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은 일반 시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해서 형사사건의 심리와 판단에 기여하는 재판 제도입니다. 이는 국민의 사법 참여를 통해 재판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판결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되었습니다.
그런데 성범죄에 있어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면 피고인에게 유리하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 말이 사실일까요?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성범죄와 보이스피싱 범죄의 경우 일반 재판보다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할 경우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좀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강도죄, 살인죄와 같은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가 나오는 경우가 한 건도 없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성범죄나 보이스피싱 범죄의 경우 피고인에게 가혹하거나 억울한 사건이 상대적으로 더 많기 때문인데요.
아무런 사정을 모른채 고액 알바라 생각하고 단순히 돈 배달을 한 현금 수거책이나 대출을 받으려고 계좌를 제공하는 등으로 자신도 모르게 보이스피싱에 가담하는 일이 많습니다.
대부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기 때문에 유죄 판결이 나옵니다. 유죄 판결이 나오면 대다수 실형이 선고되고, 피해자와 합의되면 집행유예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기죄의 대부분이 벌금형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실형 선고가 주류를 이루는 보이스피싱 사기죄는 유독 지나치게 중한 형을 내리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중하게 처벌하는 이유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서민 경제를 파탄내고 있으므로 엄벌을 하겠다는 정책적인 면이 큽니다.
따라서 법 논리와 일반인의 상식에는 어긋나는 경향이 있는데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성범죄도 그러합니다.
성범죄는 피의자나 피고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결과가 많아서 문제되어 왔습니다. 성인지 감수성이 생긴 이후로 더욱 그러한데, 성인지 감수성은 논리나 상식에는 부합하지 않습니다. 성인지 감수성 자체가 법관의 경험칙과 논리칙을 상쇄시키는 주장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반인의 법감정을 중시하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되는 경우 배심원의 유무죄 평결 결과가 성인지 감수성을 근거로 하는 법관의 판단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피고인에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유죄임이 명백한 사건이라면, 상식적으로 봐도 유죄라는 것이므로, 이 경우에는 국민참여재판을 받아도 예외 없이 유죄로 나옵니다.
일례로 가해자가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최후의 수단으로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여 진행하는 일이 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인데, 역시나 유죄 판결이 나옵니다.
한편 국민참여재판은 그 이용률이 매우 낮은데요. 재판을 준비하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므로 한계가 있고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는 힘든 실정입니다.
문제는 여러 언론에서 국민참여재판을 통해서 성범죄 무죄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서 부당하다거나 잘못되었다는 취지로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언론에서는 일반인의 상식에 입각한 판단을 ‘일반인의 소박한 법 감정’ 운운하면서 법을 모르는 문외한이라서 법률 전문가와는 달리 판단한다는 식으로 폄하를 하는 것입니다.
편파적인 견해이므로 그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정말 오만한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입니다. 따라서 법은 당연히 상식에 입각해야 하고, 상식을 압도하는 비상식을 생소한 법리로 내세우는 것이야말로 법치주의의 죽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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