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7월 1일부터 기존의 금치산제도, 한정치산제도 등이 폐지되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었는데요, 이 제도가 바로 성년후견제도 입니다.
기존의 금치산제도 및 한정치산제도와는 달리, 성년후견제도는 피성년후견인의 행위능력을 최대한 존중하는 동시에, 법원의 감독권한을 강화하여 피성년후견인에 대한 보호를 한층 강화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피성년후견인에 대한 후견이 개시되면, 후견인이 법원의 감독을 받아 피성년후견인의 재산을 관리하고, 신상에 관한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신적 제약이 있는 사람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0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후견제도가 시행된 후 후견사건(성년후견, 한정후견, 특정후견, 후견감독)의 법원 접수 건수는 꾸준히 증가해 2019년 접수 건수는 총 14,534건에 달했고, 2019년 한 해에만 처리 완료된 #성년후견 사건은 6,831건에 달했습니다.
위와 같이 후견사건이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이에 관한 분쟁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 오늘은 피성년후견인의 #재산증여 문제로 성년후견 분쟁을 겪었던 한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A의 아버지 B는 슬하에 1남 3녀를 두었습니다. 부인 C는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났고 C가 세상을 떠난 이후 A가 아버지 B를 모시며 살았습니다. 여자 형제인 D, E, F는 가끔 친정아버지를 찾아 왔고 A의 가족은 여느 다른 가족과 다르지 않게 살아왔습니다.
아버지 B는 A 집에서 살기 시작한지 약 6년이 지났을 때 그동안 자신을 부양한 보상 그리고 여생을 계속 책임지라는 의미로 자신의 전재산을 A에게 증여하였습니다. 당시 B는 이러한 사실을 딸들인 D, E, F가 알면 집안이 시끄러울 것 같아 아무런 얘기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약 4년이 지나 B는 초기치매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D가 아버지 B 재산이 모두 A에게 이전되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때부터 생겼습니다. D, E, F는 A에게 찾아가 치매인 아버지가 어떻게 재산을 줄 수 있느냐며 따졌고, 당장 아버지 명의로 재산을 돌려놓으라고 요구하였습니다. A는 아버지 B가 진짜 자신에게 재산을 준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하였고, 이에 D, E, F는 A가 자신들 몰래 치매인 아버지의 재산을 빼돌렸다는 것을 이유로 아버지 B를 피성년후견인으로 하는 성년후견개시심판청구를 하였습니다.
D, E, F는 이 절차에서 B의 성년후견인이 선임되면, 그 성년후견인으로 하여금 A에 대한 증여무효소송을 할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가정법원이 선임한 성년후견인은 피성년후견인의 재산에 대한 관리권한과 신상보호권한을 갖습니다. 그래서 장차 피성년후견인의 상속인이 될 사람들 사이에 분쟁이 생기기 십상입니다.
특히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자녀가 부모님의 재산을 무단으로 인출하거나 처분하고 있다면, 부모님의 재산을 사실상 동결하기 위해서는 성년후견이 꼭 필요합니다. 이 성년후견으로 부모님의 재산을 오로니 부모님 여생을 위해서만 사용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치매에 걸린 부모님 상태를 이용해 재산을 유출했던 사람 입장에서는 후견개시를 적극적으로 저지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자신이 후견인이 되어야만 하겠죠. 그래서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피성년후견인으로부터 아무런 문제 없이 재산을 증여받은 것인데, 이를 두고 다른 형제들이 문제 삼는다면, 추후 골치 아픈 문제를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다른 형제들이 제기한 성년후견사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아버지에게 정당한게 증여를 받았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냐고 단순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형제들이 제기한 성년후견심판청구에서 다른 형제들이 후견인이 되었을 경우, 분명 다른 형제들은 재산증여를 받은 사람을 상대로 증여무효소송을 할 것이고, 설령 이 소송에서 증여를 받은 사람이 승소를 한다고 해도 다른 형제들은 아무런 손해가 없기 때문입니다. 증여무효 소송의 소송비용은 아버지의 재산에서 충당되니까요. 그럼 증여를 받은 사람은 상대방들이 패소해도 책임지지 않는 소송을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대응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A의 사안도 마찬가지입니다. A의 여자형제들인 D, E, F가 이 사건 성년후견개시심판청구를 한 이유는 아버지 B를 제대로 모시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A에게 증여된 재산을 법정상속분대로 나누기 위한 목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 B가 초기 치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잠잠하다가 재산이 A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고 서야 이 사건 청구를 한 것이죠.
A는 당장 법률사무소 세웅의 상속전문변호사를 찾았고, 상속전문변호사 역시 단번에 D, E, F의 진의를 알아차렸습니다. 그렇다면 그에 맞는 소송수행이 필요하겠죠(엄밀히 말해 성년후견개시심판청구 사건은 '가사비송'사건이므로 소송절차가 아닙니다).
A의 대리인이 된 오경수 변호사는, 먼저 피성년후견인 B의 의사를 법원에 전달하는 데에 집중을 했습니다. 자신이 A에게 재산을 줄 당시에 정신적 능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지금도 재산을 A에게 준 것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딸들이 이 후견청구를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게 하였습니다. 또한 설령 자신에 대한 후견이 개시된다고 하더라도 후견인은 A가 되었으면 한다는 의사도 법원에 전달하게 하였습니다.
또한 A는 그동안 B를 모신 경위나 이를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여 A가 B의 재산관리권한 뿐만 아니라 신상보호권한까지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였습니다.
그 결과, B의 선순위 상속인들 사이에 분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법원은 A를 B에 대한 성년후견인으로 선임하였습니다.
그리하여 A는 아버지 B의 사망 전에 여자형제 D, E, F가 자신을 상대로 증여무효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버지 B가 돌아가신 후에는 D, E, F가 B의 상속인의 지위에서 A를 상대로 증여무효 소송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A가 법원으로부터 후견인으로 선임되었다는 사실 자체로, 추후 언젠가 있을지 모를 증여무효소송에서 A는 이미 유리한 지위를 점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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