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반반결혼'으로 인한 다툼도 이혼 사유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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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반반결혼'으로 인한 다툼도 이혼 사유가 될까? 

심규덕 변호사

오늘은 요즘 트렌드라고 하는 ‘반반결혼’에 대한 이해와 이와 관련된 주된 법적 쟁점을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반반결혼의 의미 / 반반의 모호한 기준 / 최대 이혼사유가 된 ‘돈’ 문제 / 반반 다툼이 법적으로 이혼사유가 될 수 있는지 / 혼전계약서의 개념과 효력 / 재산약정서의 개념 / 결혼생활 중 작성한 각서의 효력 / 반반결혼과 엑셀이혼, 이혼 시 재산분할의 방법 / 공동재산과 특유재산의 구분 / 기여도를 높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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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반 후라이드반은 알겠는데, 반반결혼?

결혼 비용을 절반씩 부담하는 ‘반반결혼’을 하는데 아이에게 아빠의 성(姓)을 물려줘야 하는 것이 불만이어서 파혼을 고려하고 있다는 한 예비 신부의 사연이 인터넷에서 연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돈도 각자 관리하고, 공동 생활비도 같은 금액으로 내고, 모든 걸 칼같이 이성적으로 반반씩 하자고 합의했으니, 아이를 만드는 것은 내가 거의 다 하니까 아이의 성도 나의 성으로 하고 싶다는 논리였죠.

최근에는 빨래 건조대 넣기, 건조대에서 빨래 꺼내기, 아이 가방 챙기기, 등원시켜주기 등 모든 항목을 세세히 나누어 놓은 이른바 ‘집안일 배분표’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해야 하나 싶지만,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합리적인 것, 공평한 것이 중시되다 보니 결혼을 하더라도 절대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에 이러한 ‘반반결혼’이 트렌드가 되지 않았나 싶은데요.


반반의 모호한 기준… 분쟁의 시작

‘반반결혼’, 모든 걸 반반으로 나눌 수만 있다면 별 문제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은데요.
 
앞서 살펴본 ‘임신과 출산’ 사례와 ‘가사노동 분담’ 사례가 대표적이죠. 임신은 내가 했으니 아이의 성도 내 성을 따라야 한다면서 분쟁이 생기는 것이고, 아이 등원은 내가 했으니 하원은 네가 해야 한다고 정해 놓았더라도 부부가 직장인인 이상 출퇴근 시간의 변화에 따라 그 약속이 지켜지기 어렵고 결국 ‘내가 더 많이 했니 네가 더 많이 했니’류의 싸움으로 이어지죠.

그 밖에도 양가 집안 행사, 육아 분담, 투자수익 분배 등등… ‘반반’ 따졌다가는 부부 사이만 더 나빠질 게 뻔한 사안들이 있습니다.

물론 ‘반반결혼’이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배려를 바탕으로 형성된 것이라면, ‘정확히 절반’으로 나누기 힘든 상황이 생길 때마다 서로 타협을 하는 것이 수월하겠지요. 그러나 ‘반반결혼’이 ‘나’는 절대 손해 보지 않겠다는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라면, 애매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언쟁이 생길 수밖에 없고, 심하게는 “이혼”이 언급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는 것입니다.



'반반' 다툼, 이혼 사유 될까?


불과 10년 전만 해도 외도, 성격 차이, 가정 폭력과 같은 이유들로 이혼을 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칼 같이 '반반'을 하지 않고 있는 것에 불만을 느껴 이혼 상담을 받으러 오는 2030세대 부부들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과연 이러한 '반반' 다툼도 이혼 사유가 될까요?


우리나라는 민법 제840조에서 '이혼 사유'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840(재판상 이혼원인) 부부의 일방은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주: 위와 같은 재판상 이혼사유가 없더라도 우리나라는 '협의이혼'제도를 두고 있으므로 쌍방 모두의 이혼의사만 있다면 극심한 성격 차이 등을 이유로 비교적 쉽게 이혼할 수 있습니다.)

돈 문제로 인한 이혼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끊이지 않는 돈 문제와 이로 인한 다툼도 위에서 열거한 이혼 사유에 포함되어야만 하겠지요. 


