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진단서'와 '상해진단서', 어떤 것으로 받아야 할까요?"
폭력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 흔히 '진단서'를 떼어 놓으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의사가 작성하는 진단서에는 일반진단서와 상해진단서가 있는데, 어떤 진단서를 받아야 할까요?
실제로 로톡에는 상해진단서와 일반진단서에 관해 질문하는 변호사 상담 글이 많이 올라오는데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변호사들이 상해진단서를 받아 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합니다.
폭행죄를 상해죄로 바꾸는 상해진단서. 로톡이 폭행죄와 상해죄의 차이부터 상해진단서의 의미와 발급 방법까지, 상해 사건에 휘말렸다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상해진단서에 관한 모든 내용을 여기 정리했습니다.
목차
상해죄와 폭행죄 ‘이것’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본격적으로 상해진단서를 살펴보기에 앞서 폭행죄와 상해죄는 무엇이 다르고 왜 구분해야 하는지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법은 폭행과 상해를 구분하여 상해죄를 폭행죄보다 무겁게 처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해죄는 어떠한 경우에 성립하고 그 처벌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폭행죄와의 차이는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이럴 때 상해죄가 됩니다
형법은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단순상해죄 형법 제257조 제1항).

<편집 = 조소혜 디자이너>
여기서 말하는 상해란 사람의 생리적 기능에 장해를 주는 일을 의미하는데, 피해자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되고 생활기능의 장애가 초래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우리 법원은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고 자연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경우에는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상해에 해당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판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 상해에 해당한다고 본 판례
판례는 다음와 같은 경우에 상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도3732 판결 원문보기
[정신과적 증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상해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반드시 외부적인 상처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여기서의 생리적 기능에는 육체적 기능뿐만 아니라 정신적 기능도 포함된다. (중략) 피해자는 불안, 불면, 악몽, 자책감, 우울감정, 대인관계 회피, 일상생활에 대한 무관심, 흥미상실 등의 증상을 보였고, 이와 같은 증세는 의학적으로는 통상적인 상황에서는 겪을 수 없는 극심한 위협적 사건에서 심리적인 충격을 경험한 후 일으키는 특수한 정신과적 증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해당하고 ... (후략)
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도252 판결 원문보기
[협박과 폭행으로 실신한 경우, 상해에 해당된다고 본 사례]
피고인과 그의 공범들이 피해자를 불러내어 회칼로 죽여버리겠다거나 소주병을 깨어 찌를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계속하여 협박하다가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얼굴과 목덜미를 수 회 때리자, 피해자가 극도의 공포감을 이기지 못하고 기절하였다가 피고인 등이 불러온 119 구급차 안에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인근 병원에까지 이송된 사실이 명백히 인정되는바, 이와 같이 오랜 시간 동안의 협박과 폭행을 이기지 못하고 실신하여 범인들이 불러온 구급차 안에서야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면, 외부적으로 어떤 상처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생리적 기능에 훼손을 입어 신체에 대한 상해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 (후략)
대체적으로 상해죄는 폭행을 수단으로 하지만, 위 판례에서 볼 수 있듯이 반드시 물리적 유형력을 행사해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리적 유형력이란 신체에 고통 혹은 상해를 줄 수 있는 물리력을 의미하는데, 공포감을 조성하여 정신장애를 일으키는 것처럼 무형적 방법을 사용하거나 협박과 같은 수단을 통해 자해하게 하는 경우(간접정범), 또는 피부양인에게 음식을 공급하지 않아 신체를 쇠약해지게 하는 경우 등 방식을 막론하고 상해죄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
폭행죄의 성립요건 중 하나인 유형력에 관하여는 [살짝 밀기만 했는데 폭행이라고요? 그럼 벌금 내야 하는 건가요?] 편에서 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판례
반면에 다음과 같이 다친 정도가 생활 기능의 장애를 초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습니다.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3910 판결 원문보기
피고인이 승용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전방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피해자의 영업용 택시를 들이 받은 사건에서 (중략)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었다는 요추부 통증은 굳이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고 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라고 보여질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피해자는 아무런 치료를 받은 일이 없으므로, 그와 같은 단순한 통증으로 인하여 신체의 완전성이 손상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왔다거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었다고 보기 어려워서 이를 형법상 '상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상해죄와 폭행죄의 구분 실익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상해죄는 폭행죄와 함께 사람의 신체를 침해하는 행위로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또 많은 경우 상해가 폭행으로 인해 발행하기 때문에 폭행죄와 상해죄를 구별하기란 쉽지 않죠. 그러나, 상해와 폭행은 그 처벌과 형량에 따라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구분해서 대처해야 합니다.
폭행과 상해, 형사처벌 형량의 차이원문보기
폭행죄와 상해죄는 혐의가 인정되면 범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형사처벌 형량 역시 다릅니다.
