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례 공보:: 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2다306185 판결
최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공개한 ‘의료사고예방소식지 26호’에서 ‘코로나19 관련 의료분쟁 조정 현황’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의료분쟁이 3년간 총 70건이 발생했고 환자가 고령일수록 높은 분포를 보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더불어 고령 환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요양병원 역시 가장 많은 분쟁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전문성을 가진 의사라고 할지라도 진료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종종 병원에서 의료과실 등의 문제로 분쟁이 발생하곤 합니다.
오늘 살펴볼 사건은 감기몸살 증상으로 의원에서 수액을 투여받던 중 호흡곤란을 호소한 환자가 의사의 전원 권고로 걸어 나온 후 심정지가 발생하고, 약 20개월 후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사건인데요.
이 사건을 통해서 대법원이 판시한 '수인한도를 넘는 현저히 불성실한 진료로 인한 위자료를 인정하기 위한 판단 기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사실관계
1) A는 감기몸살 증상이 있어 B(원고)과 함께 C(피고) 의원에 내원하였다. A는 C(피고) 의원에서 비타민C 20㎖를 섞은 아미노산 영양제인 트리푸신 250㎖(총 270㎖)을 주사를 통하여 투여받기 시작하였고, 그 동안 세프라딘(항생제) 1g, 덱타손주(스테로이드 제재) 5㎎도 주사로 투여받았습니다.
2) A는 수액을 투여받던 중 호흡곤란을 일으켜 수액 투여가 중단되었습니다. C(피고)는 청진기 등을 이용하여 A의 호흡곤란 원인을 천식으로 파악하고, 덱사메타손(스테로이드 제재) 5mg을 주사로 추가 투여하였습니다.
3) A는 그 후에도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자, C(피고)는 A와 B(원고)에게 ‘택시를 타고 큰 병원으로 가라’고 전원을 권고하였습니다. A는 피고로부터 전원권고를 받은 후 환자대기실에 앉아 있다가 옆으로 쓰러지듯 눕고 10초 후 다시 일어나 앉았다가 옆에 있던 B(원고)의 부축을 받고 피고 의원을 걸어나왔습니다.
4) A는 C(피고) 의원을 나온 후 5분이 지나지 않아 피고 의원 건물 앞에서 주저앉아 쓰러졌고, 119 구급차로 OO대학병원 응급실로 후송되던 중 심정지가 발생하였습니다.
5) A는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다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습니다.
-. 원심법원의 판단
대구지방법원 2022. 11. 23. 선고 2022나309014 판결
원심은, C(피고)가 A(망인)의 경과를 관찰하고 119에 신고하는 등 구급차로 A(망인)를 상급병원에 이송하였다고 하더라도, A(망인)가 상급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심정지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C(피고)의 잘못으로 인하여 A(망인)가 사망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원심은,C(피고 )가 A(망인)에게 호흡곤란이 발생하였을 때 망인의 혈압, 맥박, 호흡수 등을 측정하지 않았고, A(망인)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지 않았으며, 택시를 불러 A(망인)가 즉시 탑승할 수 있게 하거나 구급차를 호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송 과정에 관여하지 않은 행위는 일반인의 처지에서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것이라고 평가된다는 등의 근거를 들어 C(피고)가 A(망인) 및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원심은 의사인 C(피고)의 잘못으로 인하여 A(망인)이 사망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면서도, 일반인의 처지에서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것이라고 평가된다는 등의 근거를 들어 C(피고)에게 위자료 지급을 명하였습니다.
-.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2다306185 판결
[수인한도를 넘는 현저히 불성실한 진료로 인한 위자료를 인정하기 위한 판단 기준]
☞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일반인의 처지에서 보아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것이라고 평가될 정도에 이른 경우라면 그 자체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여 그로 말미암아 환자나 그 가족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배상을 명할 수 있으나, 이때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정도로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하였다는 점은 불법행위의 성립을 주장하는 피해자가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61402 판결, 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8다10562 판결 등 참조).
☞ 의료진이 임상의학 분야에서 요구되는 수준에 부합하는 진료를 한 경우 불성실한 진료를 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으므로, 수인한도를 넘는 현저히 불성실한 진료는 의료진에게 현저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음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수인한도를 넘는 현저히 불성실한 진료로 인한 위자료는, 환자에게 발생한 신체상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와 관련된 정신적 고통을 위자하는 것이 아니라 불성실한 진료 그 자체로 인하여 발생한 정신적 고통을 위자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불성실한 진료로 인하여 이미 발생한 정신적 고통이 중대하여 진료 후 신체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별도의 위자료를 인정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마땅한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을 위 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앞서 본 사실과 같이 망인이 피고 의원에 내원하였다가 주사를 투여 받은 후 전원 권고를 받고 피고 의원을 부축 받아 걸어 나왔다면, 원심이 들고 있는 것처럼 망인의 혈압 등을 측정하지 않았다거나 이송 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는 행위만으로 피고가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와 달리 판단하여 피고에게 위자료 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의료사고의 과실과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대법관의 일치 의견으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 결론
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2다306185 판결
정리하자면 이 사건은, 수인한도를 넘는 현저히 불성실한 진료로 인한 위자료를 인정하기 위한 판단 기준을 판시한 판례입니다.
수인한도를 넘는 현저히 불성실한 진료 여부가 문제된 사건에서 대법원은 의료진이 임상의학 분야에서 요구되는 수준에 부합하는 진료를 한 경우 불성실한 진료를 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으므로, 수인한도를 넘는 현저히 불성실한 진료는 의료진에게 현저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음을 전제로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불성실한 진료로 인하여 이미 발생한 정신적 고통이 중대하여 진료 후 신체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별도의 위자료를 인정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마땅한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위 법리를 설시하면서 망인이 피고 의원에 내원하였다가 주사를 투여 받은 후 전원 권고를 받고 피고 의원을 부축 받아 걸어 나왔다면, 원심이 들고 있는 것처럼 망인의 혈압 등을 측정하지 않았다거나 이송 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는 행위만으로 피고가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의료사고에서 의료종사자의 과실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그 기준으로 삼되, 진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파악하여야 합니다. 의료과실 등으로 인한 분쟁 사건의 경우 과실유무 판단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초기부터 변호인을 선임하여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과실 등으로 인한 분쟁 상황에 직면하고 계시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전문가인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하시어 적절한 판단에 따라 법적인 절차를 진행하시면 보다 수월하게 해결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법리를 잘 알고, 노하우가 있는 변호사와의 사건 진행이 필요할 것입니다.
법무법인(유한) 서평 일산분사무소에서 30년 경력의 부장판사 출신 장진훈 변호사님과 함께 원만하게 사건을 해결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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