돈과 관련하여서는 '반반'을 따지면서 발생하는 다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유형으로 존재하므로, 여기서는 주된 몇 가지 유형을 중심으로 이혼 사유 여부를 살펴보겠습니다.


1.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이혼을 원하는 경우


부부 사이에 다른 문제는 없다고 가정했을 때 경제적 어려움만을 호소하는 것으로는 이혼을 할 수 있을까요?


앞서 언급한 1호부터 6호까지의 이혼 사유 중 6호 "기타 중대한 사유"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는 점이 증명되고 더 이상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요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단순히 상대방 배우자가 돈을 잘 못 벌어와서 힘드니 이혼을 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혼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이유가 상대방 배우자의 상습적인 도박, 유흥 등으로 인한 것이고 그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 그러한 사정으로 인해 더 이상 혼인생활의 지속이 어렵다는 점을 적극 주장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 부산가정법원에서 무리한 주식투자로 인해 가계에 큰 경제적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로 이혼이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2. 경제권을 통제당하는 일방 배우자가 이혼을 원하는 경우


만약 내가 물건을 구매할 때마다 배우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면 어떨까요? 택시 탈 때마다 배우자가 왜 비싸게 돈 주고 택시를 탔는지 물어보고, 뭘 살 때마다 산 이유를 댈 것을 요구하는 배우자와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부부는 서로에 대한 부양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수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 배우자를 통제하려는 목적에서 생활비를 주지 않는 등 부양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위에서 살펴본 여섯 가지 사유 중 2호 "악의 유기" 내지 6호 "기타 중대한 사유"를 주장해 볼 수 있습니다. 


2호 사유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서로 동거, 부양, 협조하여야 할 부부로서의 의무를 포기하고 다른 일방을 버린 경우를 뜻한다"고 판시하고 있는데요.

흔하지 않은 사안 유형이기는 하지만, 아내에게 생활비를 전혀 주지 않고 아내가 늦게 귀가하면 문을 안 열어주는 등 지나친 통제를 한 경제권을 쥔 남편과 이혼하고 싶어 하는 아내의 손을 들어줘 이혼을 인정한 사례(서울가정법원)가 있습니다.

3. '반반'에 대한 의견 차이로 이혼을 원하는 경우

결혼비용도 반반, 생활비도 반반, 돈 관리도 각자 하자고 약속하고 결혼했다고 합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앞서 우리가 본 것처럼 육아, 가사 등 모든 부분을 '반반'으로 나누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돈'으로 계산될 수 있는 것은 모두 반반으로 나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닙니다. 남편이 장모님 생신 선물로 30만 원 짜리를 샀는데 아내가 시어머니 선물로 27만 원을 썼다고 싸울 수도 있겠고, 심지어는 밥값 정확히 반반 냈는데 먹는 양은 반반이 아니라고 싸울 수도 있겠죠.


한쪽이 너무 지나치게 반반을 강조해서 지친 나머지 이혼을 원한다고 하더라도, (협의이혼이 아닌 이상) 현행법상 그 자체는 이혼 사유로 인정받기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이러한 경제관념 내지 가치관, 성격의 차이로 시작된 다툼이 가출, 별거, 폭력 등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그 개별적 행위를 문제 삼아 이혼을 청구할 수는 있겠습니다. 


이와 같은 사유로 이혼을 하고 싶은데 협의이혼이 어려워 소송으로 가고자 할 때, 내가 위 세 가지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 같은데 확실히 내 상황이 이혼 가능한 사안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이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결국은 갈라설 때 재산을 얼마씩 나눠 가질 지의 문제


앞서 살펴보았듯이 혼인관계에서 칼같이 반반 나누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아예 결혼하기 전부터 혼전계약서를 작성해 버리면 어떨까요? 외국의 경우 실제로 'Prenup'(프리넙)이라는 이름의 혼전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계약서를 맺었을 때 그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 포스트 바로 가기


반드시 결혼 전이 아니더라도, 결혼생활 중에 남편이 아내에게 이러이러한 행동은 절대 하지 않고 만약에 위반하면 얼마얼마를 내겠다는 형식의 각서를 쓸 수도 있겠죠. 이러한 경우에도 그 효력이 인정될까요? ☞ 포스트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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