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웹툰 작가는 첫 계약서를 주의해야 한다.
*먼저 이 글은 초보 웹툰 작가를 위해 작성된 것임을 밝힙니다.
웹툰 작가로 데뷔하려면 가장 먼저 쓰는 계약서가 있습니다. 명칭은 '웹툰 연재 계약서', '웹툰 제작 및 사용 계약서', '콘텐츠 제공 제휴 계약' 등으로 다양하지만, 내용은 대체적으로 동일합니다. 웹툰 에이전시와 작가가 쓰는 계약서입니다.
웹툰 에이전시 업체와 계약서를 쓰는 것이 웹툰 작가 데뷔의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웹툰 작가는 웹툰 플랫폼이 아닌 웹툰 에이전시와 계약합니다)
웹툰 작가와 웹툰 에이전시 사이 계약서의 핵심은 3가지 내용으로 요약됩니다.
'(1) 작가는 저작물(웹툰 원고)를 회사에게 제공하고, (2) 회사는 그 저작물을 이용해서 수익을 창출하며, (3) 회사는 창출된 수익을 작가와 나눈다'입니다.
이 3가지 내용을 중심으로, 웹툰 작가 입장에서 주의해야 할 내용들을 판례와 함께 훑어보겠습니다.
2. 웹툰 연재 계약의 수익구조
웹툰 플랫폼은 무료로 웹툰을 제공하면서 광고 배너로 수익을 얻기도 하지만,
구독, 미리보기, 소장권, 개별 화 유료 결제 등으로 수익을 얻습니다.
(이 부분은 초보 작가이든 독자이든 다 아실 내용이니 넘어가겠습니다)
그 수익은 독자로부터 웹툰 플랫폼(네이버, 카카오, 레진코믹스 등)으로 넘어오고
웹툰 플랫폼은 그 수익을 웹툰 에이전시에게 전달하며,
웹툰 에이전시는 그 수익을 작가와 나눕니다.
즉 웹툰 플랫폼과 작가 사이에 웹툰 에이전시라는 업체가 있는 것입니다(업체는 2개 이상일 수도 있습니다).
웹툰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수익이 발생할 때마다 그 수익을 작가와 나누면 좋지만,
작가 입장에서는 자신의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서 웹툰 원고를 제작합니다.
한마디로 작가는 수익이 발생하기 전에 시간과 비용을 선투입하기 때문에, 수익이 발생할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습니다. 영세한 작가는 물론, 직원이 여럿 있는 유명 작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MG와 RS라는 개념이 생겼습니다.
3. 웹툰 수익 분배 방법, MG와 RS
수원지방법원 2022. 9. 21. 선고 2021가단560087 판결 일부 발췌
『다. 이후 원고와 C를 계약당사자로 하여 2021. 5. 7. 원고가 글을 쓰고 피고가 그림을 그려 제작된 D 웹툰(이하 ‘이 사건 웹툰’이라 한다)을 C가 운영하는 인터넷 웹툰사이트 ‘E’ 등에 제공하고, C는 원고와 피고에게 그 대가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콘텐츠 제공 제휴계약(이하 ‘이 사건 콘텐츠계약’이라 한다)이 체결되었다.
라. 이 사건 콘텐츠계약 당시 작성된 계약서에는 구체적 계약 내용으로 『계약형태(MG, RS,<각주1> 제휴서비스제공, 해외서비스제공), 콘텐츠 작품명(D), 작가명(글: 원고 / 그림: 피고), 계약기간(계약체결일부터 콘텐츠 최종화의 서비스일 이후 3년까지), 수익 보장 금액(회당 1,500,000원), 최소 게재 분량(70컷), 특약사항(작가간 MG 정산 금액 – 원고: 360,000원, 피고: 1,140,000원, 작가간 RS 정산비율 – 원고: 5, 피고:5)』 등이 기재되었다.
각주1) MG는 Minimum Guarantee(최소수익보장), RS는 Revenue Share(수익분배방식)을 각 의미한다.』
MG는 Minimum Guarantee의 약자로서, '최소 보장금', '최소 보장 수익', '최소 수익 보장' 등으로 번역되고,
한글로는 '선지급금'이라고 많이 표현하지만, 여기 업계에서는 MG라고 통칭합니다.
연재를 시작하는, 혹은 연재 중인 작가에게 주는 최소한의 제작비 같은 것이죠.
(*영화 업계에서 쓰이는 용어가 웹툰 제작 업계에도 도입된 것입니다)
작가 입장에서는 발생하는 수익을 나눠받기를 기다릴 수 없으니, 웹툰 에이전시에서 먼저
작가에게 MG를 지급하는 것입니다.
MG를 지급하는 방식은 다양한데, 웹툰 원고별로 지급하기도 하고, 매달 지급하기도 합니다.
RS는 Revenue Share의 약자로 '수익 분배', '수익 공유' 등으로 번역됩니다.
(*게임 개발 산업에서 사용되는 용어가 웹툰 업계에 들어온 것입니다)
말 그대로 웹툰 유료 결제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작가에게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4. 'MG를 반환하도록 하는 조항'이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MG와 RS의 개념을 모르는 웹툰 작가는 없을 것이고, 데뷔 전의 작가님도 MG와 RS는 잘 아실겁니다.
