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부부싸움을 하다가 작성한 각서의 효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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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부부싸움을 하다가 작성한 각서의 효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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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부부싸움을 하다가 작성한 각서의 효력 

심규덕 변호사

지난 사연(바로 가기)에서 아내가 실제로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그 근거로 혼전계약서의 내용을 제시한다면, 재판부에서는 그 계약서의 효력을 인정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혼인이 이뤄진 후에 작성한 각서라면 이혼소송에서 그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부부싸움을 하다가 작성한 각서, 이혼소송에서의 효력


아내도 ‘반반을 어길 시 이혼한다’는 내용의 혼전계약이 아무런 효력이 없다는 걸 알았던지, 결국 저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반반’ 타령은 계속됐습니다. 제가 어쩌다 한 번씩 친구들과의 술자리를 계산하게 되면, 그때마다 저를 엄청 혼내고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게 합니다. ‘집에 늦게 들어올 때마다 벌금 50만 원을 낸다’, ‘매달 100만 원을 공동 생활비 계좌에 입금하고, 이를 어길 때마다 월급 전액을 벌금으로 낸다’, ‘바람을 피울 시 이혼하고, 재산분할을 포기한다’… 지금까지 쓴 각서만 해도 10개 가까이 되는 것 같네요. 이 각서들이 나중에 저에게 불리하게 작용할까요?



사연의 아내는 이러한 각서가 유효하다고 생각하고 계속 남편으로부터 이를 받아낸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쉽게도 이러한 각서는 법적으로 큰 의미는 없습니다.

우선 이러한 각서의 대부분은 일정한 규칙을 정하고, 규칙을 어길 시 일정한 약속을 이행하기로 하는 내용인데, 막상 규칙을 어긴 당사자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강제로 이행하게 만드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금전소비대차나 준소비대차(준소비대차)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아 공정증서로 작성될 수도 없습니다.

설령 강제집행 하는 것이 가능한 성질의 각서가 있다고 하더라도(가령 특정 금액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경우), 전 재산을 바치라는 등 일방에게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내용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이 일방에게만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계약은 반사회질서 법률행위(민법 제103조)에 해당되어 무효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과거 서울서부지법은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배우자에게 복잡한 여자관계가 들통나 각서를 작성하고 공증까지 받아준 사안에서, "협박에 의해 작성된 각서는 공정성이 없고 3개월이 채 안 되는 짧은 동거 때문에 10억 원을 부담한다는 것은 상당한 재력을 감안해도 지나치다”는 이유로 “공증 등 법적 절차를 거쳤더라도 각서의 공정성이 없어 무효”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통상 부부싸움을 하다가 작성하게 된 ‘각서’는
(1) 가정생활에 충실하겠다는 다짐 등 추상적인 내용을 의무로 담고 있어 그 이행을 강제하기 어렵고, 이 경우 공증을 받지도 못합니다.
(2) 현실적이지 못한 내용을 담고 있어 법원에서 무효라고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혼] 부부싸움을 하다가 작성한 각서의 효력 이미지 1


협의이혼을 전제로 재산분할 내용을 적시한 각서, 이혼소송에서의 효력

만약에 양측 배우자 서로 추후 협의이혼할 것을 전제로 하면서 재산분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을 각서로 작성했다고 합시다. 이러한 각서는 내용이 추상적이지도 않고, 일방에게만 불공평한 것도 아니므로, 각서 내용대로 그 효력이 인정될까요?

Case #1 : 협의이혼 전에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한 사안

A씨는 2001년 B씨와 결혼한 뒤 2013년 10월 협의이혼 했습니다. A씨는 협의이혼 한 달 전 '협의이혼하고 위자료를 포기하며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고, 이에 따라 모든 재산은 B씨가 차지했으나, 이후 A씨는 "전 남편과 사이에 낳은 아들을 B씨가 폭행해 이혼해 줘야 했었고, 그 과정에서 위협을 당해 각서를 써 줄 수밖에 없었다"라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했습니다.

이 사안에서 대법원은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협의 역시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에 해당한다고 본 1심이나 2심과는 달리) 이혼 한 달 전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했다면 '재산분할 포기약정'이 아니라 '재산분할청구권의 사전포기'에 해당하므로 무효라는 보았습니다. 배우자 일방에게만 불리한 약정이라 진정한 합의로 볼 수 없고,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권리를 미리 포기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대법원은 다만 이혼이 임박한 시점에 재산분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진지하게 논의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각서라면 예외적으로 유효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법원 2016. 1. 25. 자 2015스451 결정)


Case #2 : 협의이혼을 전제로 재산분할합의서를 작성한 사안

위 ‘Case #1’과 달리 협의이혼을 전제로 재산분할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합의서를 작성한 경우, 이는 협의이혼을 조건으로 하는 것으로 협의이혼이 성립되었을 때 유효하게 됩니다. 반대로 배우자 일방이 협의이혼 절차에서 필수적인 ‘협의이혼 의사확인기일 출석’을 준수하지 않는 등을 이유로 협의이혼이 성립되지 않는 경우에는 당연히 아직 이혼한 것이 아니므로 재산분할합의도 효력이 없게 됩니다.

그렇다면 배우자 일방이 협의이혼 절차를 진행하다가 마음이 바뀌어 협의이혼 의사확인기일에 출석을 하지 않고 소송으로 이혼하고자 하는 경우, 협의이혼을 전제로 작성해 둔 재산분할합의서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그 재산분할합의서는 협의이혼 하는 것을 조건으로 작성되는 것이므로, 협의이혼이 아닌 이혼소송 절차에서는 그 합의가 조건 불성취로 무효라고 봅니다.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는 혼인중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분할에 관하여 이미 이혼을 마친 당사자 또는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 사이에 행하여지는 협의를 가리키는 것인바, 그 중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가 장차 협의상 이혼할 것을 약정하면서 이를 전제로 하여 위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장차 당사자 사이에 협의상 이혼이 이루어질 것을 조건으로 하여 조건부 의사표시가 행하여지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그 협의 후 당사자가 약정한 대로 협의상 이혼이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그 협의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지, 어떠한 원인으로든지 협의상 이혼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혼인관계가 존속하게 되거나 당사자 일방이 제기한 이혼청구의 소에 의하여 재판상이혼(화해 또는 조정에 의한 이혼을 포함한다.)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위 협의는 조건의 불성취로 인하여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1다14061)

[이혼] 부부싸움을 하다가 작성한 각서의 효력 이미지 1

오늘의 사연에서 아내가 사연자인 남편으로부터 받아낸 각서는 결국 이혼소송에서 그 효력을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다만 재산분할의 비율을 판단하는 데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반반결혼’이 대세인 요즘 이혼조차 반반으로 나눠 소위 ‘엑셀이혼’을 하려는 부부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실제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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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규 덕 대표 변호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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