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폭행에 대응했을 뿐인데 쌍방 입건이라고?
형사사건을 상담하다보면 상대방의 갑작스러운 폭행에 대응했을 뿐인데 폭행이나 상해로 쌍방 입건이 되었다며 억울해하시는 의뢰인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우리 법원은 싸움의 경우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상대방의 폭행에 대응하다보니 이미 그 정도가 싸움에 이르렀다면 쌍방 입건되겠지만, 소극적 저항행위에 불과하다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입건한 수사기관이 잘못 판단한 것 입니다.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의 지배적인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원칙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합니다(대판 2000도4415). 이러한 행위는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개별적인 위법성 조각사유가 없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되므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사회상규란 무엇일까요? 오늘은 대법원 판례를 통하여 사회상규의 의의와 그 판단기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상규의 의의
사회상규란 국가질서의 존엄성을 기초로 한 국민일반의 건전한 도의감 또는 공정하게 사유하는 일반인의 건전한 윤리감정을 말합니다. 사회상규는 형법질서 내에서 원칙적인 금지와 예외적인 허용을 실질적 위법성의 관점에서 최종적인 한계를 그음으로써 사회생활의 원칙적인 자유의 영역을 확보해 주는 기능을 합니다. 대법원은 이를 사회적 상당성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상당성이 인정되는 행위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후보자 등이 한 기부행위가 비록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제112조 제2항 등에 의하여 규정된 의례적이거나 직무상 행위에 해당하지는 아니하더라도, 그것이 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일종의 의례적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대판 2005도 2245).”
사회상규의 판단기준
결과측면에서 판단할 경우 법익침해 내지 그 위험이 경미할수록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낮은 이익을 희생시킴으로써 높은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면 이익교량의 원칙에 의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인정됩니다.
한편 행위측면에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그 행위의 목적이나 동기 등이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사회윤리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행위의 긴급성이나 보충성을 참작하여 수단의 정당성 및 적합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폭행행위에 대한 저항행위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경우 모두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고 보아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이 갑자기 딸의 눈 쪽을 향해 오른손을 뻗는 아이의 행동을 제지하였는데, 이로 인해 그 아이가 바닥에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은 경우, 딸에 대한 피해자의 돌발적인 공격을 막기 위한 본능적이고 소극적인 방어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고, 따라서 이를 사회상규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대판 2012도11204).
피해자가 양손으로 피고인의 넥타이를 잡고 늘어져 후경부피하출혈상을 입을 정도로 목이 졸리게 된 피고인이 피해자를 떼어놓기 위하여 왼손으로 자신의 목 부근 넥타이를 잡은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손을 잡아 비틀면서 서로 밀고 당기고 한 경우, 피고인의 그와 같은 행위는 목이 졸린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인 저항행위에 불과하여 형법 제20조 소정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다(대판 96도979).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며칠간에 걸쳐 집요한 괴롭힘을 당해온 데다가 피해자가 피고인이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대학교의 강의실 출입구에서 피고인의 진로를 막아서면서 피고인을 물리적으로 저지하려 하자 극도로 흥분된 상태에서 그 행패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피해자의 팔을 뿌리쳐서 피해자가 상해를 입게 된 경우, 본능적인 소극적 방어행위에 지나지 아니하여 정당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다(대판 95도936)
분쟁이 있던 옆집 사람이 야간에 술에 만취된 채 시비를 하며 거실로 들어오려 하므로 이를 제지하며 밀어내는 과정에서 2주 상해를 입힌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행위로서 무죄이다(대판 94도2746)
- 남자인 피해자가 비좁은 여자 화장실 내에 주저앉아 있는 피고인의 물건을 빼앗으려고 다가오는 것을 저지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어깨를 순간적으로 밀친 것은 본능적인 소극적 방어행위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이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다(대판 91도2831)
피해자가 술에 취하여 피고인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시비를 걸면서 얼굴을 때리다가 피고인이 이를 뿌리치고 현장에서 도망가는 바람에 그가 땅에 넘어져 상처를 입은 경우, 형법 제20조에 정한 정당행위에 해당되어 죄가 되지 아니한다(대판 90도748)
3인이 합세하여 피고인을 강제로 영등포경찰서에 연행하려하므로 이를 모면하려고 피고인이 팔꿈치로 뿌리치면서 그 중 1인의 가슴을 잡고 벽에 밀어붙인 행위는 소극적인 저항으로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대판 81도2958)
대법원의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볼 때, 소극적인 저항행위에 불과한 행위로 폭행이나 상해로 쌍방 입건된 경우라면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적절한 방어권을 행사하여 자신의 무고함을 입증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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