때문에 웹툰 에이전시와 계약서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가 MG를 반환해야 하는 경우가 계약조항에 있는지'이며, 이 조항이 있는지 여부를 사전에 꼼꼼히 살피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셔야 합니다.
MG는 한마디로 선급금이므로, 웹툰 에이전시와 분쟁이 생겼을 때 그 선급금을 반환해달라는 소송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에서는, 웹툰 제작 회사가 웹툰 그림작가를 상대로 선급금의 반환을 구한 사건에서 법원이 작가가 회사에게 선급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가)을 제11,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2차 계약에 기한 자신의 의무를 모두 이행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오히려 피고가 원고 회사 G 본부장에게 보낸 2016. 8. 25.자 이메일(을 제14호증)에 의하면, 피고는 2차 계약에 정해진 스케줄을 지키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하면서 작업의 난이도가 높았고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다) 한편,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2차 계약에 기해 선급금 50,000,000원을 지급하였음에도 피고가 그에 해당하는 작업을 하지 않았으므로 지급받은 선급금을 반환해 달라는 것으로서 피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 점에서도 이유 없다.』
이 판결에서는 계약서의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나 있지 않으나, 회사가 선급금을 지급하였음에도, 작가가 당연히 이행하여야 할 '웹툰 원고 제작 및 납품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MG를 반환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존재하므로, 웹툰 작가님들께서도 에이전시와 첫 계약을 체결할 때 MG를 어떤 조건을 이행해야 받는 것인지, 만일 MG를 반환해야만 하는 계약 조항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RS 관련 분쟁은 보통 수익이 많이 발생하였음에도 작가에게 분배되는 돈이 적을 때 발생하기 마련이므로, 이제 데뷔하는 작가님들은 RS보다 MG에 관한 계약 조항을 눈여겨 보셔야 합니다)
5. 위약금, 위약벌, 손해배상에 관한 조항
그 다음으로 주의할 것은 위약금, 위약벌, 손해배상 -> 이 3가지 단어가 나오는 조항들입니다. 모두 비슷한 개념이지만 법적으로는 매우 다른 용어입니다.
요약하자면 위약금은 민법 제398조에 따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는데,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그 배상액을 사전에 정해두는 것을 말합니다.
작가가 웹툰 원고를 제때 주지 않거나, 불완전한 원고를 주면 그 손해배상으로 '위약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 위약금 약정의 의미라는 것이죠.
반면 위약벌은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과는 다른 법적 개념입니다.
'손해배상액 이외에 금전적인 제재를 별도로 약정하는 것'이 위약금이며, 위에서 말한 손해배상과 별도로 한번 더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라고 보시면 쉽습니다. 서로 약정해서 '벌금'을 매기는 것이죠.
요약하면, 위약금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나, 다른 사실관계가 있으면 '위약벌'로 볼 수도 있으며, 이 경우 계약을 위반한 사람은 손해배상과 별도로 위약벌 금액을 한번 더 지급해야 합니다.
따라서 '위약벌'이라는 단어가 나온다면 삭제 또는 수정을 요청하셔야 합니다. 계약서에 위약벌이 나오는 경우는 다양한데, 그 예시로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문 일부 발췌본을 보겠습니다.
『이 사건 라이선스 계약 제11조, 이 사건 양도계약 제12조는 모두 '원고가 본 계약기간 동안 법률 또는 사회상규 위반이나 불미스러운 사생활(음주운전, 성범죄, 도박, 마약, 학교폭력 등을 포함하며 이에 한정되지 아니함) 등으로 사회적인 물의(본 계약 체결일 이전에 발생하였지만 공중에 알려지지 않은 사안이 본 계약기간 도중 알려진 경우를 포함함)을 일으켜 대상 저작물 또는 피고의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입히는 경우 위약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이다.』
위 사건에서는 "위약금"이라는 용어를 썼으나 법원은 "위약벌"로 보았습니다. 결국 위약벌과 위약금 모두 계약 조항에 나온다면 작가님 입장에서는 신중하게 검토하신 뒤 상대방 회사에게 계약서 수정을 요구하셔야 합니다.
6. 계약 해제/해지, 계약 종료에 관한 조항
모든 계약이 그렇지만, 계약을 해제/해지하는 경우를 규정한 조항, 계약기간을 종료하고 다시 갱신하기로 하는 조항도 중요합니다. 특히 회사는 작가에게 '불미스러운 사생활'이나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서 웹툰 매출이 떨어지거나, 유료 구독자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를 가장 경계합니다(위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참조).
따라서 작가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 '위약벌'을 요구하거나 '이미 지급한 MG의 반환'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작가로서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불미스러운 사생활', '사회적 물의' 등의 추상적인 개념을 조건으로 작가가 손해를 배상하는 경우, 어느 경우이든 위 조항을 이유로 회사가 작가에게 배상을 요구할 수 있어 작가의 처지가 매우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7.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변호사에게 문의하세요.
이처럼 작가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 많음에도, 데뷔를 앞둔 초보 작가의 경우 이것이 불리한 조항인지 모르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웹툰 계약 전문 변호사를 찾아가 반드시 사전에 조언을 구한 뒤 계약을 체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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