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유사강간: 피해와 보호법익 분석
기습유사강간: 피해와 보호법익 분석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

기습유사강간: 피해와 보호법익 분석 

김병영 변호사

1. 피해와 보호법익 측면에서 분석의 필요성

 

이른 바 ‘기습유사강간’이 성립한다는 점은 이미 대법원 판결로 정리되었습니다. 그러나 사건마다 피해의 양상과 그 정도가 다르므로 모든 유사강간이 같은 것으로 취급될 수는 없습니다. 범죄의 보호법익을 분석하고, 그 침해의 정도가 통상의 것과 다르다는 점을 논증함으로써 유리한 양형판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실제 필자가 항소이유서에서 다음과 같은 변론을 함으로써 별다른 양형인자의 변경없이 감형을 받은 사례가 있어 소개합니다. 반드시 사건을 피해와 보호법익이라는 측면에서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 이른 바 ‘기습유사강간’에 대하여

 

가. 성적자기결정권은 인격권의 한 내용입니다. 강간죄를 엄벌하는 이유는 단순히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성교를 강요당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타인의 폭행과 협박으로 피해자가 성적자기결정권이 침해당하고 인격권이 무력화되는 고통을 겪기 때문입니다.

나. 강제추행죄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정도의 추행을 처벌함에 반하여, 강간죄의 경우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정도를 넘어 항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할 정도의 폭행 협박이 있을 것을 요하는 이유도, 그러한 정도의 폭행 협박이 있어야, 비로소 피해자가 자신의 인격이 무너지고 무력화되는 정도의 고통을 받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 우리 법제에서 유사강간죄를 신설한 이유는 성기가 아닌 다른 수단에 의하여 강간죄 상응하는 법익침해가 발생해도 이를 강간죄로 포섭하지 못하는 제한을 극복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유사강간죄는 강간죄의 아류로 분류되어야 하고 그 성립에 있어도 강간죄에서 요구하는 정도의 폭행, 협박이 인정될 수 있어야 합니다.

 

라. 유사강간행위에 있어 어떠한 정도의 폭행 협박이 있어야 피해자의 인격권이 무력화되는 정도의 법익침해로 연결될지를 생각해 보면 이른 바 ‘기습유사강간’이 유사강간의 일 유형으로서 인정될 수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유사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폭행, 협박으로 피해자의 반항을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성적자기결정권, 인격권이 짓밟히고, 무력화된다는 수준의 인식을 갖게 해야 하는데, 소위 ‘기습유사강간행위’로는 피해자로 하여금 그러한 인식을 갖게 하기에 부족합니다. 폭행, 협박으로 반항을 억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기습적인 삽입행위로는 피해자가 깜짝 놀라거나 성적인 모멸감을 갖게 할 수 있을지언정, 피해자로 하여금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하였다거나, 의사에 반하는 외력을 물리치지 못하고 자신의 인간으로써 존엄이 무너진다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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