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치사와 상속결격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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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치사와 상속결격사유 

유지은 변호사


부모가 사망하면서 남긴 상속재산 40억.

얼마뒤 지적장애를 가진 동생 B가 강가에 사체로 떠올랐습니다.

검찰은 동생이 죽으면 유일한 상속인이 되는 형 A씨가 동생을 강가에 빠트려 익사하게 한 것이라고 보고 살인죄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1심 재판부는 계획살인이 인정된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증거불충분으로 살인죄는 무죄를 선고하고 유기치사만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된 '사건의 지평선-살인과 유기 사이의 진실' 에서는 동생을 직접이든 간접이든 죽음에 이르게 한 형 A씨가 동생 몫의 상속재산을 받게 되는 법적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동생을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한 형은 과연 동생이 남긴 수십억의 재산을 상속받게 될까요?

이번 시간에는 상속결격사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상속결격사유 조건와 의미


'상속결격자'란 법이 정한 상속순위에 해당하지만 일정한 이유로 상속을 받지 못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민법 제1004조에서는 상속결격사유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①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 그 배우자 또는 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사람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고 한 사람

②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과 그 배우자에게 상해를 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

③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 또는 유언의 철회를 방해한 사람

④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을 하게 한 사람

⑤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위조·변조·파기 또는 은닉한 사람

지적 장애를 가진 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1심 유죄에서 2심 무죄선고를 받은 형 A씨는 과연 상속결격자일까요?

만일 상속재산을 노리고 동생을 살해한 1심 판결이 그대로 유지되었다면 이는 상속결격사유 '①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 그 배우자 또는 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사람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고 한 사람'에 해당하므로 상속재산을 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2심 재판결과처럼 살인죄는 무죄이고 유기치사죄만 인정한 경우에는 어떨까요? 

유기치사죄에서 유기죄란 노약자, 유아, 질병, 기타 사정으로 인해서 부조(扶助)를 요하는 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자가 이를 포기(유기)하거나 그 생존에 필요한 보호를 하지 않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며 유기하여 사망에 이를 때 유기치사죄가 성립합니다.

유기치사의 경우 3년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는데요, 유기치사죄는 상속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만일 A씨의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어 징역 10년형을 살고 나온다면 동생이 남긴 상속재산은 A씨의 것이 되는 것이죠.





남편의 췌장암 사실을 알고도 치료하지 않는 아내는 상속결격사유에 해당할까


재혼 후 몇 달되지 않아 사망한 남편.

아내는 몇 달 만에 수십억 자산가가 되었습니다. 남편이 남긴 재산의 상속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전처 자녀들은 계모가 아버지의 췌장암 사실을 알고도 치료를 하지 않았다며 상속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남편의 병명을 알고도 치료하지 않았던 것은 결격사유에 해당할까요?

이에 대해 실제 해당 사안을 담당한 재판부는 “병명을 알고도 치료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행위는 유기치사에 속하며, 이는 상속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피상속인에 대한 의무이행을 현저히 해태하거나 유기 및 방치를 하더라도 민법상 정해진 상속결격사유에는 해당하지 않으므로, 얼마든지 상속권을 주장할 수 있고, 유류분 반환도 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상속 본래의 취지를 반하는 것으로 방임과 유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살인은 안되고 유기치사는 된다?

상속결격제도 보완이 시급하다


지적 장애를 가진 동생을 계획적으로 살인한 간접 증거들이 차고 넘치는 상황이지만 직접 증거를 찾지 못해 유기치사죄가 적용된 A.

고의가 아니라 하더라도 부양의무를 해태해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면 형법에 따라 죗값을 치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상속재산을 노린 유기치사죄가 상속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이는 분명 상속의 본질을 해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자녀 부양의 의무를 저버린 나쁜 부모는 자녀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도록 하자는 일명 '구하라법' 역시 본질을 같습니다.

물론 상속결격사유에 유기나 부양의무 해태 조항을 넣을 경우 그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가하는 또다른 걸림돌이 있습니다만, 최소한 현행법상 상속결격사유가 유기치사를 방조하는 일은 없도록 제도적 보완이 시급히 요구됩니다.



​법률사무소 카라 유지은 대표변호사는 이혼/상속전문변호사로 의뢰인과 직접 상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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