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취소하고 싶다면
부부가 순간적인 감정을 참지 못하고 이혼을 하거나, 또는 실질적인 부부 공동생활을 해소할 의사가 없지만, 다른 목적을 위하여, 예컨대 해외 영주권 취득이나 채무 면탈 등을 목적으로 이혼을 하는 경우 추후 이러한 이혼을 무효로하거나 취소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상담이 종종 들어오곤 합니다.
이혼을 무효로하거나 취소로 할 수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경우에 이혼의 무효나 취소가 가능할까요? 오늘은 이혼의 무효와 취소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장이혼이나 가장이혼은 무효일까?
협의상 이혼의 무효란 이혼신고가 수리되었으나, 당사자 사이에 이혼의 합의가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무효 사유에 대해서는 현행 법령이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혼 당사자 간에 혼인생활을 실질적으로 폐기하려는 의사 없이 단지 강제집행의 회피를 위한 방편으로 일시적으로 이혼신고를 하려는 ‘합의만 있었던 경우’(대법원 75도 1712)는 그러한 이혼은 무효입니다.
그러나 이혼 외의 다른 목적으로 협의상 이혼신고를 했어도 일시적으로나마 이혼할 의사가 실제 존재했다면 가장이혼으로서 무효인 이혼이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해외로 이주할 목적으로 이혼신고를 했지만 잠시나마 이혼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여지는 경우(대법원 76도107), 실질적인 부부관계를 해소할 의사 없이 남편이 장인에게 노임 청구를 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이혼신고를 하기로 하는 합의 하에 협의 이혼신고를 한 경우(대법원 93므171) 모두 이른바 가장이혼이지만 이혼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즉 혼인의사의 진정한 합치 의사가 없는 가장 결혼, 또는 위장 혼인은 효력이 없다는 것과 달리, 실무적으로 가장이혼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이혼을 하더라도 협의를 하는 당시에 그 목적을 위하여 이혼을 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때문에 무효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협의 이혼의 취소사유
이혼의 의사표시가 ‘사기 또는 강박’에 의하여 이루어진 경우에는 협의 이혼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38조). 이 때 ‘사기 또는 강박’은 혼인 취소의 사유인 사기, 강박과 유사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사기란 이혼 당사자에게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여 착오를 일으켜 이혼의사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며, 강박이란 이혼 당사자에게 어떠한 해악을 가하겠다고 위협하여 공포심을 유발하고 그로 인하여 이혼의사를 결정하게 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러한 사기 또는 강박은 이혼 당사자의 일방이 했든 제3자가 했든 묻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혼 당사자의 일방이 제3자로부터 사기나 강박을 당하여 이혼의사를 표시하였고, 다른 일방이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였더라도, 즉 선의라고 하더라도 사기 또는 강박을 당한 이혼 당사자는 이를 이유로 협의이혼의 취소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혼의 의사표시를 할 때 만약 강박이 있었다면 가정법원에서 이혼의사의 존재 여부 확인 시 이 사실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무적으로 협의 이혼에 있어서 강박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강박을 이유로 협의 이혼을 취소하려고 한다면 이혼신고서를 작성한 때부터 가정법원에서 이혼의사의 확인을 받은 때, 최종적으로 이혼신고서를 담당 공무원에게 제출할 때까지 계속된 강박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나 증인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협의 이혼의 취소를 주장하는 방법
협의 이혼의 취소는 반드시 ‘이혼 취소의 소’를 통해서만 주장할 수 있고, 이혼 취소의 소는 조정전치주의의 적용대상입니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나류 사건 제3호).
이혼의 취소는 사기 또는 강박을 당한 이혼 당사자만이 청구할 수 있고, 그 상대방인 피고는 다른 일방이 됩니다. 한편, 사기 사실을 안 날 또는 강박에서 벗어난 날로부터 3개월이 경과하면 협의 이혼의 취소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823조 및 제839조).
협의 이혼의 취소가 확정되면 소를 제기한 사람은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판결의 등본과 그 확정증명서를 첨부하여 취지를 신고해야 합니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78조 및 제58조).
협의 이혼 취소의 효과
협의 이혼을 취소한다는 판결이 확정되면 협의 이혼은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취급됩니다. 이러한 점이 혼인의 취소와 다릅니다.
따라서 이혼신고 후 당사자가 재혼하였는데 협의 이혼의 취소 판결이 확정되면 민법 제810조 상의 중혼이 발생하고, 재호은 취소 사유 있는 혼인이 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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