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위계 간음, 전원합의체 판결과 관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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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위계 간음, 전원합의체 판결과 관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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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위계 간음, 전원합의체 판결과 관련하여 

민경철 변호사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아동ㆍ청소년에 대한 위계위력 간음)

⑤ 위계(僞計) 또는 위력으로써 아동ㆍ청소년을 간음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성폭력처벌법 제7조(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위계위력 간음)

⑤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한 사람은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청소년성보호법에서는 미성년자 강간과 함께 미성년자 위계위력 간음죄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요. 법정형은 둘 다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입니다.

 

성폭력처벌법에서는 미성년자 중에서도 특히 13세 미만자에 대한 위계위력 간음을 규정하여 더욱 중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위계는 속임수를 쓰는 것이고 위력은 폭행·협박에 이르지 않은 강제력을 말하는 것입니다. 아무나 위계위력 간음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에서는 정상인에 대한 위계 위력 간음을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즉 미성년자, 장애인, 피용자, 피감독자, 피구금자 등 사회적 약자를 피해자로 하는 범죄입니다.

 

 

 

미성년자 위계위력 전원합의체 판결

 

36세 남성 A는 채팅 앱을 통해 14세 여자 B를 알게 되어 서로 연락을 주고 받았습니다. A는 자신이 18세 고교생이라면서 X라는 가명을 쓰고 타인의 사진을 도용하여 X행세를 하면서 B와 사이버 연애를 했습니다.

 

어느 날 X는 B에게 개인적인 사정으로 너무 힘들어서 헤어져야겠다고 말했고, 이에 놀란 B는 자초지종을 묻고 자신이 도울 수 없냐고 물었습니다. X는 “내가 어떤 여자로부터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데, 힘들어서 죽고 싶다. 그 여자를 떼어내기 위해서는 네가 A라는 사람과 성관계 하는 영상을 촬영한 다음 스토킹 하는 여자에게 전송하면 된다.” 라는 말 같지 않은 소리를 했는데요.

 

상식적으로 스토킹 당하는 여자를 떼어내는데 왜 이와 무관한 사람의 성관계 영상이 필요한지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B는 이 말을 진지하게 들었습니다. B는 X와 헤어지지 않기 위해서 그러한 제안을 받아들였고 약속대로 A와 만나서 성관계를 하였습니다.

 

결국 A는 미성년자 위계간음죄로 공소제기 되었습니다. 위계 간음은 성관계를 함에 있어 위계, 즉 속임수라는 수단을 사용한 것입니다.

 

즉 피해자를 속여서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켜서 착오 상태로 만든 다음 이를 이용해 간음하는 것이죠. 그런데 과거에는 오인, 착각, 부지의 대상을 ‘성관계’ 자체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성행위의 동기에 착오가 있었다면 위계간음죄가 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계기로 대법원 판례가 변경되어서 ‘성행위를 하게 된 동기’에 착오가 있어도 위계 간음죄가 성립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B는 A와 성관계를 하는 것만이 X에 대한 스토커를 떼어내고 X와의 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오인하여 A와 성관계를 한 것입니다. 즉 A가 이 같은 착오를 하지 않았다면 성관계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착오한 상황은 성관계를 하게 된 주된 동기로 작용하였는데 이 경우 예전에는 위계간음이 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위계간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성관계를 안 할 것으로 속이고 간음을 해야 위계 간음죄가 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치료를 하는 척, 종교 의식을 치르는 척 하면서 성관계를 했다면 위계 간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범위를 확장하여 위처럼 성행위를 하게 된 동기에 착오가 있는 경우나 성행위와 결부된 금전적, 비금전적 대가와 같은 요소에 착오가 있는 경우에도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은 마찬가지여서 위계간음죄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한편 속이는 행위와 성관계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죄가 될 수 있겠지요. 대법원은 성관계와 인과관계 있는 위계에 해당되는지의 여부는 일반인이나 지적 능력이 충분한 피해자 또래의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인과관계 있는 위계가 될지는 사건마다 구체적, 개별적으로 판단하고 피해자의 지능, 환경, 능력, 정신기능을 따져서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B는 일반인이라면 절대 속지 않을 말에 속아 넘어갔는데요.

 

비록 말 같지 않아서 일반인이라면 속는 게 힘들다 할지라도 B의 정신능력으로 인해 그 말을 진지하게 믿었고, 이러한 위계가 성관계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로 작용하였다면 인과관계가 인정됩니다. 어리숙한 미성년자를 속여서 성관계를 하다가는 뒷감당하기 힘들다는 것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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