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조품 유통, 소송 없이 내용증명으로 막아낸 사례
모조품 유통, 소송 없이 내용증명으로 막아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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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조품 유통, 소송 없이 내용증명으로 막아낸 사례 

남천우 변호사

모조품 유통 차단

1. 사건 개요

의뢰인은 의료기기에 쓰이는 부품(캐스터, 즉 바퀴)을 공급하는 기업입니다. 오랜 기간 독자적인 형태의 제품을 만들어 온 덕분에, 거래처들은 제품의 모양만 보고도 의뢰인의 제품임을 알아볼 정도로 그 형태가 시장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업계 전시회에서, 경쟁 업체가 의뢰인의 제품과 형태가 거의 동일한 모조품을 전시하고 일부 거래처에 샘플로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미 그 모조품을 공급받아 사용하는 하류 업체도 있었습니다. 의료기기에 쓰이는 부품인 만큼,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모조품이 시장에 퍼지면 매출 잠식을 넘어 브랜드 신뢰와 환자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희는 의뢰인을 대리해, 소송에 앞서 내용증명을 통한 대응에 나섰습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제품의 형태를 베낀 경우, 디자인이나 상표가 따로 등록되어 있지 않으면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제품의 형태 자체가 시장에서 특정 회사의 상품임을 알리는 표지로 자리 잡았다면,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관건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단순한 디자인 유사를 넘어 상대방의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함을 분명히 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소송에 들어가기 전에 모조품 유통을 실질적으로 멈추고 이미 풀린 제품까지 걷어내는 것이었습니다.

3. 대응 전략

① 제품 형태의 주지성을 근거로 부정경쟁행위임을 못 박았습니다. 의뢰인의 제품은 다른 제품과 구별되는 독특한 형태를 오랜 기간 독점적으로 사용해 와, 그 형태만으로 출처를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시장에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상품의 형태가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로서 부정경쟁방지법의 보호를 받는다는 법리(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6도1157 판결 등)에 근거해, 상대방의 행위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출처 혼동을 일으키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함을 분명히 했습니다.

② 형사·민사상 책임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상대가 스스로 시정하도록 했습니다. 부정경쟁행위가 형사처벌(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고,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관련 조항과 함께 짚었습니다. 막연한 경고가 아니라 상대방이 부담하게 될 책임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자, 상대방은 위험을 실감하고 자진해서 시정에 나섰습니다. 소송으로 가기 전 단계에서 결론을 끌어낸 것입니다.

③ 유통 단계 전체를 겨냥해 실질적인 시정을 확보했습니다. 모조품을 유통한 업체에는 유통 중단과 함께, 향후 다시 모조품을 유통할 경우 위약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받아냈습니다. 나아가 그 제품을 공급받아 사용하던 하류 업체에는 이미 받은 모조품을 전량 회수·폐기하고 그 결과를 서면으로 회신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유통한 쪽만 막는 데 그치지 않고 이미 시장에 풀린 제품까지 걷어내, 재발의 여지를 줄인 것입니다.

4. 결과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내용증명만으로, 모조품 유통 중단과 향후 재발 시 손해배상 약정을 이끌어냈고, 이미 유통된 제품의 회수·폐기까지 확보했습니다. 의뢰인은 긴 소송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 없이, 빠르게 브랜드와 제품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5. 이 사건의 시사점

제품을 베낀 모조품 문제는 디자인이나 상표를 등록해 두지 않았다고 해서 손쓸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제품의 형태가 시장에서 특정 회사의 상품임을 알리는 표지로 자리 잡았다면,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핵심은 단순한 '디자인이 비슷하다'는 주장을 넘어, 출처 혼동을 일으키는 부정경쟁행위임을 법리로 구성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런 사안이 반드시 소송으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송 전 단계에서 법리와 함께 상대방이 지게 될 형사·민사상 책임을 정확히 제시하면, 빠른 시정과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유통한 업체만 상대해서는 이미 시장에 풀린 제품이 남기 쉬우므로, 그 제품을 공급받은 하류 거래처까지 함께 대응해야 실질적인 회수가 가능합니다. 모조품이나 카피 제품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면, 전시·유통 정황 같은 증거를 초기에 확보해 두는 것이 효과적인 대응의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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