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직장동료 B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B의 컴퓨터에 있는 사내 메신저의 과거 대화내용을 몰래 열람하고 복사하여 이를 타인에게 전송하였다.
A는 무슨 죄로 처벌될까?
1. 우리나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49조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제71조 제1항 제11호는 “제49조를 위반하여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것은, PC에 있는 과거 대화내용이 정보통신망법 제49조의 '비밀'에 해당하는지, 해당한다면, 다른 부정한 행위 없이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켜져 있는 B의 컴퓨터를 이용하여 열람하고 이를 전송한 것이 '비밀침해'나 '비밀누설'에 해당하는지, 또한 이를 '부정한 수단 또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입니다.
2. 우리 대법원이 판시한 바에 따르면, 여기서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에는 정보통신망으로 실시간 처리․전송 중인 비밀, 나아가 정보 통신망으로 처리․전송이 완료되어 원격지 서버에 저장․보관된 것으로 통신기능을 이 용한 처리․전송을 거쳐야만 열람․검색이 가능한 비밀이 포함됨은 당연하고, 정보통신망으로 처리․전송이 완료된 다음 사용자의 개인용 컴퓨터(PC)에 저장․보관되어 있더라도, 그 처리․전송과 저장․보관이 서로 밀접하게 연계됨으로써 정보통신망과 관련된 컴퓨터프로그램을 활용해서만 열람․검색이 가능한 경우 등 정보통신체제 내에서 저장․보관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는 비밀도 여기서 말하는 ‘타인의 비밀’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합니다(대법원 2018. 12. 27.선고 2017도15226판결).
한편, 여기서의 타인의 비밀 ‘침해’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을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등 부정한 수단 또는 방법으로 취득하는 행위를 말하고(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3도15457 판결 참조), 타인의 비밀 ‘누설’이란 타인의 비밀에 관한 일체의 누설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을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등의 부정한 수단 또는 방법으로 취득한 사람이나 그 비밀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취득된 것임을 알고 있는 사람이 그 비밀을 아직 알지 못하는 타인에게 이를 알려주는 행위만을 의미합니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도10576 판결 등 참조).
또한, 정보통신망법 제49조의 ‘타인의 비밀침해 또는 누설’에서 요구되는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등 부정한 수단 또는 방법’에는 부정하게 취득한 타인의 식별부호(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직접 입력하거나 보호조치에 따른 제한을 면할 수 있게 하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는 등의 행위에 한정되지 않고, 이러한 행위가 없더라도 사용자가 식별부호를 입력하여 정보통신망에 접속된 상태에 있는 것을 기화로 정당한 접근권한 없는 사람이 사용자 몰래 정보통신망의 장치나 기능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비밀을 취득․누설하는 행위도 포함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3. 결국, 이 사건에서 A는 정보통신망법 제49조의 비밀침해 및 비밀누설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되므로, 동법 제71조에 의하여 정보통신망법위반죄로 처벌받을 것입니다. 타인의 컴퓨터나 휴대폰 등에 저장된 대화내용을 그저 잠금잠치가 없는 상태로 몰래 취득하더라도 이는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한편, 우리 형법은 제 316조 제2항은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도서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하여 그 내용을 알아낸 자"를 비밀침해죄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해당 비밀침해죄는 정보통신망과 연계되지 아니한 전자적 정보 등의 침해에도 적용될 수 있지만, 기술적 수단을 이용하여 그 내용을 알아내어야 하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두 가지 범죄가 함께 성립할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위 비밀침해죄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죄에 비해서는 범죄성립 범위가 더 좁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 사안의 경우에는 형법상 비밀침해죄는 성립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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