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차량을 운전하다가 정지신호를 보고 뒤늦게 정차하였으나 브레이크가 밀려 앞차를 충돌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사고가 발생하자 곧바로 차량에서 내려, 피해차량과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한 후 피해자에게 연락처를 주고, 사고처리를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는 의뢰인이 술을 마신 것을 눈치 채고 바로 112에 신고를 하였습니다. 피해자와 의뢰인은 1차선에 있던 차량을 도로 옆면 버스정류장으로 이동시키고 경찰을 기다렸습니다.
의뢰인은 음주인 상태인데 경찰이 온다는 말을 듣고, 술을 마신 것이 걱정이 되어 사고 장소뒤편으로 이동하여 알코올수치가 조금이라도 덜 나오게 할 목적으로 슈퍼마켓에서 물과 음료수를 마시고 구토하고를 반복하다 다시 사고 장소로 돌아왔습니다.
의뢰인은 경찰서에 임의 동행하여 음주 측정 후 귀가하였는데, 경찰은 의뢰인이 30분 동안 사고 장소를 떠나 있었다는 이유로 특가법위반(도주차량)의 점에 대하여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였습니다.
2. 진행 경과
본 변호인은, 검찰 단계에서 사건을 수임한 후 아래와 같이 다투었습니다.
대법원은 ‘특가법상 도주운전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에게 사상의 결과가 발생해야 하는데 생명·신체에 대한 하찮은 상처로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는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고, 사고 운전자가 실제로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을 때에는 운전자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고 장소를 떠났다고 하더라도 도주 운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릅 염좌 및 긴장’ 등으로 전치 2주의 상해진단서를 발급하여 특가법상(도주차량)죄로 고소한 사안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5도 15353 판결)
이 사건 피해자는 한의원에서 받은 진단서를 근거로 2주의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나,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일반병원에 진단되지 않을 만큼 경미하고, 드러나지 않는 상해이므로, 특가법(도주차량)죄에서 말하는, 구호조치가 필요한 사상의 결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입니다.
이 사건 사고는 피의자의 차량이 브레이크가 밀려 피해차량에 접촉한 수준의 사고였기 때문에, 피해차량의 뒷 범퍼가 살짝 긁힌 수준이었으며, 사고 직후 피해자가 외상이 있었다거나 통증을 호소하지도 않아 피의자는 사고 당시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와 유사한 사안에서 대법원도 ‘사고 내용이 그다지 중하지 않고, 사고로 피해자에게 외상이 발생하지 않아 겉으로 다친 정도를 알 수 없었던 점, 명함을 준 점을 고려하면 구호조치 없이 도망쳤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한바 있습니다.(대법원 2015도3788)
피의자가 비록, 음주측정시 수치를 낮추어 볼 목적으로 일시 사고현장을 떠나기는 하였으나, 사고현장 반경 500미터 이내에 있었고, 피의자가 물을 마시러 화장실과 슈퍼마켓을 찾는 사이 사고 현장에 피의자 차량의 동승자와 피의자의 후배들이 남아 있었으며, 피의자도 30분 정도 지나 다시 현장에 돌아온 점을 고려하면 피의자가 도주하였다거나 도주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3. 결과 및 의의
검찰은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특가법위반(도주차량) 부분에 대해 무혐의처분을 하였고, 음주운전 부분에 대해서는 벌금형 구약식처분을 하였습니다.
경미한 특가법위반(도주) 사건이지만, 혐의가 인정될 경우 장기간 운전면허 결격 사유가 되는 등 중대한 불이익을 입게 됩니다. 도주의사, 차량파손정도, 피해자의 상해정도 등을 파악하여 적극 다투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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