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공무원이 성비위로 해임처분을 받은 사건에서 피해자의 실명등 구체적인 인적사항이 공개되지 않은 것이 징계대상자의 방어권이 침해되어 절차상 하자로 인정될 수 있는지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사건의 사실관계 ]
검찰공무원이었던 원고는 성희롱 등 품위유지의무 위반 혐의로 해임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① 작성된 진술서에 징계관련 피해자들 또는 목격자들의 실명이 지워져 있거나 영문자로 대체되었고, ② 피해자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은 비위사실도 있어 증인신문을 할 수 없는 등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징계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원심의 판단 ]
원심은, 비실명처리된 진술서 등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처분의 근거로 삼은 이 사건 징계사실이 고도의 개연성 있는 증명으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서를 작성하거나 진술을 한 사람을 상대로 증인신문의 기회가 사실상 봉쇄되어 있는등 원고의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보아 원고의 해임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서울고법 2022. 1. 13. 선고 2020누52759 판결)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해서 피고가 상고하였는데요, 대법원에서는 완전히 결론이 달라졌습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 대법원의 판단 ]
1 . 원칙
성비위행위의 경우 각 행위가 이루어진 상황에 따라 그 행위의 의미 및 피해자가 느끼는 불쾌감 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징계대상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각 행위의 일시, 장소, 상대방, 행위 유형 및 구체적 상황이 다른 행위들과 구별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야 함이 원칙입니다. (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두50642 판결)
2. 예외
그러나 ① 각 징계혐의사실이 서로 구별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 있고, ② 징계대상자가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과 피해자를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징계대상자에게 피해자의 ‘실명’ 등 구체적인 인적사항이 공개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징계대상자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지장이 초래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특히 성희롱 피해자의 경우 2차 피해 등의 우려가 있어 실명 등 구체적 인적사항 공개에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합니다.
3.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의 경우 징계처분 관계서류에 피해자 등의 실명이 기재되어 있지 않지만, ① 각 징계혐의사실이 서로 구별될 수 있을 정도로 각 행위의 일시, 장소, 상대방, 행위 유형 및 구체적 상황이 특정되어있고, 원고가 징계혐의사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의견을 진술할 당시 ②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취지의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은 점, ③ 퇴직한 피해자 1명을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 전원으로부터 선처를 구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받아 소청심사절차에 제출한 점 등 각 징계혐의사실의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으므로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가 관계서류에 피해자 등의 실명 등 인적사항을 기재하지 않은 것은 성비위 사건 특성상 피해자들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비공개 요청에 따른 것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이 적법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였고, 해임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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