단순폭행죄로 범죄가 성립되면 2년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집니다.
반면, 상해죄는 혐의가 인정되면 단순상해죄더라도 7년 이하의 징역, 10년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또 상해의 정도에 따라 ▲존속상해죄(10년이하의 징역, 1500만원이하의 벌금) ▲중상해죄(1년이상 10년이하의 징역) ▲존속중상해(2년이상 15년이하징역) ▲특수상해죄(1년이상 10년이하의 징역) ▲특수중상해죄(2년이상 20년이하의징역)로 구분하여 형사처벌합니다.
또, 단순폭행죄의 경우에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합의하고 처벌불원의사를 밝힐 경우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반의사불벌죄). 하지만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합의나 처벌불원의사 여부와 무관하게 형사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더욱이 상해는 미수범에 대해서도 처벌(형법 제257조 제3항)하고 있지만 폭행죄는 미수범을 처벌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상해는 사람의 신체를 훼손할 의도를 가지고 실행했다면 그 결과(상해)가 발행하지 않더라도 처벌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보다 무거운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 상해죄. 이후부터는 이 상해죄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해진단서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상해죄로 고소할 때 '상해진단서'의 역할
폭력 사건에 휘말렸을 때 상대방으로부터 상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상해진단서는 상해죄 성립을 주장할 때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서류는 아니지만, 상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증거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해진단서가 무엇이고 일반진단서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상해죄로 고소하고자 할 때 상해진단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상해진단서와 일반진단서의 차이
진단서는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진찰하거나 검사한 결과를 종합하여 생명이나 건강의 상태를 증명하기 위하여 작성한 문서입니다. 우리 법은 의료법시행규칙에서 일반진단서와 상해진단서에 기재되어야 하는 사항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편집 = 조소혜 디자이너>
의사가 작성하는 진단서 중 상해진단서나 사망진단서가 아닌 일반적인 진단서, 이른바 일반진단서는 의학적인 손상을 증명합니다. 흔히 아파서 학교에 결석하거나 회사에 결근할 때 일반진단서를 제출합니다. 폭력 사건에서는 주로 폭행죄로 고소하는 경우 일반진단서가 사용됩니다.
위 의료법시행규칙 제9조에서 확인할 수 있듯 상해진단서에는 일반진단서의 내용에 더해 상해로 인한 신체 피해에 대한 상세한 사항이 기재됩니다. 상해진단서는 원칙적으로 의학적 손상을 증명하는 문서가 아니라 법률적 상해를 증명하는 문서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상해진단서는 주로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상대방을 폭행죄가 아닌 상해죄로 고소하고자 할 때 병원에서 발급받아 수사 기관에 제출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상해죄로 고소를 할 때 상해진단서가 필수인 것은 아닙니다. 상해진단서가 없어도 목격자 등의 진술이 뒷받침되거나 상해를 증명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가 존재한다면 상해 혐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상해진단서가 있어야만 상해죄 고소가 되나요?원문보기
지인과의 술자리 중 지인이 손톱으로 저를 긁어 상처가 났습니다. 아직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지는 않았는데, 상해죄로 고소하려면 상해진단서가 꼭 있어야 되나요?
안병찬 변호사
법무법인 혜안
상해진단서가 없는 경우라도 상처 부위 사진에 따라 상해 또는 폭행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조대진 변호사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상해로 고소하기 위해서는 이에 해당하는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진단서입니다. 따라서 진단서가 있으면 고소하는데 용이하지만 진단서가 없다고 하더라도 고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당시의 목격자 등의 진술이 뒷받침된다면 상해진단서 없이도 혐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간혹 병원에서 상해진단서 발급을 거부하고 일반진단서를 발급해주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진단서에는 상해를 입은 경위나 상해의 정도 등 자세한 정보가 기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일반진단서를 제출했을 때 재판 과정에서 상해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수사 과정에서 죄명이 상해죄가 아닌 폭행죄로 변경되기도 합니다.
일반진단서만으로는 상해죄 고소가 어려운가요?원문보기
상대방을 특수상해죄로 고소하고 싶습니다. 병원에서 정형외과 2주, 신경정신과 6개월 치료를 요한다는 일반진단서만을 받은 상태입니다. 경찰에서는 상해진단서를 가지고 오라고 하고, 병원에서는 상해진단서를 떼어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법에도 특수상해죄 처벌을 위해서 상해진단서가 필수라는 조항은 없는 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상균 변호사
법무법인 강건
상해진단서가 발급되어야만 상해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해진단서가 발급되지 않는 경우 ‘상해’로 인정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만, ‘상해’의 법적 개념은 ‘생리적 기능 훼손’으로 정의되며 유형력 행사로 인하여 생활에 지장이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여 상해가 인정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일단 일반진단서를 제출하면서 위와 같이 생활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상해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경찰에 제출하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폭행죄보다 처벌이 무거운 상해죄로 고소하고자 할 때, 가급적이면 일반진단서보다는 상해를 증명할 수 있는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는 상해진단서를 제출하기를 추천 드립니다.
