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최고권력자는 대통령이다. 대통령의 행정부의 수장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국가 및 국민의 대표자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대통령의 일신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국가비상사태라 할 수 있다.
대통령의 일신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크게 두 종류이다. 첫째로는 대통령이 사망하거나 어떠한 사유로 직을 상실하여 대통령이 아예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경우이다. (궐위) 둘쨰로는 대통령이 존재하기는 하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이다. (사고) 전자는 후임 대통령선거가 필요한 상황이고 후자는 (적어도 당장은) 그렇지 않다는 차이가 있다.
궐위든 사고이든, 대통령 권한을 행사할 사람이 조금이라도 비게 되는 것은 국가에 큰 혼란을 불러온다. 따라서 헌법은 대통령 궐위나 사고의 경우 국무총리가 1차적으로 권한을 대행하게 하고 국무총리조차 없으면 다른 국무위원(대체로 장관들)이 순서대로 권한을 대행하도록 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행사범위는 상당히 논쟁적이다. 이에 대해 명문의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은 아니지만, 대통령의 "권한" 을 일체 넘겨받는다. 그러므로 형식적으로만 보면 대통령 권한대행도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제한없이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다만 다른 요소들까지 고려한다면, 이는 그리 쉽게 결론내릴 수 없다. 우선 민주적 정당성 문제가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주로 행정부의 국무총리나 장관 등이 맡게 될 것인데, 이들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권력이 아니므로 민주적 정당성의 문제가 발생한다. 현실적으로 보아도 대통령이 아니라 권한을 대신 맡은 사람이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들 - 국민투표 부의권, 헌법개정 발의권, 법률안거부권 등 - 을 제한없이 행사한다면 국가에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국가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권한대행제도가 오히려 혼란을 조장한다면 제도 자체의 의의에 반한다.
그러므로 대통령 권한행사의 권한은 '현상유지적 권한행사'에 한정되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견해가 설득력을 갖는다. 일상적인 국무회의 주재나 하급 공무원 임용, 통상적인 질서유지권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대법관, 헌법재판관 추천이나 헌법개정 제안 등 현상유지를 넘어 현상변화를 꾀하는 권한행사는 최대한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권한행사를 금지시키는 헌법과 법률규정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의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을 어디까지로 설정한지 헌법이나 법률에 규정을 두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정치적 격변이 자주 일어나는 국가에서는 대통령의 권한행사가 정지되는 상황도 생각보다 자주 발생할 수 있으므로, 미리 대비하여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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