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형사전문 김의지 변호사입니다.
최근 SNS를 통해 후배의 얼굴 사진을 나체 사진 등과 합성한 이른바 '딥페이크' 이미지를 제작한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해당 사건에 대해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물제작)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허위영상물편집·반포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SNS를 통해 성명불상자에게 자신의 후배인 피해자 甲(여, 16세)의 얼굴 사진을 불상의 여성의 나체 사진 또는 성관계 사진과 합성한 불법 합성물을 제작 의뢰했습니다. 이후 이를 전송받는 방식으로 총 5회에 걸쳐 합성물을 제작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을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 혐의(주위적 공소사실)와 허위영상물 편집·반포 등 혐의(예비적 공소사실)로 기소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해당 합성물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아청물: 법원은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아청물은 실존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에 한정된다"고 해석했습니다. 즉, 합성 사진처럼 실제 아동·청소년의 얼굴을 가져와 다른 사람의 몸과 합성한 경우는 '실존하는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또한, 합성사진은 피해 아동에 대한 직접적인 성적 착취나 학대가 없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되는 표현물: 법원은 합성 사진 속 피해자 甲이 화장을 하고 있었고, 합성된 몸은 발육 상태상 아동·청소년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얼굴과 몸의 연결 부위에서 부자연스러움이 드러나 합성임을 쉽게 알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따라서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볼 때, 이 합성 사진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해당 합성물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피해자 甲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되었으므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허위영상물편집·반포 등)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2조 제5호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것’과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는 것’으로 구분하고 있으므로,
위 합성사진이 그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되는바, 우선 ① 청소년성보호법 관련 규정의 내용, 입법 취지 및 개정 경과 등에 비추어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은 실존 인물인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경우에 한정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한 점, 비록 사람의 얼굴이 인격을 표상하는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 중 하나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합성사진의 경우에는 피해아동에 대한 직접적인 성적 착취나 성적 학대가 없으므로 실존하는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경우와는 질적으로 다른 점 등을 종합하면, 위 합성사진과 같이 실존하는 아동⋅청소년 사진의 얼굴 부분에 불상의 여성의 몸을 합성하여 그것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다른 요건을 충족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으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나 허용되지 않으므로 위 합성사진은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다음으로 ② 위 합성사진에 등장하는 甲은 화장을 한 얼굴이고, 그에 합성된 불상의 여성의 신체 부분은 그 발육상태에 비추어 아동⋅청소년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甲의 얼굴과 다른 사람의 몸체의 연결 부분 등에서 나타나는 얼굴과 몸체 양자 간의 비율이나 피부색 등의 부조화나 비대칭, 연출된 상황에 맞지 않는 얼굴표정, 신체 일부를 과도하게 변형시킨 부자연스러움 등에 비추어 얼굴과 몸체를 각기 다른 사람의 것을 합성한 것임을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합성사진이 등장인물의 외모나 신체발육 상태, 영상물의 출처나 제작 경위, 등장인물의 신원 등에 대하여 주어진 여러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할 때 외관상 의심의 여지 없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우므로, 결국 위 합성사진은 청소년성보호법 제2조 제5호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면서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사례이다.
서울고법 2024. 11. 1. 선고 2024노1823 판결 중 일부
시사점
이번 판결은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성범죄에 대해 법원이 엄격한 법리적 해석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특히,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대한 정의를 엄격하게 해석하여, 합성물 제작 행위에 대한 처벌에 있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허위영상물에 대한 처벌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이번 판결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법원의 세밀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제도 보완 필요성도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관련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은 전문가와 상담하시어 적절한 법적 대응을 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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