전치 2주짜리 상해진단서로도 상해죄가 성립하나요?
상해진단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수사 기관이나 법관은 의학적 지식이 없기 때문에 보통 상해진단서에 기재된 치료 기간에 따라 상해의 경중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흔히 이 치료 기간을 전치 O주라고 표현하는데요. 기재된 치료 기간이 짧다고 해서 상해진단서의 증명력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전치 2주짜리 상해진단서를 제출해도 되나요?원문보기
얼마 전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대학병원에서 안와골절 및 코뼈골절 진단을 받았습니다. 상해진단서 발급을 요청하니 치료 기간을 14일로 써두었는데, 이게 통상 이야기하는 전치 2주인가요? 얼굴 골절인데 터무니 없는 것 같아 재작성을 요청하니 병원 규정상 2주 이상은 작성해 줄 수 없다고 합니다. 폭행으로 사건 접수되었다가 형사님이 제 얼굴을 보고 상해로 변경 접수했습니다. 상해진단서를 제출하라고 하는데, 전치 2주짜리를 제출해도 괜찮나요? 추후에 민사소송도 진행하려고 하는데 안와골절, 코뼈골절로 전치 2주라는 말도 안 되는 주수를 받아서 민사소송에 불이익이 없을지 궁금합니다.
신동희 변호사
유승 종합법률사무소
상해진단서에 치료기간이 2주로 나와 상해정도가 너무 약해 보일까봐 걱정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일단 상해진단서는 제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상해 치료기간이 짧다고 하더라도, 상해를 입었을 당시의 피해부위의 사진과 치료과정 등을 종합하여 상해를 입었으며 그 피해가 적지 않다는 부분을 강조하시면 충분히 상대방으로 하여금 상해죄로 처벌 받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았다면 일단 수사 기관에 제출하는 것이 좋고, 기재된 치료기간이 짧아 상해로 인정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경우에는 상처 부위의 사진을 찍는 등의 행위를 통해 추가 증거를 남겨 놓거나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적극적으로 상해 피해를 입었음을 주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해진단서 발급 시 주의사항
상해진단서를 발급받거나 수사 기관에 제출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상해진단서를 제출했음에도 상해죄 성립의 증거로 인정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가해자로부터 합의금을 받고 싶을 때는 상해진단서를 제출하는 게 유리할지 등을 사례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상해진단서의 증명력
상해죄 성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상해진단서, 수사 기관에 제출했다고 해서 무조건 상해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닌데요. 객관성과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상해진단서의 증명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상해진단서의 증명력원문보기
형사 사건 중 폭행이나 상해 등의 사건의 경우 고소를 하는 피해자 측에서 상해 진단서를 증거로 제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 당시 진료를 맡았던 의사는 진단서에 진단명을 기재하면서 직접 폭행 현장을 목격한 것이 아니기에 '환자의 진술에 의함'이라는 기재를 일반적으로 합니다.
가해자가 재판에서 범행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폭행을 하지 않았다거나 폭행 정도가 공소장에 과장되어 있다고 하는 경우 이에 대한 형사 변호가 문제가 되는데, 진단서에 대하여 증거를 사용함에 부동의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면, 형사소송법적으로는 위 진단서를 작성한 의사를 증인으로 신청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무 상 재판부에서 의사가 직접적으로 본 것이 아니고 의학적인 판단일 뿐이기에 의사를 증인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지 않고, 이에 증거는 동의하면서 입증 취지 부인의 증거 의견으로 정리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우리 법원은 의사가 범죄 현장을 직접 목격하지 않은 이상 상해진단서는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작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증명력을 판단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상해진단서가 상해의 직접적인 원인이 피고인의 범죄 행위임을 증명하는 증거로 인정되려면 발급 경위와 작성일자 등을 엄밀히 따져 보아야 한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상해진단서의 증명력이 부인될 수 있는 구체적인 경우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대법원 판례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15018 판결 원문보기
[상해진단서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형사사건에서 상해진단서는 피해자의 진술과 함께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증명하는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상해 사실의 존재 및 인과관계 역시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상해진단서의 객관성과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증명력을 판단하는 데 매우 신중하여야 한다. 특히 상해진단서가 주로 통증이 있다는 피해자의 주관적인 호소 등에 의존하여 의학적인 가능성만으로 발급된 때에는 진단 일자 및 진단서 작성일자가 상해 발생 시점과 시간상으로 근접하고 상해진단서 발급 경위에 특별히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은 없는지, 상해진단서에 기재된 상해 부위 및 정도가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해의 원인 내지 경위와 일치하는지, 피해자가 호소하는 불편이 기왕에 존재하던 신체 이상과 무관한 새로운 원인으로 생겼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사가 상해진단서를 발급한 근거 등을 두루 살피는 외에도 피해자가 상해 사건 이후 진료를 받은 시점, 진료를 받게 된 동기와 경위, 그 이후의 진료 경과 등을 면밀히 살펴 논리와 경험법칙에 따라 증명력을 판단하여야 한다.
