 중고로 팔기도 했고, 할인율이 높은 물건을 사서 1~2주만 사용하다가 팔기도 했다. 판매한 물품에 대한 구매자들의 찬사 및 칭찬 후기가 올라가며 '매너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보는 것은 큰 기쁨이 되었다. 특히 '열혈 구매자'가 생기기도 했다.

나는 취미 생활처럼 판매할 물건을 찾기 위하여 저렴한 제품을 인터넷, 해외 직구등으로 찾기 시작하였고, 이렇게 구매한 물품들을 당근마켓에 올리기 시작했다. 사진찍는 것이 취미이던 나는 카메라 렌즈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인기가 무척 좋았다. 그런데 어느 날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당근 마켓 구매자중 한 명이 나를 '사기'로 고소했다고 한다.

당근마켓에서 내가 판매했던 '정품 렌즈'가 사실은 정품이 아니라 해외에서 직수입하여 저렴하게 판매한 물건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 것도 모르고 불가피하게 저렴하게 물건을 내 놓는다는 말에 속아 싸게 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당근마켓에서 내 물건을 많이 좋아해주는 열혈 구매자에게 '정품 렌즈'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벌써 몇 개나 팔았던 것이다.

일단은 '**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라는 말에 당황을 했다. 그리고 슬슬 불안하고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나 또한 속아서 물건을 팔았고, 또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팔고 '매너 온도'를 올리는 데 집중했을 뿐인데....

하지만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주위에 물어보기도 했으나, '중고 거래 사기는 대부분 혐의가 인정이 된다.' , '무조건 피해자와 합의를 해야 한다.'라는 말을 들었다. 억울한 마음에 피해자에게 장문의 문자도 보내고 연락을 취해 봤으나, 나를 고소한 피해자는 내 연락을 전혀 받지 않았다.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는 것 같지 않았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중고 거래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돈을 보내주고 물건이 오지 않거나, 연락이 갑자기 두절되거나, 아니면 위의 사례와 같이 '정품'인 줄 알았는데 소위 말하는 '짝퉁'이거나, 또는 '병행수입'인 경우도 있다.

그런데 막상 고소를 당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사기를 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의도치 않게 물건을 잘못 팔았다'거나, 또는 연락이 두절되어 물건을 못 보내주는 경우들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사기'에 해당되는 것일까?

사기는 형법 제347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사기가 성립하려면, 1) 기망행위가 있어야 하고 2)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야 하며, 3) 위 기망행위와 재산상의 이익의 취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1) 기망행위 란 상대방을 거짓말로 현혹시키는 것, 즉 '짝퉁'이지만 '정품'으로 속이거나, '병행수입'이지만 '정품'으로 속이는 것을 말한다. 이는 당연히 '고의'가 있어야 하므로, 나 또한 '짝퉁'이라는 것을 몰랐거나, '병행수입'이란 것을 몰랐다면 사기의 고의는 인정되지 않는다.

2)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야 한다는 것도 사기의 성립 조건이 된다. 따라서 내가 '거짓말로 현혹을 시켰지만, 사실상 나 또한 제3자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것이 없다면, 사기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처럼 사기죄는 모든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 아니므로, 어느 날 갑자기 '사기 고소'를 당했다고 하더라도 너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나의 억울한 부분들을 충분히 증거로서 증명할 수 있다면, 최소한 '조사'를 받으러 가기 전에 충분히 다퉈볼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존재하는 것이다. 참고로, 경찰서에서의 '첫번째 피의자 조사'는 무척 중요하므로, 이와 같이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가능하면 조사 기일을 미루고 변호사와 충분한 상담을 한 이후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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