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의뢰인은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상대방과 함께 술자리를 가진 뒤, 다른 한 명과 합동하여 상대방을 강간했다는 특수강간 혐의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그러나 의뢰인은 강압적인 행위를 한 사실이 없었고, 혐의를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증거는 고소인의 진술뿐이었습니다.
수사가 시작되자 의뢰인은 저희를 찾아 변호를 의뢰했습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특수강간은 법정형이 매우 무거운 중대 범죄입니다. 유죄가 인정되면 장기간의 실형은 물론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제한 등 의뢰인의 삶 전체가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런 사건은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라 직접적인 물증이 없는 경우가 많고, 고소인의 진술만으로도 유죄에 이를 위험이 있습니다. 이 사건 역시 강압을 직접 증명하는 객관적 물증은 존재하지 않았고, 혐의를 떠받치는 것은 사실상 고소인의 진술 하나였습니다.
저희는 진술 외에 남아 있는 객관적 정황을 복원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진술만으로는 혐의가 증명되지 않음을 밝히는 데 집중했습니다.
3. 혐의없음 불송치를 이끈 세 가지 대응
① 직접 증거가 '진술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함 : 저희는 먼저, 이 사건에서 강압적 성관계를 직접 증명하는 객관적 증거가 존재하지 않으며 혐의를 뒷받침하는 것은 고소인의 사후 진술뿐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진술이 유일한 직접 증거인 사건일수록, 그 진술이 객관적 정황과 부합하는지가 결론을 좌우합니다.
② 사건 전후의 객관적 기록이 강압의 정황과 부합하지 않음을 입증 : 저희는 사건 직후와 그 이후 두 사람 사이에 오간 연락 기록 등 객관적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했습니다. 강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연락이 상당 기간 이어진 정황이 자료에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러한 객관적 기록은, 진술이 묘사하는 상황과 어긋나는 지점을 구체적으로 드러내 주었습니다.
③ 무죄추정·증거재판주의 법리로 "진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논증 : 성범죄 사건에서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은 신중히 판단되어야 하지만, 그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피의자의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하지 않아 혐의가 진실이라는 확신에 이를 수 없다면 피의자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저희는 최근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고소인 진술에 일관성과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설령 그 신빙성을 일부 인정하더라도 객관적 정황과 경험칙에 비추어 의뢰인의 혐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음을 논증했습니다. 진술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유죄가 정당화되지 않으며, 혐의의 증명책임은 어디까지나 수사기관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4. 결과
수사기관은 의뢰인의 특수강간 혐의에 대하여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아,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술 외에 혐의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없고, 오히려 객관적 정황이 진술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이 받아들여진 결과였습니다.
5. 이 사건의 시사점
이 사건은 성범죄 혐의 대응에서 실무상 중요한 지점을 보여 줍니다.
첫째, 진술만 있는 성범죄 사건이라도 무죄추정의 원칙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고소인의 진술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혐의가 증명되는 것은 아니며, 객관적 정황이 진술과 어긋나거나 진술만으로 확신에 이를 수 없다면 피의자의 이익으로 판단되어야 합니다.
둘째, 결론을 가르는 것은 결국 '진술 외의 객관적 자료'입니다. 당사자 사이에 오간 연락 기록처럼 사건 전후의 정황을 보여 주는 자료는, 진술이 묘사하는 상황과 실제가 어긋나는지를 판단하는 핵심 근거가 됩니다.
셋째, 이러한 자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삭제되거나 확보가 어려워집니다. 혐의를 받게 된 초기에 관련 기록을 빠짐없이 보전해 두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성범죄 사건은 진술 외의 객관적 자료를 어떻게 확보하고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억울하게 혐의를 받게 되었다면, 수사 초기 단계에서 대응 방향을 검토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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