정리하자면 상해진단서의 발급 시점, 상해의 원인과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따져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어야 상해진단서의 증명력이 인정됩니다.
위 대법원 판례에서는 상해 사건의 피해자가 범행이 있던 때로부터 7개월 뒤 고소를 위해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았다는 진술 등을 석연치 않다고 판단하여 상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따라서 상해로 고소하려는 경우에는 되도록이면 피해를 입은 날로부터 빠른 시일 내에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을 필요가 있으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상해진단서 발급일자가 중요한가요?원문보기
일요일 새벽 1시경 구타를 당했고 오후에 응급실 방문하여 진료 및 치료를 받았습니다.
일요일은 상해진단서 발급 불가라고 하여 평일에 발급하려고 하는데 발급 일자가 중요한가요?
최한겨레 변호사
법무법인 명재
진단서 발급 일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피해 당한 당일에 진료를 받았기에 진료기록에 기재되어 있을 것입니다.
발급 일자보다 발병 일자가 더 중요하고 이에 대해서 정확히 기재되어 있을 것이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추후 상대방은 작성자님이 폭행이 아닌 다른 사유로 발급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여 인과관계 부분을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담당 경찰관에게 제출하시면 좋겠습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하루이틀 정도는 괜찮지만, 발병 일자와 상해진단서의 발급 일자의 시간 차가 길어지면 상대방이 인과관계를 문제 삼거나 상해진단서의 증명력이 부정될 수 있으니 최대한 빠른 일자에 발급받는 게 좋다고 조언합니다.
합의를 고려하고 있다면
앞서 살펴본 것처럼 상해는 폭행과 달리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되지 않지만, 상해죄라면 피해자가 고소를 하지 않았거나 처벌불원의 의사를 밝힌 경우에도 처벌됩니다.
그렇다면 상해 피해를 입었지만 합의를 고려하고 있는 경우에는 상해진단서를 제출하지 않고 폭행죄가 적용되도록 하는 게 유리할까요?
폭행 피해자입니다. 합의금을 받으려면 폭행죄와 상해죄 중 어떤 걸 적용해야 하나요?원문보기
노래방에서 가방으로 얼굴과 어깨를 비롯해 6대 맞았고 어깨에 멍이 들었습니다. 경찰 말로는 폭행죄로 접수해야 합의금을 받을 수 있고 상해죄로 접수하면 합의금은 못 받고 벌금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합의금을 받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진규 변호사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단순 폭행일 경우 당사자 간의 합의가 이루어지면 처벌 받지 않습니다.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다만, 질문자님이 상해진단서를 제출하게 되면 단순 폭행이 아닌 폭행치상, 상해로 인정될 것이며 이는 단순 폭행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됩니다.
또한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합의를 하더라도 종결되지 않고 사건은 진행될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가해자 측은 합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전달할 것입니다.
합의를 할 경우 피해자의 피해 회복에 노력했다는 양형으로 처벌 수위가 낮아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상해죄로 접수하면 합의금을 못 받고 벌금형에 처해진다."라고 경찰이 말한 부분은 뭔가 오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해죄의 처벌 수위가 폭행죄보다 높아 합의금 수준도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위 사례에서처럼 상해 사건에서도 합의의 실익이 있습니다. 폭행보다 처벌이 무거운 상해 사건에서 피해자와의 합의는 피고인의 양형사유, 즉 처벌의 감경이나 가중에 영향을 미쳐 상해로 고소를 당한 피고인은 적극적으로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쌍방폭행의 일방으로서 상해 피해를 입었거나, 이미 가해자와의 원만한 합의를 마쳐서 상대방이 상해가 아닌 폭행으로 처벌 받기를 원하는 등의 복잡한 경우라면 사안에 따라 상해진단서 제출의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처하셔야 합니다.

<그래픽 = 조소혜 디자이너>
지금까지 폭행과 상해를 구분 짓는 상해진단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 살펴본 것처럼 상해 사건에 휘말렸을 때 상해진단서의 제출 여부는 상해죄 성립부터 합의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상해 피해를 입은 경우라면 우선 빠른 시일 내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으시고, 초기 단계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현명한 대처를 하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