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상속포기, 특별한정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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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상속포기, 특별한정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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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상속포기, 특별한정승인 

오경수 변호사

지난 달 대법원에서 미성년자의 상속포기, 특별한정승인, 상속포기에 관해 아주 중요한 판례(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19다232918 전원합의체 판결)가 나왔습니다.


#미성년자 보호라는 측면에서 보면 미성년자에게 가혹할 수도 있는 판단이기 때문에 이 판례의 내용은 아주 중요합니다. 피상속인 사망 이후 미성년인 상속인이 있을 경우, 그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이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내용이니 이 판례의 핵심 결론은 반드시 알고 계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성년자인 상속인이 성년자가 되었을 때, 그 상속인이 성년자가 되자마자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위 판례의 내용을 간단히 안내하겠습니다.


대법원 판례 사실관계

피상속인 A는 B에게 약속어음금 채무를 지고 있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A는 1993. 2.경 사망하였고, 당시 A의 상속인으로는 배우자 C와 자녀 D, E가 있었습니다. 당시 E는 만 6세의 미성년이었습니다.


채권자 B는 A의 공동상속인들인 C, D, E를 상대로 약속어음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1993. 12.경 승소판결을 받았고,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그런데 E의 법정대리인인 C는 이 소송에서 당시 미성년자인 E를 대리하였습니다.


B는 2003. 11.경 시효연장을 위해 다시 A의 공동상속인들인 C, D, E를 상대로 다시 소를 제기하였고, 2003. 12.경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되었습니다. E의 법정상속인인 C는 당시에도 미성년자인 E(만 17세)를 대리하여 위 이행권고결정을 송달받았습니다.


B는 2013. 11.경 재차 시효 연장을 위해 다시 A의 공동상속인들인 C, D, E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였고, 2014. 2.경 B의 승소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B는 2017. 8.경 위 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E의 은행 예금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습니다. E는 2017. 9.경 상속한정승인 신고를 하였고 이를 수리하는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E는 곧바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청구이의의 소 항소심은, 이에 E가 나이가 어려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알지 못하다가 2017. 9. B의 신청에 따른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이 내려지면서 비로소 상속채무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므로, 그로부터 3월 내에 이루어진 특별한정승인 신고는 적법, 유효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미성년자 특별한정승인 관련 대법원 판례 입장

1. 상속인이 미성년인 경우 상속인과 법정대리인 중 누구의 인식을 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의 가부를 가려야 하는지(법정대리인)

...(중략)... 이와 같이 민법 제1019조 제1항, 제3항의 각 기간은 상속에 관한 법률관계를 조기에 안정시켜 법적 불안 상태를 막기 위한 제척기간인 점,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법정대리인 제도와 민법 제1020조의 내용 및 취지 등을 종합하면, 상속인이 미성년인 경우 민법 제1019조 제3항이나 그 소급 적용에 관한 민법 부칙 제3항, 제4항에서 정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였는지'와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이 언제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중략)... 법정대리인이 위와 같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을 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에 관한 3월의 제척기간이 지나게 되면, 그 상속인에 대해서는 기존의 단순승인의 법률관계가 그대로 확정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2. 미성년 상속인이 성년이 된 후 본인 스스로의 인식을 기준으로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지(소극)

앞서 본 것처럼 미성년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이 인식한 바를 기준으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는지 여부'와 '이를 알게 된 날'을 정한 다음 이를 토대로 살폈을 때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애당초 적용되지 않거나 특별한정승인의 제척기간이 이미 지난 것으로 판명되면, 단순승인의 법률관계가 그대로 확정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효과가 발생한 이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르더라도 상속개시 있음과 상속채무 초과사실에 관하여 상속인 본인 스스로의 인식을 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적용되고 제척기간이 별도로 기산되어야 함을 내세워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19다232918 전원합의체 판결)


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상속인 중에 미성년 자녀 E가 있었고, 당시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이었던 C가 피상속인 A의 채무초과사실을 안 날로부터 3월이 지났다면, 성년자가 된 E는 더 이상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가 없다는 뜻이 됩니다.


그 결과 설령 E가 어린 나이여서 A의 채무를 성년이 될 때까지 몰랐고, 특별한정승인 기간을 놓친 것에 본인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당시 법정대리인인 C가 특별한정승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E는 A의 상속채무를 법정상속분 한도 내에서 무조건 책임져야 합니다. 그래서 E는 성년이 되자마자 신용불량자가 되어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법의 부지는 용서받지 못한다

"법의 부지는 용서받지 못한다(ignorantia legis neminem excusat)"라는 법언이 있습니다.

사실 법을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 이렇게 무서운 말은 또 없죠. 어떠한 법률적 문제가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만약 자신이 미성년자일 당시 법정대리인(친권자, 미성년후견인)이 착오 또는 무지로 특별한정승인을 하지 않았다면, 성년이 된 그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채무를 책임져야 합니다. 법정대리인의 무지와 착오를 이유로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자신의 착오 또는 무지로 자녀가 성년이 되자마자 신용불량자로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하는 상황이 왔을 때 누구도 구제해 줄 수 없습니다.


따라서 피상속인 사망 이후 미성년자가 상속인이 되었고, 피상속인의 채무가 재산보다 클 때에는 그의 법정상속인은 미성년자인 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미성년자의 한정승인, 상속포기, 특별한정승인 절차를 밟아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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